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때면 거의 항상 이슈가 되는 졸업앨범 입찰 논란. 과거부터 숱하게 제기돼온 졸업앨범 리베이트 의혹이 올해도 여러 대학들에서 그 실상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우리학교도 지난 방학, 졸업앨범 업체 선정을 하는 과정에서 의혹이 불거져 재입찰까지 붙이는 사건이 있었다.

총학생회는 이번 졸업앨범 업체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입찰을 공개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런데 졸업 앨범 입찰 과정에서 총학생회의 총사무국장이 한 중운위원에게 특정 업체를 홍보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이 문제가 됐다. 이를 안 중운위원들은 지난 1월 24일에 있었던 6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였고 투표 결과 재입찰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정경대 학생회에서 ‘총학생회에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학생회 연서를 고파스 학생회 게시판에 올리면서 학우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이 사건은 한동안 학내 커뮤니티에서의 많은 논쟁을 거쳐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 보이지만 해마다 논란이 되는 졸업앨범 입찰 문제인 만큼 예민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아래는 사건의 자세한 경위와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 문자는 어떤 내용이었으며, 그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이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나.

△ 문제의 문자를 중운위원이 받은 자리에는 7여명의 다른 중운위원들이 함께 있었고, 그들에 의해서 문제가 제기됐다. 문자의 내용은 ‘A업체 잘봐주세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더욱 문제가 된 것은 그 문자를 본 중운위원들이 왜 그러한 문자를 보냈는지 물어보자 총사무국장이 ‘운영상의 편리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 총사무국장을 비롯한 총학 측의 입장은 어떠한가.

△ 총학생회장 전지원은 “당시 상황에서 총사무국장이 보낸 문자는 총학생회 의견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전달 외에 다른 의도가 없었던 문자였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는 내용의 해명글을 고파스에 게시했다. 그는 “앨범입찰 시작도 전부터 익명의 업체들이 전화를 걸어 서로를 음해하거나 의혹을 제기하는 등의 시도를 하는 등의 상황에서 모든 것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입찰을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고민 끝에 세 가지 원칙을 확실히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그 원칙들을

1. 이번 공개입찰은 그 어떤 의혹도 들지 않도록 공개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

2. 업체에서 총학생회에 쓸 리베이트가 있다면 그 돈을 앨범가격을 낮추는데 써달라는 점,

3. 만일 어떠한 의혹이라도 발생시키는 업체가 있다면 최종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이었다고 설명했다.

▲ 재입찰 전에 1차적으로 결정이 났던 업체는 문제의 A업체였다고 한다. 재입찰 논의와 결정 과정은 어떠하였나.

△ 현재 우리학교 중앙운영위원회는 사범대를 제외한 14개 단과대 학생회장들과 동아리연합회장, 애기능동아리연합회장,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이렇게 18명의 학생대표자들로 구성돼있으며 재입찰을 결정하는 투표에서는 이 중 11명의 중운위원이 재입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 총학과 친하지 않은 단과대에서만 총학을 규탄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의견도 있는데.

△ 고파스 학생회소식 게시판에 총학생회의 책임을 물으며 연서를 발표한 단과대는 정경대, 조형학부, 법대, 문과대, 국제학부로, 이 중 몇몇 단과대가 총학과 성향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편을 가르며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과대 학생회장 조나은 씨는 “총학을 믿지만 총학생회는 학우들을 대표하는 기관인 만큼 사소한 실수나 의혹이 있을 때 해결도 더 깔끔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올린 것인데 편 가르기 논란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어 아쉬웠다.”며, 덧붙여 “만약 총학생회가 잘못하면 단과대를 책임지는 우리 대표자들도 함께 비난받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총학생회를 잘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 재입찰 후에는 어떤 업체가 선정됐나.

△ 정경대 학생회장 박상환 씨에 따르면, “1차 입찰에서는 문제의 A업체가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하였지만, 재입찰을 실시한 결과 다른 경쟁 업체인 CR이 A업체에 3-4표 가량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 1위로 결정됐다.”고 전해졌다.

▲ 총학생회장이 고파스에 해명글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중운위원들이 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이어졌는데.

△ 일부 중운위원들은 6차 중운위의 투표에서 재입찰이 결정될 만큼 입찰 과정의 공정성에 위해가 있었음에도 학생들에게 사과 및 재입찰 경위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성토하고 나섰다. 또한 총사무국장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공개스폰의 문제도 불거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 사건은 어떻게 해결됐나.

△ 총학생회장이 두 차례 해명 글을 올리면서 서로간의 논쟁은 지난달 잠잠해졌지만 총학생회가 “문자는 개인적인 친분에서 조언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불충분한 해명이었다는 입장도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 관계자들을 비롯해 학우들의 지금 입장은 어떠한가.

△ 문과대 학생회장은 “처음 중운위에서 얘기가 나왔을 때는 중운위원들에게 총학생회장이 미안하다고 정중히 사과를 했다. 하지만 정작 학우들에게 사건 경위와 사과를 하지 않아서 이에 대해 인터넷 상에 규탄 글을 올렸는데 오히려 학우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총학생회의 모습을 보고 좀 더 성숙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우려됐다.”고 말했다. 정경대 학생회장은 총학생회에서 몇차례 고파스에 올린 해명글에 대해 “사과보다는 해명에 치우친 글인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며, “해결 과정에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고, 조직 구성원의 책임인 만큼 총학생회 차원에서 책임을 분명하게 져야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학생회장은 “이번 졸업앨범 공개입찰은 그 어떤 외부적 요소 없이 깨끗하게 진행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하고 자신 있게 학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릴 수 있다. 앞으로 입찰 뿐 아니라 원활한 졸업앨범 촬영과 제작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학부 08학번 김소리 학우는 “운영에 도움이라고 말한 부분이 지금껏 있어왔던 다른 졸업앨범 리베이트 사건들을 떠올리게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매년 작게든 크게든 이런 의혹들이 제기된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작  성 : KUBS 기자 황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