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남녀대학농구리그] 새로이 코트를 지배할 남자. NO.6 최성모

                                                                                                                  글 송승엽 기자
                                                                                                                  
                                                                                http://blog.naver.com/sportsku/220491445669


지난 24일 열린 2015 대학남녀농구리그에서 고려대가 경희대를 67-61로 꺾으며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김낙현(체교14, G),정희원(체교13, F),이호영(체교12, C)등의 활약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고려대, 이번 경기의 중심에는 ‘돌격 대장’ 최성모(체교13, G)가 있었다. 19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우렁찬 포효를 외친 그를 인터뷰해보았다.


사실 그렇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고려대의 패배를 예상했다. 강상재(체교13, F)도, 이종현(체교13, C)도 심지어 문성곤(체교12, F)도 없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상대는 한희원(경희대12, F), 맹상훈(경희대13, F) 등 주축 전력이 건재한 경희대였다. 누가 봐도 고려대가 전적으로 불리한 상황. 심지어 어느 단체는 이번 대결을 홍보하는 포스터 문구에서 고려대를 아예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그려내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희화화하기도 했다.


본론만 놓고 보자면 결국 고려대가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경기 내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한희원과 맹상훈이 중심에서 고려대의 수비진을 교란시켰고 이종구(경희대14, F)와 성건주(경희대12, F) 듀오는 예상 밖의 활약을 펼쳤다. 이렇듯 분위기를 완전히 내준 상황에서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최성모였다. 코트 구석구석을 누비며 김낙현과 이동엽(체교12, G) 등 주 득점원들의 공격을 도왔고 깜짝 투입된 박준영(체교15, F)와 전현우(체교15, F) 신입생 콤비의 공격 본능마저 이끌어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드리블 중에 갑자기 빠른 릴리스로 외곽 슛을 시도, 벼락같은 장거리 슛을 꽂아 넣는가 하면 자신보다 큰 수비를 달고 겁 없이 뛰어올라 카운트를 얻어내는 모습도 자주 연출했다. 볼 배급 뿐만 아니라 슈팅가드 포지션에 충실한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경기 직후 만난 그에게 정규리그 우승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이번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질문을 건넸다.


“모든 선수들이 전력 공백과 상관없이 팀을 믿고 경기에 임했던 것이 큰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운을 뗀 그는 작년 시즌에 비해 늘어난 출전시간과 그에 따른 활약과 역할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이제 고학년이다 보니까, 플레이 등에서 자신감 있게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저만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되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믿음직한 형들의 존재도 컸고, 저희 팀원들이 워낙 실력이 좋으니까. 이들과 함께 경기를 뛴 것이 실력이 상승한 원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최성모는 무룡고 시절 득점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직속 선배인 ‘킬러’ 박병우(신협 상무)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던 그는 한 대회 평균 30득점을 기록하며 스코어러의 면모를 보인것은 물론 청소년 대표까지 역임하며 당당히 고려대에 입성했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좀처럼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던 그였지만 결국 기회가 왔다. 작년 시즌까지 김지후(체교11)가 맡았던 선발 슈팅가드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올해 열렸던 아시아 퍼시픽 대회에서 챌린지 팀으로 선발되는 경사를 누렸다. 그의 재능이 다시금 꽃피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 5연승을 달성한 이번 정기전에 대해서 "성곤이형이 결정적인 슛을 득점했을 때, 그리고 동엽이형과 종현이가 앨리웁 덩크를 성공시켰을 때 승리를 직감했습니다“라며 회상을 하던 그는 10월에 펼쳐질 플레이오프에 대해서 묻자 ”지금까지 고려대가 해왔던 플레이를 펼쳐야 할 것 같고, 그것이 좋은 결과를 불러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각오가 있다면. 작년처럼 서로를 믿고 지금까지 쌓아왔던 팀워크를 중시해 저희가 올해에도 우승을 거머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라는 간단명료하지만 강렬한 멘트를 남겼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사실상 팀의 맏이가 되는 그에게 내년 시즌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그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고민이 될 법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일단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에도 고학년 형들이 워낙 팀의 완성도를 많이 높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년들끼리도 조금 소통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는데, 곧 있으면 형들이 프로로 떠나기 때문에 지금 팀에 소속된 선수들끼리 지속적인 미팅과 피드백, 즉 소통을 중요시해야 내년에도 올해같은 성적을 이어나가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을 통해 최성모라는 선수와 그가 이끌 고려대학교가 가고자 하는 로드맵을 얕게나마 알 수 있었다. “ 어려움이 있을거라고 예상하셨던 이번 경기였지만 저희는 오히려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들이 빠졌다고 해서 고려대학교가 아닌 것은 아니기 때문에 꼭 승리해서 형들이 잘 해놓은 것에 대해 마무리를 짓자는 결의가 있었기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도 기꺼이 몸을 날릴 수 있었습니다”


고려대학교 농구부를 응원해주는 이들에게 최성모는 대학농구리그와 정기전이 치러지는 긴 시간동안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플레이오프 또한 함께 해서 끝까지 응원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건넸다. 올해 들어 부쩍 성숙해진 그의 모습과 기량에서 내년 시즌 다시 연승가도를 질주할 고려대학교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가 리그가 끝난 이후에도 화정체육관을 찾아가야 할 이유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0 15: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