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목)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동대문구청에서 유덕열 구청장의 주재로 정문 앞 재개발과 관련해 찬성 측 제기5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와 반대 측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비롯한 주민들이 대화를 가졌다. 이날 자리는 서울시에서 동대문구청에 직접 대화를 소집할 것을 요청해 이뤄졌다. 구청에서 실시한 주민 공람회에서 현 재개발 안에 대해 찬성 184명, 반대 185명으로 반대 측 의견이 더 많아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데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한 찬성 측과 반대 측 주민들은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운 채 서로의 의견에 맞대응했다. 하지만 지속된 대립 끝에 결국 구청에서 조정하지 못하고 서울시 차원으로 논의가 넘어갔다.

비대위 측은 추진위에서 내놓은 캠퍼스 타운형 재개발 안에 대해 '결사 반대'를 강력히 주장했다. 비대위 대표로 나선 주민은 “현재 추진위에서 내놓은 조감도에 대해서는 찬성할 수 없으며 임대 주택의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려대학교에서 기숙사를 위해 많은 부지를 사들이는 것은 도시 정비법 상 어긋나지 않느냐”며 캠퍼스 타운형 재개발 안에 문제를 제기했다. 비대위 대표 주민은 이어서 다른 재개발 안건이 주민들의 이해 관계를 만족시킬 경우 허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비대위 대표와 다르게 자리에 참석한 대다수의 주민들은 추진위가 내놓은 어떤 다른 재개발 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재개발이 이뤄질 경우 아파트 배당 문제는 물론이고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 문제가 불확실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대 주민들은 “현 제기 5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의 전면 해산과 시와 구 차원에서 재개발을 주도하는 것이 아닌 자가 개발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이미 8년 전 주민 찬성 50%를 넘어 재개발 하기로 결정된 사항이며 법에 저촉되지 않으므로 재개발 안건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과 함께 재개발 진행을 촉구했다. 2003년 제기 5구역 재개발이 결정된 이래로 현재까지 사용된 재개발 추진 금액만 20억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캠퍼스타운형 재개발 대신하기 위해 제 3의 대안으로 거론되었던 일부 낙후된 곳만 보완하는 식의 휴먼타운형 개발은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대문구청 재개발 관련 담당자는 “이미 건물이 양호한 지역에 한해서만 가능하며 휴먼타운을 조성하기에 제기5구역은 세대 수가 많아 조성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대화를 마치면서 유덕열 동대문 구청장은 “반대 측 주민들이 그 어떤 재개발 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했으므로 더 이상 동대문 구청에서 제기 5구역 재개발 안을 수정하고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재개발 시행 여부와 관련된 문제는 “서울市 자체에 이야기하기를 바란다”고며 문제를 구 차원이 아닌 시 자체로 넘겼다. 이에 따라 반대 측 주민들은 재개발 무산을 주장하는 거주 주민 75% 이상의 인감을 모아 서울 시청에 정식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