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시간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정부에서 의결 되었으나 여전히 비정규 교수 양산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주재로 하는 국무회의를 통해 시간 강사의 임용 조건 및 보수를 개선하고 교원 지위를 회복하는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대부분의 언론과 여론에서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이나 정작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비정규직 교수 양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놓은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는 교원의 종류에 강사를 추가해 교수, 부교수, 조교수와 함께 교원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시간 강사’라는 용어를 폐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용 절차와 채용 기간 또한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이에 따라 강사들은 적어도 1년 이상의 채용을 보장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처우 개선 문제는 겉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해결책일 뿐 여전히 교수 사회의 뿌리 깊은 비정규직 양산 문제에 대해서는 미흡한 방안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2007년 9월부터 국회 앞에서 텐트 농성을 진행 중인 우리 학교 시간 강사 김영곤 교수는 “이번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수 사회의 비정규직화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 교수는 “법정 교원 중 20%를 여전히 시급제 강사로 남겨 둠으로써 교수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여전히 기간급여나 연봉 제도가 아닌 시간당 급여를 받아야 하며 주 3시간 수업을 기준으로 한 달 50만원에 그치는 임금만 받을 수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덧붙여 “법정 교수의 20% 비정규화를 철폐하고 정규직 교수를 100% 충원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법률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앞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또한 미지수다. 이미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계류 중인 시간 강사 처우 개선 법안만 해도 6개이다. 그동안 시간 강사의 처우 개선과 비정규직 임용 문제에 관한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된 바 있으나 번번이 여야 합의에 실패해 계류 중인 상태에 머물렀다. 정부에서 의결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