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S 집중취재] 논란 속의 총장선출제도

지난 2월 28일, 우리학교 사상 처음으로 자연계 출신 김병철 총장이 제 18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제 18대 총장이 결정된 후 학우들은 "이공계의 발전을 기대한다”는 등의 많은 기대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장하성 교수의 갑작스런 후보 사퇴에 관한 일련의 사건들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18대 총장선거에서는 총장을 선출하는 제도 자체에 대해서 지적하는 목소리들도 많았다.  KUBS에서는 이번 시간을 통해 총장선출 과정 및 총장선출제도에 대해 어떠한 논란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현행 총장선출 과정은?

현행 총장선출제도는 (1) 총장추천위원회 구성 (2) 후보자 공모 (3) 교수 예비심사 (4) 총장추천위원회 심사 (5) 법인 선임의 순서를 따른다. 총장추천위원회는 교수 15명, 법인 4명, 교우회 5명, 학생 3명, 직원 3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면 17대 총장 선거에서 폐지되었던 교수예비심사가 부활되었다는 점 정도가 있다. 그러나 교수 예비심사가 부활한 것이 무색하게 이번 18대 총장선거에서는 교수 예비심사에 관해 많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교수 예비 심사란 교수들의 투표를 통해 총장 후보자에 대한 자격을 심사하는 제도이다.

▶총장선출과정에서 있었던 학내 움직임들?

- 민주단체협의회

지난 해 11월 우리학교 민주단체 협의회는 ‘총장선임규칙 개정위원회’의 구성원 중 학교의 주체인 학생과 직원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총장선임규칙 개정위원회는 총장 선출에 관련한 제도를 개정할 수 있는 단체로 총장선출법인대표 2명, 교수대표 2명, 교우회대표 2명으로 구성된다. 또한 총장규칙개정위원회가 여섯 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제 18대 총장선임규칙을 비공개적으로 개정해왔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총장 선임과정이 학생과 직원들의 의견을 담아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문과대학 교수의원 사퇴

올해 2월 7일, 우리학교 문과대 교수의원인 조대엽(사회학과)교수, 이진한(한국사학과)교수, 최규발(중문과) 교수가 문과대 교수의원 직을 사퇴했다. 사퇴한 문과대 교수들은 제 18대 총장선출 과정 중 ‘교수 예비심사’ 항목에서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문과대 교수의회 의원들은 예비심사투표의 개표 과정이 밀실에서 진행돼 공정성과 투명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들이 지적한 것은 단지 예비심사투표의 과정 하나는 아니었다. 문과대 교수의원들은 사퇴할 당시 입장을 표명한 성명서에서 ‘86.79%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교수들의 참여가 나중에는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현행 총장선출제도에 따르면 마지막 결정권은 오로지 재단에게만 있다. 이들은 총장선출제도가 법인의 우월한 힘과 교수들의 일종의 강제된 양보가 만든 대단히 기형적인 제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수의회 측은 ‘당시 상황에서 우리학교 교수의회는 절차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 18대 김병철 총장이 당선될 시 교수의회 의장을 맡았던 박진우(공과대학) 교수는 “당시 학교 포털에 올라왔던 글은 교수의회 전체의 입장이 아니라 문과대 일부 교수 혹은 소수의 의원의 의견일 뿐”이라며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언론에 보도된 의혹들?

제 18대 총장선출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우리학교 교우회보에는 학교를 걱정하는 교우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었다. 심지어 연합뉴스는 익명을 요청한 한 교수가 “총장추천위원회 심사에 앞서 후보 2명이 이미 확보한 지지자들에게 부탁해 상대방을 2등으로 찍어주게 하는 방식으로 표를 교환했다"고 주장했다며 총장선출 방식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총장추천위원회 심사가 겉으로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듯 보이지만 재단에서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사실상 '기명 투표'였다, '처음부터 최종 후보자 3명이 정해져 있었다'는 이야기 등 각종 설이 난무했다.

▶우리학교 총장선출제도는?

앞서 언론에 보도된 의혹들은 단지 ‘설(說)’일 뿐이지만 앞서 나왔듯이 민주단체협의회라던가 문과대 교수의회 의원직을 사퇴한 교수들 역시 우리학교 총장선출제도 자체에 대해 지적했다.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골고루 반영되지 않는다든가,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교수들의 의견이 재단의 선택에 따라 묵살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재단에 의해 운영되는 사립학교에서, 총장을 선임하는 과정에 있어 당연히 재단의 비중이 큰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순위 상위 10개 대학 중 종교재단의 사립학교와 국립대를 제외한 학교의 총장선임규정을 조사해 봤을 때, 총장추천위원회에서 3명 이상의 학생을 포함한 학교는 없다.

물론 교수의회의 입장과 사퇴한 전 문대 교수의회 의원들의 입장 중 어떤 쪽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고, 각종 ‘설(說)’들이 난무하기는 하지만 정말 ‘설(說)’일 뿐이다. 예비심사가 밀실에서 진행된 사실에 대해서는 교수의회 의장단이 비판의 화살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에 앞서 총장선출제도 자체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집중취재로 총장선출제도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을 짚어보았다. 재단에 의해 운영되는 사립학교에서, 재단의 비중이 큰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지 아니면 도가 지나친 것인지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