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S는 44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인 <후마니타스>와 <같이의가치> 두 선본의 후보자들과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이의가치> 선본과의 인터뷰는 43대 총학생회의 학생 사찰 파문이 일기 시작한 뒤인 25일 오후에 진행됐음을 알려드립니다.

Q. 지난 43대 총학에 대한 평가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조나은 : 학우들과의 소통을 기치로 내걸었던 지난 총학은 그러나 잘 소통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온라인에서의 활발한 소통 시도는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지만, 오프라인에 있어서는 지난 총학이 얼마만큼의 노력을 했는지 묻고싶다. 백주년 기념관 열람실 문제 때도, 4대강 반대사업 때도, 총학이 말한 것은 ‘합시다’가 아닌 ‘했습니다’ 였다. 진정한 소통은 학생회가 앞서 어떤 사업을 벌이고 그 결과만을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학우들과 다 같이 함께하자고 말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이번 선거에 나오게 된 것도 선본명에서 드러나듯이 모두 다 같이 할 수 있을 때 생기는 더욱 큰 힘을 믿기 때문에 출마하게 되었다. 

이동일 : 동아리 연합회 외에 다른 학생회 경험이 없는 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학우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 목소리를 모아 어떤 일을 이뤄내고 하는 과정은 과반학생회든 동아리 연합회든 총학생회든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우들이 지닌 가능성을 믿고 자신감을 갖고 출마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수렴하겠다.  

Q. 전 총학생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서 이것은 학생회와 일반 학우간의 신뢰가 완전히 깨어져버린 상황이다. 때문에 많은 유권자들이 아예 투표를 거부하겠다고 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학생들이 학생회에 거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이런 상황에서, 같이의 가치는 차기 학생회를 준비하는 입장으로서 일반 학우들의 깨진 신뢰를 어떻게 다잡을 수 있는지? 

조나은 : 우선 최근 벌어진 일련의 일들에 대해서, 더 나은 학생사회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 중의 하나로서 정말 슬프고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이것은 비단 43대 총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총학생회가 했던 일들, 고려대학교의 가치들이 무너지는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에 대해 학우들이 직접 대자보를 붙이고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자정능력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았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아주 작은 단계부터 학우들과 같이 하도록 하겠다.    

이동일 : 이번 일로 학우들이 학생회에 대한 불신과 회의감에만 사로잡혀있지 않고 학생회에 대한 비판과 자정작용을 스스로 해나가는 것을 보며 아직까지는 학생 사회의 역동성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역동성의 가능성을 믿는다.

Q. 등록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에 출마한 학생회는 이전부터 매우 많았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등록금 인하가 총학이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건 아닐 것 같은데, 현실성 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하는지? 단순히 학교가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학교는 재정이 많으므로 학생들을 위해 등록금을 인하하라는 주장은 학교 입장에서는 억지스럽기도 할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동일 : 등록금 문제는 이제 학생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적 문제다. 매년 얘기되었던 문제지만 해결되지 못한 난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막연하게 인하할 것이라는 희망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 부단한 노력의 과정이 필요하다. ‘같이의 가치’가 다른 선본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학생회가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이 아니라 학우들의 목소리를 모아 ‘함께 하겠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같이의 가치’는 등록금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함께, 같이 하는 것에서 찾는다. 더욱 많은 학우들과 더욱 큰 목소리를 내겠다. 

Q. 정후보는 문과대 학생회장으로서 실제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고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문대 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타 단과대에게는 아직 조나은이라는 이름이 낯설기도 할 것 같고, 이공계 학우들에 대한 공약은 부족해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이공계 학우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생각인가? 

조나은 : 실험 실습비 공개 및 실험 환경 개선, 과도 개방시간 연장, 이공계 등록금 차등책정 문제 등 이공계 학우를 위한 공약도 많이 있다. 이공계를 배척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오히려 더욱 신경 쓰려고 노력했다. 특정 단과대의 이익만이 아닌 모든 학우들을 위한 공약을 제시할 것이다. 

이동일: 정책 자료집에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싣다보니 이공계 캠퍼스에 대한 공약이 부각되지 않았다. 예컨대 사물함이나, 컴퓨터 등 시설문제, 열람실 좌석문제 등은 인문계 이공계 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시급한 문제이다. 이공계 학우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공약과 활동에 반영할 것이다.   

Q. 등록금 인하와 마찬가지로 전임 교원 확충 문제 역시 학교의 재정, 운영, 또는 인사권에관련된 문제로 이를 학생회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은 매우 요원해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가?  

조나은: 학교와 이해관계가 상충할 경우 학교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집단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엔 ‘같이’의 문제다. 아까도 말했듯이 계속 문제는 존재했지만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는 것은 학생회가 단독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학교에 함께 요구를 할 때 집단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방향으로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Q. 문과대 학생회장 출신으로서, 그리고 본인이 문과대 학생으로서 ‘인문학의 위기’를 초래하는 경영진단평가 문제가 더욱 와닿을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며, 총학생회에서 어떤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지? 

이동일: 교육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효율성의 논리만으로 학문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학교에서 의뢰한 컨설팅 업체가 중앙대를 구조조정했던 업체라고 알고 있는데 비인기학과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학과가 통폐합되는 것을 보고 우려했다. 사실 아직 경영진단평가가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점이 안타깝다. 중앙대와 같은 경영 진단은 중지되어야 할 것이다. 

조나은: 경영진단 평가는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의 기본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효율성과 시장 논리만 추구하다 보면 진정 필요한 것을 놓칠 것이다. 응용 학문이 존재하기 위해 필요하고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기초학문 영역이다. 이 점을 무시하는 근시안적 태도는 대학에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문과대 및 이과대 학우들과 함께 반대의 목소리를 내도록 할 것이다. 

Q. 이전 총학생회 소통시대의 소통은 너무 온라인에서의 소통에만 치중해있어 오프라인에서의 소통은 부족하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는데, 막상 같이의 가치는 온라인에서의 소통은 조금 소홀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동일 : 학우들을 직접 만나는 것 못지않게 온라인을 통한 의견 수렴 및 피드백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현재 자료집, 대자보 작성 등의 업무가 많아 온라인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할 겨를이 없었다. 늦더라도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계속 하고 있다. 앞으로도 활발한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Q. 소통시대 등 비권 선본이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는 것을 보고 강도 있게 비판한 바 있다. 그렇다면 같이의 가치는 어떤 노선을 표방하는지? 

조나은 : 중립이라고 기계적으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서라도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방적이면서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43대 총학생회는 정치적 중립성을 내걸고 나왔지만 어떤 의견 수합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이다.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다. 특정 정파의 노선이 아니라 올바르고 건강한 모습의 소통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동일 : 특정 정파를 지지한다기보다는 의견이 없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의견 없이 외압에 휘둘리기 보다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과정이 더욱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장서서 이야기를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 어떻게 의견을 수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이동일 : 소통이 없었던 42대 총학, 소통을 이야기했으나 정작 소통이 부족했던 43대 총학 등 2년간 총학생회를 겪으면서 소통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무엇‘을 하느냐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형성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이다. 당선이 된다면 능동적인 소통으로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학생회가 되겠다. 직접 나서 학우들과 의견을 개진하면서 대화해가는 과정이 학생회 운영의 핵심이다.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조건‘이라는 선본의 구호처럼, 학우 한 명 한 명이 가능성으로만 가지고 있었던 것을 현실화하는 학생회가 될 것이다. 선거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학우들도 꼭 투표에 참여해 선거를 축제로서 즐겨줬으면 한다. 

조나은 : 일 잘하는 학생회보다는 자주 보이는 학생회가 되는 것이 목표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고 언제든지 하소연할 수 있는, 인간적인 학생회가 되도록 하겠다. 학우들과 가까이에서 애정이 넘치고 따뜻한 1년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