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6시 세종캠퍼스, 셔틀버스의 경적 소리에 차로를 걷던 학생들이 황급히 옆으로 피한다. 세종학술정보원(학술정보원)에서 구 신봉초등학교로 나가는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는 도로에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고 인도구역에 셔틀버스가 주차해 있어 발생하는 문제다. 서지화(인문대 영문11) 씨는 “셔틀버스가 계속 주차돼있어 인도가 있는 줄 몰랐다”며 “아직 큰 사고는 없었지만 지나다닐 때마다 차가 언제 올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현재 학술정보원 옆길은 2011년 11월, 학생이 셔틀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안암캠퍼스의 법학관 구관 앞 도로와 구조가 비슷하다. 당시 법학관 구관 앞 도로도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시설팀은 구분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주황색 페인트 선으로 차도와 인도를 구분했다고 밝혔다. 송석 시설팀 팀장은 “학생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길이 시작되는 구 신봉초와 학생회관 사이에 차단석과 울타리를 설치해 차량유입 통제에도 힘을 썼다”고 말했다. 시설팀은 학술정보원 옆길 문제가 셔틀버스 주차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셔틀버스 업체 선정을 담당하는 세종 인권복지위원회(위원장=김이환, 인복위)에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김이환 인복위 위원장은 “셔틀버스를 관리하는 코리아투어 본사에 전화해 해당 인도지역에 버스 주차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이 없어 기사님들께 직접 부탁했다”며 “셔틀버스 주차 건은 거의 해결 된 상태”라고 말했다. 본지가 3월 24일부터 28일 사이에 확인해본 결과 이전에 버스 3대 이상이 수시로 주차돼있던 인도에는 하루에 많아야 버스 1대 만 주차돼있었다.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안명주(67·남) 씨는 “모든 버스가 동시에 운행하지 않아 잠시 세워놓을 곳이 필요하다. 정문 옆의 주차장은 학술정보원 옆에 있는 셔틀버스 정류장과 거리가 있어 그동안은 정류장 근처인 학술정보원 옆 길가에 세워두었다”며 “회사와 학생회가 그곳에 세우지 말라고 해서 요즘은 주차장이나 정류장 뒤편에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인복위 측은 구 신봉초의 담장을 허물고 보도블록 공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시설팀에 제시했지만, 예산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동현 시설팀 직원은 “담장을 허물고 도로를 들어내는 데만 기본적으로 1,000만 원 정도 들고 새로 도로포장을 하거나 보도블록설치 시 거리에 비례해 500만 원 단위로 증가하는데 도로 길이가 길어 예산이 수천만 원은 들어갈 것”이라며 “우선은 올해 배정받은 예산 내에서 보도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주력하고 부족한 부분은 총무팀에 추가로 예산을 지원받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시설팀은 우선 4월 중으로 보도와 차도를 지금보다 더욱 명확히 구분할 계획이다. 송석 시설팀 팀장은 “차도와 인도 사이의 흰색 선을 주황색으로 교체했고, 인도에는 인도 표시를 그려둬 차량과 학생 모두 헷갈리지 않게 하겠다”며 “인도 주변에 차단봉을 설치하고 구 신봉초와 학교 입구 사이에 울타리를 설치해 차량과 오토바이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길용 기자 lumos@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4 05: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