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0일, 우리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코인 게시판’이 신설됐습니다. ‘고파스’뿐 아니라, ‘스누라이프,’ ‘세연넷,’ ‘서담’ 등 각 대학 커뮤니티에는 비트코인 관련 글들이 넘쳐납니다.

<이혜민(산경공 17) - 제가 비트코인을 하도 많이 하다 보니까, 이제 꿈에서 막 비트코인이 폭락하는 그런 꿈을 꾼 거예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막 차트 확인하고, 막 안심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손형규(경제 16) - 진짜 5분마다 그냥 계속 차트를 보면서, 한 손에는 그냥 펜을 들고 있는데 공부는 안 하고 차트만 보게 되는 거죠.>

서울경제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비트코인 거래소 이용자 연령층은 20대가 29.3%로 가장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학생들의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불확실한 사회 모습이 낳은 현상이라고 분석합니다. 비트코인 투자를 취업난, 경기불황 등으로 인한 불안한 현실에서 벗어날 탈출구로 여기는 심리가 대학생들을 열광시킨다는 겁니다.

<고강섭 교수(경희대 사회학과) - 대학생들의 삶의 질이 워낙 팍팍하고, 자본력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알바를 한다든지, 아니면 뭐 다른 직업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파트 타임 잡을 해야지만 자기가 생존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있기 때문에 그 구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라고 했을 때 이제 제일 큰 게 바로 그거죠. 한 번에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그런 사회, 혹은 이런 제도가 있으면 ‘그걸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하지만 그 탈출구마저 확실하지 않습니다. ‘비트코인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 시세가 폭락할 때는 돈을 잃어서, 급등할 때는 나만 빼고 다 번다는 생각에 휩싸이며 우울해지는 현상을 뜻하는 말입니다.

<박수진 교수(연세대 심리학과) - 비트코인 투자를 위한 노력이나 비용이 취업 준비나 고시 공부 등에 비해 훨씬 작은데도 성과가 더 크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게 느껴지고, 우울증으로까지 확대되는 거죠.>

불안한 사회 속에서, 여전히 대학가에는 비트코인 열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UBS, 윤세현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1 05:4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