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사대분관이 철거돼 디자인조형학부가 미디어학부 건물로 이전하면서 △부족한 강의실 △동떨어진 실기실 △환기 문제 △학생자치공간 부재로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와 교수진이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강의실·실기실, 부지활용도 어려워
과거 디자인조형학부는 사대분관 일부, 조형학부 본관, 조형학부 별관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미디어관 7~10층을 사용하고 있다. 디자인조형학부는 미술학부라는 특성상 강의실 외에도 넓은 작업공간이 필요하지만 미디어관은 강의실도 부족한 상황이다. 박유나(디자인조형11) 씨는 “강의실이 부족해 한 강의실에서 이론 수업과 실기 작업을 같이 해야 한다”며 “넓은 공간이 필요한 벽화 수업 때는 복도에 나가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조형학부 별관에 있던 용접실과 판화실이 출판부 옆으로 옮겨져 수업과 과제를 할 때마다 10여 분 걸어가야 한다. 윤가희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장은 “교내 휴면 중인 부지를 활용해 실기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임시 조립공간이나 컨테이너만 비치하더라도 공간문제가 많이 해소될 것”이라 말했다. 이에 조기찬 시설부 주임은 “부지가 있다고 해도 학내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합리적인 공간이 아니면 건물을 짓기 어렵다”며 “실기실은 공공건물이 아닌 특정 학부 건물이기 때문에 예산이 있다 해도 교내 유휴지에 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학생자치공간 확보도 미지수
대부분 학과·부가 학생회실과 과방이 있지만, 디자인조형학부에는 학생자치공간이 없다. 학생회실이 없어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는 단과대운영위원회 회의 때마다 강의실과 카페를 전전하고, 학생회 물품과 자료는 개인적으로 나눠서 보관한다. 또한, 학부생들은 과방이 없어 공강이나 과제할 때 카페 등 인근 상업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학생회는 자치공간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3년째 자치공간이 없는 상태다. 김진국 디자인조형학부 학사지원부 과장은 “학생들이 자치공간 확충을 요구하지만, 지금은 강의실과 실기실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공간이 생긴다면 강의실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중 해결 가능한 환기 문제
실기 수업 때 사용하는 잉크, 신나 등의 냄새가 건물에서 빠져나가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안이경(디자인조형10)씨는 “예전의 분관에 비해 미디어관은 환기가 잘 안 된다”며 “학사지원부와 학생지원부 등 여러 곳에 환기 시설에 대해 문의했지만, 실질적인 해결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우당교양관, 정경대학, 미디어학부 환기 시설을 담당하는 김기철 기계실 주임은 환기구 가동률을 높이면 냄새를 다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철 주임은 “미디어학부는 환기구를 현재 30%를 열어놓고 사용한다”며 “환기구를 더 열게 되면 에너지 손실이 크지만, 학생들이 요구하면 40~50%까지 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투리 공간 활용이라도
디자인조형학부 공간 확충을 위해 교수진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태일(디자인조형학부) 교수는 “보통 시설 확충은 외부 기부를 필요로 하는데, 디자인조형학부는 단일 학부로 독립한지 얼마 안 돼 졸업생 기부나 외부 기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수진도 계속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조형학부 학생회도 9개 단과대와 동아리연합회(회장=강훈구)가 함께하는 자치 공간프로젝트 ‘우리에게 주세요(우주)’를 진행하며 공간 확충에 힘쓰고 있다. 학생회가 주장하는 해결책은 ‘테라스 증설’과 ‘미디어관 내 자투리 공간 활용’이다. 미디어관 10층에 위치한 테라스는 한 층의 3분의 1에 달하는 면적을 차지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이에 학생회는 테라스에 외벽을 형성해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승강기 옆에 물품을 쌓아두는 귀퉁이 공간에 칸막이를 설치해 자치 공간을 설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윤가희 학생회장은 “아직 프로젝트 초기라 큰 성과는 없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학내 구성원들에게 디자인조형학부의 고충을 확실히 전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ǀ송민지 기자 alsel@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7 1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