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나영 기자
사진 윤윤영 기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을 한 점이 저희에게 승리를 가져다준 것 같아요."

영원한 라이벌 고려대와 연세대. 27일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대학농구리그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기에서도 역시 명승부가 연출됐다. 고려대는 한 때 22점차까지 벌어진 점수를 뒤집고 69-64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학농구 최고의 센터 이종현(체교13, C)과 고려대의 야전사령관 이동엽(체교12, G)이 있었다.

이종현은 "처음에 저희가 슛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당황을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준비했던 플레이를 못하고 연세대한테 무기력하게 끌려갔어요."라며 초반 어려웠던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초반에 서로 결의를 다지고 나왔는데도 방심을 했던 탓인지 리바운드에서도 밀리며 경기가 잘 안 풀렸어요. 하지만 전에도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해 본 적이 있어서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서 다 같이 똘똘 뭉칠 수 있었어요." 이동엽 또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악착같이 한 수비가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요인이 됐어요."라며 팀워크와 끈질김을 이날 승리의 요인으로 꼽았다.

초반 끌려가던 고대는 후반 들어 슈터들의 활약과 이종현, 이동엽의 활약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동엽은 역전의 계기가 된 3점슛과 문성곤(체교12, F), 이종현과의 속공 플레이를 통해 고려대의 원활한 공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진 않지만 악착같은 수비, 스틸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세대랑 시합을 하면 뜨거운 라이벌전답게 리바운드 하나, 스틸 하나가 정말 소중하잖아요. 그래서 더 궂은일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3쿼터 때부터 수비가 잘 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다 보니 속공플레이나 볼 배급도 잘 이루어졌고요." 이동엽의 진두지휘 아래 이종현도 수차례 덩크슛과 블록슛을 선보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3,4쿼터 이종현과 이동엽의 폭발적인 활약으로 승리를 거머쥔 고려대. 1,2차전 경희대와 연세대, 강력한 라이벌들을 맞아 전승을 거둔 고려대는 이제 한층 수월한 리그 운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동엽은 "고려대가 가드가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아쉬워요.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고려대를 이끌어나가는 가드답게 더욱 좋은 모습 많이 보려드리겠습니다!"라며 든든함을 드러냈다. 이종현은 오늘 승리에 대해 "일단 큰 고비를 넘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오늘 승리로 팀 사기도 더 올라가리라고 믿어요. 하지만 아직 리그 초반이고 4월 17일 또 한 번 연세대와의 결전이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오늘 잘 안되었던 부분을 더 준비해서 오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원래부터 출중했던 기량에 한층 성숙함까지 더해가는 이종현과 이동엽.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팀을 이끌어나가고 경기를 압도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믿음직스러움이 느껴진다. 쾌조의 출발을 알린 이들의 2014 시즌이 한층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