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교내 장학금, 문제점과 개선 방안

학내는 물론이고 전국의 대학교에서 이른바 ‘반값’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올해 여름 반값 등록금 시위에서 시작된 반값 열풍은 본교 총학생회의 ‘반값 카페’를 비롯해 연세대학교의 ‘반값 도시락’ 등등 대학생들의 생활비 축소를 위한 움직임으로 번져갔다. 높은 등록금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값비싼 생활비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에게 사회의 동정어린 시선은 쏟아졌지만 여전히 대학생들의 형편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대학생들 스스로가 본인들의 권리를 찾아 나서야 할 때다. 대학생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여러 장학금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본인에게 알맞은 장학금들을 실속 있게 챙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양한 교내 장학 제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 내에 마련되어 있는 장학 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초생활수급자 학우를 위한 미래로장학금과 소년소녀가장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학생가장장학금 모두 취득학점 12학점 이상, 평점 2.0 이상만 달성하면 입학금을 포함해 8학기 내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장학금은 까다로운 신청 조건 때문에 주저하는 학생들이 많다. 조건에 포함되지 않지만 한 학기에 400~500만원에 육박하는 장학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면학 장학금과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 등의 제도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면학 장학금은 해당 단과대학에서 매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성적 발표 후 지원자들을 받고 있으며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이나 국고 장학금인 KU드림 장학금은 모두 학기 중에 그 신청자를 받고 있다. 특별한 조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학비를 충당하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 길은 여러 가지로 열려 있으니, 본인 스스로가 공지사항을 꾸준히 살펴보는 등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위와 같은 장학금들에 도전해 볼 수 있다.

올해 장학금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은?

2011-2학기 본교 장학금이 얼마 전 지급이 완료되었지만 이에 관해 학생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매번 문제시 되고 있는 홍보 부족 문제를 비롯해 장학금 신청 시기가 엇갈려 더 적은 금액을 받았다는 학생들이 있었다. 학기 시작 전에 신청 및 1차 지급이 끝난 면학 장학금과 달리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의 경우 신청을 학기 중에 공고가 올라오고 신청을 받았다. 이 때문에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을 받았어야 했으나 면학 장학금을 미리 신청해 받는 바람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전액 수혜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차오름 학우는 “면학장학금의 경우 성적으로 A(100% 지급),B(50% 지급),C(35% 지급) 유형을 나눠 전액을 받지 못하는 학생도 있는 반면 오로지 가정형편만 조건으로 보는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의 경우 50~100%까지 수혜가 가능하다”고 밝히며 “하지만 학칙상 이미 면학장학금을 지급받은 학생은 중복 수혜가 불가능해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은 신청조차 할 수가 없다”며 현행 장학금 신청 시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면학장학금의 경우 각 단과대별 기준에 따라 지급 범위가 나뉘는 반면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은 교수 추천서와 본인의 가정 형편에 따라 50~100% 지급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학생부 장학 담당 정형열 주임과 황세윤 장학사정관은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의 경우 면학장학금을 못 받는 학생에 대한 차선책으로 지급되는 게 본래 취지이다”며 “학점을 취득하지 못했거나 휴학생의 경우 면학장학제도를 이용할 수 없어 그런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이지만 35%였던 지급 범위를 이번 학기부터 50~100%로 확충하는 과정에서 주객이 전도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 부분에 관해서는 면학장학금 수여 기준과 꼼꼼히 비교해 면학 장학금 수혜 학생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심사를 거쳐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며 “100% 전액을 지급하는 경우는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매학기 지급하는 면학장학금과 달리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은 20008년도에 신설돼 본래 내후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장학금이지만 경제적 조건만을 수혜 기준으로 하는 유일한 장학금이기에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학기에 있었던 문제점들을 바탕으로 장학금 제도에 대해 대대적인 수정과 보완을 할 거쳐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면학장학금 10억원 확충했으나 다른 학교에 비해 장학기금 턱없이 부족해

올해 초 있었던 비상학생 총회로 면학장학금이 10억원 확충되는 성과가 있었다. 이로 인해 이번 학기 면학 장학금 지원자와 수혜자가 대폭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여전히 우리 학교 장학 기금은 다른 학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고대 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는 장학기금으로 531억과 1350억을 각각 전환 했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누적적립금 중 44억 만을 장학기금으로 전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측의 설명처럼 누적적립금이 4500억과 6500억에 달하는 다른 학교와 달리 2400억에 불과한 우리 학교는 장학 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금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누적적립금이 더 적다는 것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다른 학교에 비하면 누적적립금 대비 장학기금 전환율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연세대의 경우 얼마 전 신촌캠퍼스 건축적립금마저 장학기금으로 전환하며 학부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여전히 1/4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일기 예산조정팀 과장은 “건축적립금은 건축을 목적으로 모금된 기금이기 때문에 전환이 불가능하며 외부에서 보는 시선과 달리 다른 학교에 비해 기부액이나 적립금이 상당히 적은 편이다”며 장학기금이 부족한 실정에 대해 설명했지만 국내 주요 사립대들과 비교해 볼 때 학교 측의 장학기금 마련에 대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교내 장학 제도 수정 진행 중... 더 많은 개선책 강구해야

현재 교내 장학 제도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면학장학금의 경우 취득 학점 기준을 17학점에서 12학점으로 완화하는가 하면 직전학기 휴학생들도 신청 가능하도록 수정했다. 더불어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가정 형편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다른 장학금을 받는 현실을 고려해 성적 장학금과 면학 장학금 이중 수혜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또한 고대가족장학금의 경우에도 형제자매 중 한 명만 신청해도 모두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방안으로 수정되었다.

더불어 학생처에서는 ‘면학장학금’이라는 명칭 때문에 학생들이 지원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음을 고려해 새로운 이름을 공모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매년 면학장학금의 경우 추가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는 만큼 더욱 많은 학생들의 지원을 유도해 내기 위함이다. 이번 학기 혼선을 빚었던 면학 장학금과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 제도에 대한 정비를 거쳐 보다 학생들을 위한 교내 장학 제도로 자리 잡아야 하며 다양한 장학 제도를 시기에 맞춰서 알릴 적절한 홍보 방안에 대해서도 더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장학금, 당연한 권리에 대한 학생들의 자발적 관심 필요해

연세대학교의 경우 총학생회 차원에서 자취생들의 주거비를 지원하는 ‘민달팽이 장학금’이라는 장학 제도를 마련했다. 정준영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자취방 보증금 저금리 대출 제도를 애초에 설계했었으나 지원할 금융 기관을 찾지 못해 무마되고 생활협동조합과 함께 꾸준히 노력해 자취, 하숙비를 직접 보조하는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민달팽이 장학금’제도는 한 학기에 150명씩 6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1년 단위로 1억 8천만원의 기금을 학교에서 지원해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장학 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노력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생각 보다 많아지고 있다. 형편에 맞게 장학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들의 권리의 중심축인 학생회에서 보다 다양한 장학 제도를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하기 위한 매개체적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내야만 한다.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할 수 있도록 장학 제도에 대해 충분히 귀를 열고 많은 발전 가능성을 남겨 둬야 하며 장학 기금 마련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작성자 : 성혜란, bz6642@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