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생명공학전공 박사학위 논문

미생물의 성장제어를 통한 떡의 저장성 향상 연구

이 영 철
(주)삼양사 식품BU 기술영업팀



우리나라 떡은 전통적인 곡물음식으로써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부터 개발 되어 통과의례, 농경의례, 절식 등에 상용되는 음식이다. 식품공전의 정의에 의하면 떡류란 “쌀가루, 찹쌀가루 또는 기타 곡분을 주원료로 하여 이에 식염, 당류, 곡류, 두류, 채소류, 과일류 또는 주류 등을 가하여 익힌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떡의 종류는 찌는 떡, 치는 떡, 지지는 떡, 삶은 떡의 4종류로 크게 나누어지며 문헌에 수록된 종류만도 2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떡류 식품은 해마다 건강식으로 밥을 대체하여 신장률이 증가하는 추세로서 2010년도 국내의 떡류 출하현황은 3,600억 원 규모를 넘어 2006년 이후 182%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수도권 성인 여성들의 이용실태를 보면, 여성들의 50%가 떡을 한 달에 1-2회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떡 만들기에 대하여 43%의 주부가 시판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주부들 인식 조사를 보면 떡은 훌륭한 전통식품인데, 떡을 가정에서 직접 제조하기 보다는 시판제품을 많이 구입하는 이유는 간편하고 소량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떡류 식품의 개선할 사항으로는 위생과 저장성이 지적되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세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전통음식의 하나로 떡을 꼽고 있는데 시판되는 떡에 대한 품질 평가연구에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위생문제가 가장 많이 지적되었고, 그 다음이 가격, 포장, 맛, 저장성 및 색의 순서로 나타났다. 그러나 떡류 제조업체의 대부분이 영세성과 위생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생산과정이나 포장, 판매과정이 통제되지 못해 위생이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떡류 제조에 있어 위생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대량생산과 장기보존을 위한 가공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본 연구는 떡류 식품의 미생물학적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생물학적 실태조사를 통해 현 시판 떡류의 오염현황을 조사하고 향후 연구의 기초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재래시장 및 대형할인마트 등에서 떡류를 구입 후 미생물학적 분석하고, 떡류의 보관∙저장시간에 따른 부패미생물 및 위해미생물 균상을 분석하였고, 부패미생물 제어를 위한 허들 조합 기술을 응용 개발하였다. 이 기술은 전 독일 연방 식육 및 육가공품 연구소의 라이스트너 박사에 본래 생물학적 보존기술의 표본인 발효소세지 제조기술로부터 도출, 확립되었는데 특정 미생물들의 생육에 영향을 주는 인자들을 탐색하고 제어 조건을 확인하여 가능한 한 연속적이고 높은 허들을 지능적으로 조합하여 해당 미생물들의 항상성을 교란시키고 다중의 목표점을 공략하며, 스트레스를 주거나 대사적인 에너지를 고갈시켜 제어하는 방법이다. 국내 떡류의 경우에는 기능성 당류, 항균성 천연물, 식품 첨가물, 기능수 및 포장방법 등 4단계의 허들을 조합하여 떡 부패미생물을 저감화시키고자 하였다.

첫 번째로 시장 및 대형할인마트 등에서 시판되는 10종류의 떡을 대상으로 미생물 오염 현황 및 균상 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 모든 시료에서 B. cereus, St. aureus, 및 Cl. perfringens와 같은 오염미생물들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2개의 시료에서 대장균군(coliform)이 검출되었다. 또한 원료별 오염현황 및 균상 분석 실시 결과, 주원료 및 부원료에서 다양한 범위의 균수가 확인 되었다. 그 결과 시중에서 판매하는 떡류는 생산, 저장,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미생물학적으로 취약한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떡의 부패에 관여하는 6종의 부패미생물을 분리•동정하였고, 이를 토대로 부패미생물 제어를 위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두 번째로 부패미생물 제어를 위한 허들 요소들을 설정하기 위해 기능성 당류, 항균성 천연물, 기타 식품첨가물의 첨가와 원료세척수로서의 오존수 및 전해산화수의 적용, 포장방법으로서 진공포장을 적용하여 부패미생물의 생육 억제 효과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7종의 당알코올, 3종의 항균성 천연물에서 항균력이 검색되었고 오존수 및 전해산화수의 우수한 원료 세척능이 확인되었다. 또한 떡의 제조 후 진공포장을 실시함으로서 효과적인 균의 제어와 저장성 연장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이로써, 떡에 부패 미생물 저감화를 위한 단계별 허들 요소들의 준비가 완료되었다.

세 번째로 앞서 실험한 허들 요소들의 조합을 통하여 떡 부패미생물의 저감화 및 저장성 향상을 확인하였다. 1.0% 농도의 당류 및 당알코올류를 떡에 적용하고, 항균성 천연 추출물인 지유와 오미자를 각각 0.1%, 0.5% 농도로 적용하여 떡을 제조 후 진공포장을 실시하여 저장기간 동안 부패미생물의 생육을 측정한 결과, 트레할로스 1.0%와 지유 0.1%의 조합, 트레할로스 1.0%와 오미자 0.5% 조합에서 부패미생물의 생육 억제 효과가 타 시험구에 비하여 우수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상의 결과에서 당류 및 당알코올류와 항균성 천연물의 첨가, 포장방법의 설정을 통한 최적의 허들 조합으로 떡 부패미생물을 저감화 함으로서 떡의 저장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

인터뷰


식품생명공학 박사 이영철

식품 생명 공학을 전공한 이유는?
식품생명공학은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식품에 관한 이공학적인 접근을 하고 생명공학적 방법을 통해 인간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학문이다. 학문자체가 '식품과 생명의 융합'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보니 화학, 생물, 물리, 수학 등 다양한 이학계열의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실무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응용력과 창의력이 요구되는데, 유연한 사고력을 가진 나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였기에 전공하게 되었다.

논문을 쓰면서 이것만큼은 독자에게 꼭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이 논문의 연구 대상인 떡은 우리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유통기한이 짧아, 상해서 먹지 못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 떡은 별도의 조리과정이 없이 바로 먹기 때문에 생산, 진열, 보관, 판매 방법에 따라 식중독과 같은 미생물학적인 안전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떡과 같은 우리의 전통식품에 대한 연구가 아직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여, 앞으로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연구활동과 직장생활의 병행이 제일 어려웠다. 하지만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뭔가를 이루어 내기 위한 몰입과 회사, 가족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또한 떡에 대한 선행연구가 다양하지 않다보니 실험 결과에 대한 해석이나 참고 문헌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지도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교수님 및 업계 실무자분들의 조언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특히 “박사는 그 분야에서 모든 것을 꿰뚫고 있을 정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지도교수님의 조언이 어려울 때마다 많은 힘이 되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어려웠던 것들이 이제는 내 삶에 있어 하나의 작은 성공스토리라고 얘기할 수 있어 주변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요즘 현장에서 직접 국내 식품관련 산업을 보면, 식품시장은 정체인데다가, 물가가 상승하면서 가계 식품소비지출이 증가하여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식품 관련 국내 기업 연구현황을 보면 식품관련 연구 인력의 축소로 연구 성과가 과거에 비해 줄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기업에서 신제품 출시를 지양하고, 식품을 전공하는 후배들의 식품에 대한 관심도 과거에 비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요즘은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제반 인프라가 과거보다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진학율은 오히려 과거에 비해 낮아지는 추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식품분야 전문인력의 양성에 공백기가 있는 요즘이 식품 생명공학을 전공하는 후배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특히 이번에 생명과학대학에서 새롭게 진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후배들이 자신감도 갖고 미래를 향해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가기를 바란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8:5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