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신문을 읽고

김수정 /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학교를 떠나 있던 시절 수년간 나름 기자라는 명함을 달고 일을 했던 데다 문학전공자로서의 자의식까지 발동해서인지 활자와 종이 신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편이라고 자부한다. 그런 만큼 학교에 돌아온 지 근 2년 만에 펼쳐 본 10월20일자 신문에 대해서도 느끼는 바가 컸다.

1면 시론인터뷰에 실린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 위원장 인터뷰는 대학원신문의 특성과 역할의 측면에서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갈등의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한 채 정부와 주민들 사이의 대립이 연일 심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연구에 갇혀 있는 대학원생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고 생각된다.

  학내구성원으로서 주차관리원들의 실태를 다룬 3면의 쟁점기획 또한 눈길을 끌었다. 한 주차관리원의 업무 현장을 밀착 취재하여 고충을 직접 들었다는 점에서 취재 기자의 발품이 느껴지는 기사였다. 조두환 전임 주차관리원을 통해 주차사업장화 되고 있는 본교의 현실을 별도의 기사로 다룬 것 또한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4면의 논문과 5면의 저자와의 대화, 고전 읽기 등은 학업과 연구에 정진하는 대학원생들이 실질적인 측면에서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꼭지들일 것이다. 8면의 외부 청탁 글로 채워진 글들 또한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의 수준 높은 평문을 읽을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다만, 신문 편집상의 몇 가지 아쉬운 점 또한 없지 않다.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사진기사에 소홀함이다. 사진기사도 기사이며, 이 점은 대학원신문처럼 대중지가 아닌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된다. 10월20일자 1면 인터뷰 기사만 해도 왜 같은 인물의 사진을 두 장씩 실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인물 사진을 한 장만 싣고 나머지 한 장을 밀양 송전탑 시위 장면 같은 관련 사진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사진 기사와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면 사진 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사에서 관련 사진에 대한 설명이 달려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기사와 관련된 사진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사진 설명을 달아주는 편집상의 기술적 배려가 필요할 듯하다.

  또한 중간제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편집진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일일이 거론하기는 어렵지만 중간제목이 기사의 가독성을 방해하는 경우가 상당수 눈에 띈다. 1면의 인터뷰 기사 같이 비중 있게 다뤄진 인물에 대해서는 간단한 약력 사항을 달아주는 것도 가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덧붙여 인물 기사에서 나이를 밝히지 않은 점도 미진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독자에 대한 친절과 배려라는 관점에서 수정되었으면 하는 사항이 몇 가지 더 있다. 이영철 박사의 논문을 실은 4면의 경우 편집자 주 형식으로 논문 게재의 이유나 의미 등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주었더라면 좋았을 듯하다. 이밖에도 학술면의 특성을 살려 정보와 소통의 창구로서의 지면구성을 재고해보기를 기대해본다. 가령, 학술지나 학회 소식을 싣는 단신이나, 학내 대학원생들의 학문 연구 열기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작은 세미나 탐방 같은 꼭지를 신설해보는 것 등이다. 끝으로, 사소한 부분이긴 하지만 5면에 실린 저서들이나 책세상에 소개된 책들의 경우 도서정가를 함께 명기해주면 정보로서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듯하다.

  대학원신문이 학문 연구라는 개인주의적 틀 속에 갇힌 대학원생들에게 상호 이해와 소통의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발간되자마자 매진되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7:5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