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복학생협의회, 누구를 위한 기구인가? 작성자 : 이광복 기자, ancm77@korea.ac.kr

지난 10월 2일에 있었던 전체학생회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총복학생협의회(이하 총복협)가 경고 조치를 받았다. 총복협에 대한 징계안건은 이전 두 차례의 전학대회에서도 올라온바 있으며 그 동안 여러 문제점을 지적받아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총복협이 어떤 기구인지, 지적받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총복협을 학우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했는가, 또 총학생회를 비롯한 여러 학생회에서 왜 이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를 알아보았다.

▶ 총복학생협의회는 어떤 기구인가?

총복협의 기원은 1980년대 만들어진 복학생협의회에서 찾을 수 있다. 1980년대 초중반 이른바 녹화사업들로 징집되었던 대학생들은 복학 후 그들의 정치적 공간을 만들었는데, 이 단체가 바로 복학생협의회였다. 복학생협의회는 기존의 학생보다 더 급진적인 목소리를 외쳤고, 진보적 생각 속에서 여러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이 복학생협의회가 발전해 만들어진 기구가 지금의 총복학생협의회다. 총복협은 현재 총학생회 산하의 특별 자치 기구로서, 복학생협의회와 비슷하게 사회적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해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매년 민중열사추모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책읽기, 시대읽기 사업을 기획하거나 여러 가지 세미나를 개최한다. 또한 한편으로는 복학생들이 복학 후 참여할 수 있는 사업들을 소개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 총복협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

총복협이 문제시 되고 있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그 명칭에 대한 논란이다. 총복학생협의회라 하면 학우들은 복학생들을 위한 ‘복지’ 기구적인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총복협은 현재 복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사업보다는, 사회참여적인 사업들에 치중하고 있다.
둘째는 대중적이지 않다는 문제다. 그 활동이나 사업에 있어서 총복협은 사회 진보적인 성향을 많이 띤다. 하지만 이와 같은 활동의 성격상 학우들에게 관심을 많이 끌지 못하고 더불어 홍보도 부족해 대부분의 학우들이 총복협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전학대회에서의 징계 조치

앞에서 말했듯이 총복협에 대한 징계 안건은 지난 세 차례의 전학대회에서 상정된 바가 있다. 본격적으론 올해 하반기 전학대회를 앞두고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문과대 학생회장 조나은(중어중문 07) 학우의 제안으로 총복협에 관한 논의를 진행했다. 조나은 학우는 “지난 전학대회에서 이 안건이 흐지부지되었는데 전학대회 등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우리끼리만 얘기한다면 이는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돼 징계 안건을 제안했다.”라고 말하며 그 취지를 밝혔다.
총복협에 대한 징계 안건은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한 끝에 지난 하반기 전학대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고, 총복협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의원들의 투표가 진행됐다. 결국 과반수가 넘는 대의원의 찬성표로 징계 안건은 통과됐으며 총복협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또 한 번의 경고 조치를 받으면 총복협은 강제 해산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 경고조치에 대한 총복협의 입장

총복협은 그 동안 제기되어왔던 문제를 시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총복학생협의회 집행 위원 박장준(미디어 03) 학우는 “우리가 복학생을 위한 복지사업에 힘쓰지 않고 주로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진보적 사업과 세미나를 진행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취업과 스펙 쌓기에 관해서는 학교나 학생복지위원회 등의 단체에서 더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보다는 복학생과 고 학번을 위한 제도적 공간을 복원하고 되살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 문제 해결을 위한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들의 입장

총학생회 측에서는 총복협이 이번 징계를 통해 학생회와 그들의 문제점을 논의해보고 이를 자발적으로 고쳐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총학생회장 전지원(경제 06) 학우는 "총복협이 학우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며 "총복협에서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니 그들 스스로가 잘 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조나은 학우는 예비군 버스 등의 사업을 예로 들며 총복협이 복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 총복협의 변화는?

총복협은 그동안 제기되어온 지적들을 바탕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총복협은 11월 중에 군인권 센터와 함께 ‘군대와 인권’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 많은 홍보를 통해 자신들을 더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장준 학우는 “우리들도 취업에 시달리는 학생들이고 이런 차원에서 학우들과 삶의 전망을 함께 찾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싶다”며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고 학우들도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측과 총복협 측 모두 서로 마찰을 빚지 않고 이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나가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결국 총복학생협의회가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학우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할 때, 이 문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