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박사학위 논문]



채널 재사용 확대를 위한 디지털TV 방송망 개선방안 연구

박상원
(미래창조과학부 전파정책국)



우리 삶에 있어서 방송과 통신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수단이다.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고 무선(無線)으로 방송과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주파수(周波數)’라고 하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전자파(電磁波)가 진동(振動)해서 만들어진 통로를 전달매개로 사용한다. 즉, 주파수는 정보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 사이에서 영상∙음성 등의 정보를 가진 신호가 공간을 오가고 있는 투명한 도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주파수를 공학적으로 정의하면 공간을 이동하는 전자파가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이며 단위는 헤르츠(Hz)이다. 1㎒는 1초 동안에 전자파가 백만 번을 진동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일반 자를 보면 각 길이마다 고유 눈금 값이 있듯이 주파수도 진동횟수에 따라서 작게는 수 ㎑ 부터 크게는 수백 ㎓까지 고유의 값이 구분되어 있다. 또한 주파수 스케일 상에서 용도에 맞게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는 구간이 있는데 이를 대역(Band)이라 한다. 예를 들어, 470~698㎒까지 구간은 디지털TV 방송을 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TV방송 대역이다. 그리고 이 구간의 절대 크기(최대값과 최소값의 차)를 대역폭(Bandwidth)이라 한다. 방송대역인 470~698㎒ 구간의 대역폭은 228㎒가 된다. 대역폭이 커질수록 신호가 오가는 도로가 넓어져서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신호의 이동속도도 더 빨라진다. TV방송에서 하나의 송신소는 6㎒ 대역폭만 갖고 방송신호를 송출한다. TV신호 전달에 사용되는 최소 단위 대역폭(6㎒)를 채널이라 하는데 이것은 도로에서 차선과 같다고 할 수 있다. 470~698㎒ 대역에는 모두 38개의 채널이 있고 각 채널마다 14번(470~476㎒)부터 51번(692~698㎒)까지 고유한 채널번호가 부여되어 있다.

2012년 12월 지상파(地上波) 아날로그TV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54~88㎒(채널 2~6번), 174~216㎒(채널 7~13번), 470~806㎒(채널 14~69번) 등 모두 68개 채널을 사용했다. 그러나 디지털TV에서는 2~13번 채널을 사용하지 않으며, 52~69번 채널을 사용하는 모든 TV방송국들도 주파수정책에 따라 2013년 10월부터는 채널 14~51번의 채널로 변경해야 하므로 TV방송 대역은 470~698㎒(채널 14~51번)까지 38개 채널만 사용하게 된다.

디지털TV는 기존의 이차원방송(2DTV) 보다 더욱 많은 데이터를 보내야 하는 3DTV, 스마트TV 및 UHDTV(초고화질TV) 등으로 발전하면서 추가적인 채널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TV방송 대역은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TV채널을 갖고서 이전보다 향상된 방송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기존의 지상파 TV방송망을 개선해 채널 재사용을 높일 수 있는 두 가지의 기술적 방안을 제시하였다. 첫째로 TV방송망의 중계기들이 동일한 채널을 공유하여 사용하게 하는 방식의 확대를 제안하였다. 그리고 둘째로는 방송안테나의 전후방비(Front‐to‐Back ratio) 성능을 높여서 방송신호가 자신의 허용된 방송구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TV방송망은 하나의 주송신소와 다수의 중계소로 구성되어 있다. 주송신소는 높은 출력으로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방송신호를 송출하고 중계소는 주송신소의 신호가 직접 미치지 못하는 좁은 지역에 비교적 낮은 출력으로 주송신소에서 받은 방송신호를 전달해 준다. KBS1 DTV의 경우 서울지역 서비스를 위해 관악산에 주송신소가 있으며 남산∙ 정릉∙장위 등 5곳에 중계소를 운용하고 있다. 경기∙인천지역은 용문산에 주송신소가 있고 지역 곳곳에 25개의 중계소가 있다. 지금까지는 TV방송망을 구성할 때 주송신소와 중계소, 중계소 간에 서로 다른 채널을 사용하는 다중주파수망(Multiple Frequency Network)을 사용해 왔다. 주송신소와 중계소, 중계소 간에 같은 채널을 사용하면 전파간섭이 발생해 시청자들이 양호한 TV화면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주송신소와 중계기 간에는 다른 채널을 사용하되, 중계기 간에는 동일 채널을 사용하는 분산주파수망(Distributed Frequency Network)의 적용을 제안하였다. 디지털TV 수신기에 다수의 중계기가 있는 여러 방향에서 동일채널로 신호가 들어와도 일정한 지연시간 이내이면 복조가 가능한 등화기(Equalizer) 기술을 이미 적용하기 때문이다. 분산주파수망 구성을 위해서는 중계소 간에 주파수∙데이터가 일치하고, 등화처리 가능 범위에 오도록 지연시간을 조정(수신기에 따라 최대 약 70㎲)해야 하며, 수신신호가 어느 중계소에서 오는 것인지 식별할 수 있도록 확산코드를 이용한 TxID(Transmitter Identification) 신호를 각 중계소의 중계신호에 삽입한다. 서울지역에서 관악산 주송신소에서 채널 14번으로 송신하고 응암∙불광∙성북∙광명 등 4개 중계소가 동일채널(65번)로 재송신하는 분산주파수망을 실제 구성하여 30개 지점에서 수신성능을 측정한 결과 2008년 제작된 수신기를 갖고 무지향성 안테나로 측정했을 때 수신성공이 다중주파수망의 22~23개에서 28개로 증가했다. 또한, 평균 수신 전계강도는 주송신기 신호보다 평균 12.04㏈ 개선되었다. 2009~2010년 분산주파수망으로 시범서비스 사업을 했던 7개TV 방송망에 대해 시뮬레이션 분석한 결과 단위 채널당 방송면적은 지역에 따라 최소 173.4%(전남 KBS)부터 최대 422.3%(KNN)까지, 스펙트럼 이용효율은 185.7%(충남 KBS)부터 최대 389.3%(여수MBC)까지 개선되었다. KBS1을 기준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분산주파수망으로 했을 때는 중계기들 간에 동일채널을 묶는 방식에 따라서 스펙트럼 이용효율이 최대 900.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 재사용을 위한 두 번째 방법은 방송안테나의 전후방비를 높이는 것이다. 기존의 방송 안테나의 전후방비는 대부분 -20㏈인데 이는 안테나의 부엽 및 후엽 복사 신호들이 허용된 방송구역을 벗어나도록 허용하여 인접한 다른 지역에서 동일채널의 재사용을 어렵게 한다. 본 논문은 안테나 전후방비를 높이기 위해서 배열이론(Array theory)를 이용하여 수평패턴을 최적화 설계하고 안테나의 좌우면에 그물망 타입(Mesh-typy) 스크린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전후방비를 최대 -45㏈까지 높이는 것과 그것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전후방비 -45㏈ 안테나를 현장에 설치하여 사용했을 때 후방 복사전력이 크게 감소했음을 실측을 통해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인천, 수원, 여수 및 부산지역에서 일부 송∙중계소를 선정하여 전후방비 -45㏈의 방송안테나를 사용하는 경우 허용된 구역을 벗어나 인근 지역으로 들어오는 신호가 상당히 감소함으로써 동일채널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저자 인터뷰]

공학박사 박상원


전자공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전문연구자의 길을 택하시게 된 동기는?

-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당초에 병역특례가 가능한 산업기능요원이 되고 싶어 전자공학을 선택했다. 하지만 적성과 맞지 않아 공부에 어려움을 겪었고 병역특례에 필요한 자격증도 취득 못해서 결국 군대도 다녀왔다. 학부 졸업 후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사회발전에 기여하면서 보람 있게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자각했던 계기가 있었다. 그리고 이 때 전문성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목표가 생기니까 학부 때는 어려웠던 전공과목들이 새롭게 보이고 다시 공부하는 과정도 즐겁게 느껴졌다.


논문을 쓰면서 ‘이것만큼은 독자들에게 꼭 전달해야겠다’라고 생각한 부분은?

- 주파수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한한 자원이다. 그래서 이 주파수의 효율적인 이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 논문의 연구결과가 실용적인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논문을 작성했다. 공학논문이지만 비전공자들도 읽을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쓰려고 했고 엔지니어들이 실제로 기존 TV방송망의 개선을 추진할 때 판단 근거로 참고할 수 있도록 계량화된 자료들을 제시하고자 했다.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 연구와 직장생활과 병행했는데, 당시 회사업무도 공학과 거리가 다소 거리가 먼 법무 분야를 맡고 있어서 연구에 집중하는데 많이 힘들었다. 졸업요건 중 하나인 SCI급 해외저널에 게재할 논문을 쓸 때는 논문 주제인 방송안테나에 관한 이론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려고 안테나 업체들을 직접 찾아가서 현장을 보고 물으면서 필요한 자료도 구했다. 해외저널에 2번 게재불가(Reject)를 받고 3번째 도전해서 결국 조건부 게재(Conditional Accept)를 통보받았는데 그 때는 무척 기뻤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졸업한 후배들에게 소위 말하는 ‘괜찮은 직장’만 고집하지 말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일단 가서 경험과 실력을 쌓을 것을 충고하고 싶다. 어느 직장이든 사회라는 또 다른 과목을 배우는 연장된 학교이다. 거기서 안주하지 않고 꾸준한 자기계발로 전문성을 쌓으면 더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리고 공학 전공자를 포함해 모든 이들에게 사회과학 분야인 법학·행정학 등에 대한 기초 지식도 함께 공부할 것을 충고한다. 우리 사회가 법과 제도에 의해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법·행정체계를 이해하면 사회활동에 적잖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에 있다 보면 자기통제가 느슨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긴장을 늦추지 말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목 차
제 1 장 서 론
제 2 장 디지털 방송서비스 기술
2.1 방송서비스 환경의 변화
2.2 방송 전송 기술
2.3 방송서비스별 전송용량 연구
제 3 장 TV 방송 주파수 환경의 변화
3.1 서론
3.2 주파수 환경의 변화
3.3 TV 여유 및 유휴대역의 활용 계획
3.4 주제 검토
제 4 장 분산주파수망을 이용한 디지털TV 방송망 개선 방안
4.1 지상파TV 방송망 구성 방식
4.2 분산중계기술
4.3 분산주파수망을 이용한 디지털TV 서비스 실험
4.4 스펙트럼 이용 효율
4.5 주제 결론
제 5 장 안테나 성능개선을 통한 디지털TV 방송망 개선방안
5.1 방송망 설계를 위한 일반적 고려사항
5.2 높은 전후방비 성능을 갖는 안테나의 설계
5.3 높은 전후방비 성능을 갖는 안테나의 적용방안 연구
5.4 분산주파수망에 대한 적용 검토
5.5 주제 결론
제 6 장 결 론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9:2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