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이승현 대폭발, 고려대 17년만의 우승

글 이상우 기자
사진 여지현 기자

대학 ‘최강’의 자리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 역사의 중심에 고려대가 있었다.

고려대는 8일 영주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 29회 영주시장배 MBC 전국대학농구대회 결승전에서 경희대와 연장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84-83, 한 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고려대는 1994년부터 1996년 당시 전희철, 양희승, 김병철, 현주엽, 신기성이 한 팀을 이뤘을 당시 대회 3연패한 이후 무려 17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막강 트윈타워를 구축한 고려대와 명실상부 대학 ‘최강’ 경희대의 대결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결승전이 열린 영주국민체육센터에는 많은 취재진과 관중이 몰려들었다.

1쿼터 고려대는 경희대에게 초반 주도권을 내줬다. 고려대는 김영현(경희대 10, G)에게 정확한 외곽슛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헤라클레스’ 이승현(체교 11, C)이 정확한 미들슛을 성공시키며 경희대를 추격할 수 있었다. 고려대는 12-20으로 뒤진 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 고려대의 트윈타워는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승현과 이종현(체교 13, C)은 강력한 수비로 김종규(경희대 10, C)와 배수용(경희대 11, F)을 꽁꽁 묶었고, 공격에서도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마침내 2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 첫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고려대는 김민구(경희대 10, G)와 두경민(경희대10, G)에게 3점슛을 허용했지만, 김지후(체교 11, G)와 문성곤(체교 12, F)이 역시 3점슛으로 응수하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결국 2쿼터는 34-35. 근소하게 뒤진 채 마무리 됐다.

3쿼터에도 치열한 경기는 계속됐다. 김종규와 김민구가 점수를 벌리면, 김지후와 문성곤이 3점슛으로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트윈타워의 득점은 잠시 주춤했지만, ‘강한 남자’ 박재현(체교 10, G)의 돌파와 김지후의 외곽슛이 인상적이었다. 3쿼터가 끝날 무렵, 박재현은 돌파를 통해 경희대의 ‘에이스’ 김민구를 5반칙 퇴장으로 벤치로 물러나게 했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던 끝에 55-55. 동점으로 3쿼터는 끝이 났다.

김민구가 빠진 채로 맞이한 4쿼터였지만, 고려대는 오히려 두경민과 김종규를 앞세운 경희대에 의해 리드를 빼앗겼다. 하지만, 고려대에는 이승현이 있었다. 이승현은 정확한 미들슛으로 차분하게 점수차를 좁혀나갔다. 고려대가 따라가면 경희대가 도망가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72-74로 2점 뒤진 종료 16초전, 이승현이 미들슛으로 동점을 만들고 문성곤이 경희대의 마지막 슛을 블록해내며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피 말리는 승부는 계속됐다. 고려대는 이종현이 선취득점을 올렸지만, 경희대는 배수용의 3점슛과 두경민의 속공득점으로 다시 앞서나갔다. 연장에서는 이종현이 괴력을 발휘했다. 이종현은 엄청난 높이를 자랑하며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고, 김종규의 5반칙 퇴장까지 이끌어냈다. 또한 중요한 승부처에서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켜 82-81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경희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종료 30초를 남기고 김영현은 어려운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82-83으로 경기를 재역전 시켰다. 하지만 고려대 신입생 듀오는 대담한 플레이로 응수했다. 종료 20.1초를 남기고 최성모의 노룩패스를 받은 이종현이 투핸드 덩크를 성공시키며 84-83으로 고려대는 재차 역전했다. 남은 시간 강력한 압박수비를 통해 경희대의 공격을 저지하며 고려대는 84-83. 한 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고려대는 이승현-이종현 트윈타워가 48점 24리바운드를 합작하고, 11개의 자유투 중 10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여 대학 ‘최강’ 경희대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2012년 경희대전 4전 전패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고려대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뜻깊은 승리였다. 22일에 개막하는 대학리그에서 맞붙을 두 팀의 경쟁은 더욱 더 흥미진진할 예정이다.

고려대

이승현 26득점 17리바운드 3어시스트
이종현 22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박재현 13득점 6어시스트 3점슛 3개
김지후 13득점

경희대

두경민 22득점 5리바운드
배수용 17득점 9리바운드
김영현 17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김종규 15득점 9리바운드 2블록슛
김민구 12득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

시상내역

우승 고려대 / 초당대 / 광주대
준우승 경희대 / 부산대 / 수원대
3위 연세대, 한양대 / 목포대, 충남대 / 한림성심대

최우수상 박재현(고려대) / 강지웅(초당대) / 심유정(광주대)
우수상 김영현(경희대) / 김상용(부산대) / 이윤정(수원대)
미기상 전준범(연세대) / 이용규(목포대) / 강계리(한림성심대)
감투상 오창환(한양대) / 안중길(충남대)
지도자상 이민형(고려대) / 김성훈(초당대) / 국선경(광주대)

득점상 박철호(중앙대) 23.5점 / 강계리(한림성심대) 18.33점
리바운드상 이승현(고려대) 11.6개 / 김유정(한림성심대) 12개
어시스트상 김민구(경희대) 7.2개 / 윤다예(광주대), 정민주(수원대) 1.67개
수비상 최원혁(한양대) 5개 / 강계리 6개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4:4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