우리학교,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2011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리학교가 성균관대와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물론, 대학서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고,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시선 역시 있지만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 결과이다. 중앙일보 외에 다른 대학평가에서도 고려대학교는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를 냈다. 조선일보가 세계적으로 공인된 대학평가기관 QS와 같이 실시한 국내대학평가 역시 연세대는 4위, 고려대는 5위로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더 타임즈가 발표한 2010-2011 세계대학평가에서도 우리학교는 20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이에 KUBS에서는 이번 대학평가를 바탕으로, 우리가 저조한 평가를 받아온 원인 그리고 앞으로 우리학교의 발전방향을 모색해 보려한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중앙일보의 대학평가는 4개의 지표를 통해 이뤄진다. 4개의 지표는 ▽교육지원시설과 교수비율을 평가하는 교육여건 및 재정지표, ▽연구실적을 평가하는 교수연구지표, ▽국제화지표, ▽졸업생들의 활동과 일반인의 인식을 나타내는 평판·사회진출지표이다. 교육여건 및 재정지표 110점, 교수연구지표 110점, 국제화 지표 60점, 평판·사회진출지표 70점으로 계산해 총 350점 만점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우리 학교는 350점 만점에 235점을 받아 카이스트, 포항공대, 서울대, 연세대에 뒤이어 성균관대와 함께 5위를 차지했다. 인문사회계열은 성균관대와 공동 3위, 이공계 계열은 7위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학교는 평판·사회진출지표에선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 ‘업무에 필요한 교육이 제대로 되어있는 대학’ 등에서 1위로 선정되며 전체 대학 중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학생당 교수 비율, 기숙사 수용률, 장학금 지급률 등에서 밀리며 교육여건 지표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또한 교수 연구비 지원 부족 등으로 교수 연구 지표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국제화지표에서는 대학 내 외국인 비율과 해외 파견 교환학생 비율 등에서 무난한 성적을 냈다.

▼성균관대학교와 연세대학교는?

이번 대학평가가 특히 학내에서 크게 논란이 일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추측해보건대 성균관대와 ‘동점’을 기록했다는 점과 이번에도 연세대학교보다 하위 순위에 랭크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딱히 연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으나, 많은 논란이 일었던 만큼 두 대학의 평가 역시 살펴봤다.

우리학교와 동점을 기록한 성균관대는 평판·사회 진출도 지표에서는 우리 학교에 밀린 반면 국제화지표나 교육여건 및 재정 지표에서 우리 학교를 앞섰다. 성균관대는 국제화 지표에서 높은 영어강좌 비율과 외국인 교수 비율로, 교육여건 및 재정 지표에서는 높은 장학금 지급률로 좋은 순위를 기록했다. 연세대 역시 서울대와 1점 차이밖에 보이지 않으며 약진했다.

평판·사회 진출도 지표에서도 우리 학교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또한 비록 국제화지표는 우리보다 낮았지만 학생당 높은 교수 비율, 수준 높은 논문 등으로 우리보다 상위 순위에 랭크될 수 있었다. 문제는 역시 교육 및 연구 방면이었다.

▼학우들의 반응 “객관성에 의문”

이런 결과에 대해 많은 학우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학평가가 실제 대학의 순위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학평가의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도 많았다. 박광래 학우(통계, 04)는 “대학평가의 기준이 취업률에 치중된 것 같아서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객관성이 부족하다며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팀장 강홍준 기자는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18년 동안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며 “과정 자체도 모든 대학에게 공개하는 등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대학평가협의회 서경아 서울지회장도 “완전히 객관적인 대학평가는 불가능하지만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그래도 80%의 객관성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며 이에 동의했다. 비록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완벽한 객관성을 이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다른 대학평가에서도 우리학교가 부족한 면을 보인 만큼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 무엇이 문제인가?

이렇게 고려대학교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2011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봤다. 우선, 우리 학교는 교육여건 및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기숙사 수용률이다. 우리 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전국대학 중 82위, 약 9%로 이는 연세대와 성균관대에 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은 17위, 약 17%로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이 외에도 교육비 환원률이 적다는 문제점도 있다. 교수연구부분에서는 교수 당 연구비가 많이 부족했다. 특히 자체 연구비는 전국 대학 40위를 기록해 우리 학교의 연구 수준이 열악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학교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기획·평가팀에서는 “자체 내부평가를 할 뿐만 아니라 외부 대학평가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한다”고 전했다. 또한 단과대별로 목표를 설정해 단계별로 성취도를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기획·평가팀 홍준석 과장은 “이 프로젝트는 거의 모든 단과대에서 실행되고 있고, 학부생 장학금 지급, 취업 프로그램,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 폭넓은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이공계열, 교수비율 및 교수연구 방면에서 많은 발전이 요구돼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다른 사립대학교의 정책을 잠깐 살펴보았다. 대학의 기업화라는 측면에서 마냥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성균관대의 경우, 삼성기업의 재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학생 교육비는 약 5배, 국제 학술지 논문 수는 30배 증가했다. 무조건 대기업의 투자를 추진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학교가 교육여건 및 재정지표, 교수연구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듯이 이에 대한 투자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한 연세대와 서울대는 어떨까? 연세대는 주로 교수들의 연구비 지원에 초점을 맞춰 연구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대학 내의 외국인 교환학생의 비율을 늘려 국제화 방면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서울대는 국제화 부분에선 우리학교에 뒤졌지만 교수 연구 부분이나 교육 연구 및 재정 부분에서 우리 학교를 앞섰다. 특히 서울대는 과학·기술 연구 부분 논문의 양과 질이 뛰어났다. 특히 우리학교가 이공계 계열 연구점수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듯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학교는 선배들의 사회적 활약 덕분에 평판도 부분에선 좋은 점수를 받아왔다. 하지만 평판도 부분의 비율은 점점 떨어져 가는 추세다.

물론 기성언론사에서 본 대학평가는 어떻게 느끼기에 상당히 무의미할 수 있다. 단순히 연세대학교와 성균관대 더 나아가 서울대 카이스트 등 소위 ‘명문대’라고 불리는 여러 대학들과 비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를 마냥 무시하는 것보다 우리의 취약점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작성자 : 최정민, dn4768@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