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수요일, 화정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우리학교의 첫 경기가 열렸다. 많은 관중들의 응원 속에 치러진 전통 농구 강호 중앙대와 경기에서 우리학교는 80-77 로 승리하며 홈 개막전을 찾은 학우들에게 화답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8일 목요일, 전 날의 경기에서 땀을 흘리고 돌아온 우리학교 농구부의 에이스 이승현 선수를 KUBS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이승현 선수는 2011년과 2012년 농구 정기전 및 올해 MBC대학농구리그에서 우리 학교가 우승하는 데 있어 단연 주역으로 꼽히는 우리학교 농구부의 대표선수다. 수십 차례에 걸친 경기에서 20점대의 득점을 일구어내며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바 있으며, 작년에는 이미 국가대표 예비엔트리 명단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학내와 학외 모두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우리학교 농구선수는 단연 이승현 선수다. 이에 대해 질문하니 이승현 선수는 그 관심이 어느 정도 부담스럽긴 하지만 선수로서 더 열심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역시나 예상했던 질문이었다는 듯이 여유 있는 대답이었다.

Q. 수식어도 많고, 선수로서의 기량을 호평하는 목소리도 자자하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이 관심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A: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정도는 기분이 좋고 감사하기도 하다. 하지만 더 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열심히 하겠다.

Q. 이번에 새로 들어온 13학번 이종현 선수와의 호흡이 대단하다. '트윈타워'라고 까지 불릴 정도이던데. 특히 이종현 선수는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이승현 선수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승현 선수에게 있어 이종현 선수는 어떤 파트너인가?

A: 경기할 때는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서로 단점을 보완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나에게도 이종현이 필요하고, 종현이에게도 내가 필요하다. 청소년 대표팀을 같이 한 적이 있어 이종현과는 어렸을 때부터 친했다. 저번에 이종현이 어느 인터뷰에서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오해를 산 적도 있다. (이종현 선수가 왜 이승현 선수를 그렇게 좋아할까 라는 물음에) 아무래도 내가 이것저것 잘 사주기도 하고 종현이 개그를 잘 받아주기도 해서 그런 것 같다.

아무래도 지금처럼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기까지는 끊임없는 자기관리가 필요했을 터, 이승현 선수에게 슬럼프를 이겨내는 자기만의 방법을 들어 봤다. 그런데 이렇게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승현 선수도 처음에 농구를 시작할 때는 본인이 이렇게나 오래 농구를 하게 될 줄 몰랐다고.

Q. 항상 꾸준하게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슬럼프가 찾아온 적은 없나? 굳이 슬럼프라고 이름 붙이지 않더라도 운동이 스트레스가 된 적이라든가.

A: 아무래도 직업이다 보니 마냥 마음 편하게만 운동을 할 수는 없다. 사실 아직 슬럼프가 제대로 찾아온 적은 없다. 슬럼프가 올 것 같으면 그 전에 내가 미리 막으려고 한다. 운동선수에게 슬럼프가 찾아온다면 너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슛이 잘 안 된다 싶으면 계속 개인연습을 따로 하고, 감정 컨트롤을 하려고 한다.

Q. 처음에는 유도를 했었고 농구는 취미로 시작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농구선수로서 지금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됐나?

A: 초등학교 때, 유도를 했는데 이상하게 운동을 하는데도 살이 쪘다. 키는 원래 컸기 때문에 당시에 또래들과 비교해서 키도 많이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갔다. 4학년 때 키가 169cm였고 몸무게는 90kg정도였다. 당시 농구 코치를 하시던 아버지 친구 분께서 나를 보고 농구를 시켜 보라고 우리 부모님께 권하셨다. (농구를) 처음에 시작할 땐 거의 살을 빼겠다는 목적으로 시작한 것 같다. 한 달에 10kg씩 세 달 동안 약 30kg정도를 뺐다.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그 다음부터다. 그렇게 해서 6학년 때 '이런 구성원을 팀으로 대회를 나가보면 어떨까?'싶어 결성한 팀으로 농구 대회에 두 번을 출전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두 번 다 우승했다. 그 뒤로 중학교 팀 여기저기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나니 선수로서의 이승현이 아닌, 인간 이승현에 대해 궁금해졌다. 기자가 만나 이야기 나눠 본 이승현 선수는 겉으로는 다소 무뚝뚝해 보이기는 하지만 친절했고, 생각지 못했던 귀여운 모습도 함께 있었다. 이승현 선수 본인이 생각한 본인의 성격에 대해 물어봤다.

Q.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성격은 어떤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을 텐데. 또 성격이 본인이 경기하는 데 있어 어떤 영향을 주나?

A: 낯을 많이 가린다. 잘 모르는 사람인 경우에는 인사만 하고 그 다음엔 할 말이 없다. 좀 더 활달했으면 좋겠다. 또, 승부욕이 강하다. 경기에 지면 분하다. 마냥 좋은 점만은 아니다. 그것 때문에 안 좋은 말을 들을 때가 있다.

Q. 키가 아주 크다. 신발 신으면 2m나 된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면 생활 할 때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들이 많을 것 같다. 키 때문에 생긴 일화라든가, 키 때문에 편한 점 혹은 불편한 점은?

A: 일단 좋은 점은 직업에 잘 맞는다는 것. 그 외의 좋은 점은 글쎄. 지하철 탈 때도 부딪쳐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 학교 책상에 앉을 때는 의자가 너무 낮아서 불편하기도 하고. 이불 덮을 때 발이 삐져나오면 춥기도 하고. 따로 제작 안 하면 침대도 많이 작긴 하다. 무엇보다 오래 서 있기 힘들다는 게 가장 불편하다. 키 크면 서 있을 때 빨리 지친다.

Q. 목표는? 농구선수로서의 목표와 인생의 목표 둘 다 궁금하다.

A: 국가대표 예비엔트리 명단까지 들어간 적이 있다. 그런데 작년 허리 부상으로 훈련도 제대로 못 받아보고 빠져야 했는데, 그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내년 인천 아시아게임에서 뛰는 것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농구선수로서는 태극마크를 달아보는 건 아무래도 모두의 목표가 아니겠나. 인생의 목표는 글쎄, 단순하게 생각한다.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인데. 그렇게 되려면 좋은 아내도 만나야 하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한 마디.

A: 리그전이 시작했다. 다들 할 것도 바쁜 일들도 많으시겠지만, 시간이 된다면 짬 내서 경기 보러 와 주시면 감사하겠다. 경기할 때 관중들이 응원해 주는 것이 참 큰 힘이 된다.

인터뷰를 하면서 대학농구리그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 줄 이승현 선수의 모습이 그려봤다. 자연스레 그림은 올해에서 내년으로, 대학 농구리그에서 인천 아시안게임으로 오버랩됐다. 본인의 목표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열심히 뛸 그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지용 기자(yy5073@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