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심하다. 홍보물이 눈에 들어오기 전에 더러운 게시판에 눈살을 먼저 찌푸리게 된다” 과도한 동아리 홍보 포스터 부착에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자 안암총학생회(안암총학, 회장=최종운)가 본격적인 게시물 관리에 나섰다. 7일, 안암총학은 인문사회계캠퍼스에 무분별하게 부착된 홍보물 437장을 수거하고, 게시물 수가 많은 상위 단체 19개를 고파스와 고대공감대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또한 안암총학은 4월 중으로 △게시물 부착 단체와의 면담을 통한 재발방지대책 논의 △게시물부착 외의 홍보방법 구축 △학교 당국에 게시판 추가 설치 요구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최종운 회장은 “미화·주차노조 파업과 맞물려 게시물 관리가 더 힘들어졌다”며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정한 규제가 있는 건물 내부 게시판과는 달리 야외게시판은 총학의 ‘자치규약’으로 운영돼 총학이 일괄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 힘들다. 최종운 학생회장은 “현재 ‘한 구역에 포스터 한 장만 부착 가능’이라는 자치규약을 명시했지만, 아직 게시판이 완전히 정리되진 않았다”며 “무수한 학내 단체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제재를 가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어 자치규약이 강제성을 띠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45대 안암총학생회장 박종찬(생명대 식자경00) 씨는 “학생회에서 그 많은 게시물을 사전에 검토하고 허가를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학생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서 총학에 신고하면 그 게시물에 제재를 가하는 ‘신고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총학생회가 공개한 부착 게시물 수 상위단체 명단의 19개 단체 중 10개 단체가 경영학회로 밝혀졌다. 이는 경영학회의 특성상 회원모집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준희 사회공헌 비즈니스 프로젝트 Enactus 회장은 “학회는 매주 토론활동을 진행하고 대회에 나가 성과를 내야해 매년 새로운 인력을 충당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연초 회원모집에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혁준 연합창업학회 Insiders 회장 또한 “많은 학회의 회원모집기간이 겹치며 경쟁이 과열된 측면이 있다”며 “학회의 명성을 유지하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총학의 조치 이후 몇몇 경영학회는 고파스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홍보물 자체 수거에 들어갔다. 이준희 회장은 “짧은 생각으로 인해 학우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리고, 다음부턴 내부 논의를 거쳐 더 나은 홍보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이종은 기자 vvip@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7 01:2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