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 이달의 책


정치철학의 고전 “정치와 비전” 완간
(셸던 월린, 『정치와 비전 3』, 강정인 외 역, 후마니타스, 2013.)

미국의 진보적인 정치철학 이론가인 월린의 정치철학 연구서 『정치와 비전』이 이번에 완역되어 나왔다.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총 세 권으로 나누어서 지속적으로 번역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3권이 출판되며 이 책의 번역이 마무리된 것이다. 월린은 민주주의에 있어서 참여와 운동의 가치를 강조하며 끊임없이 사람들의 에너지가 정치체제에 투입되어서 체제를 민주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바 있다. 이 책은 그의 정치를 보는 과점, 정치철학을 하는 방법과 분석틀이 잘 설명되어 있다. 3권은 맑스와 니체, 자유주의, 탈근대의 정치철학에 대해 논한다. 정치철학에 관심이 있는 원우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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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에 매혹된 한 사람의 시선
(소어 핸슨, 『깃털』, 하윤숙 역, 에이도스, 2013)

소어 핸슨(Thor Hanson)은 미국의 보존생물학자다. 보존생물학의 궁극적 목표는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의 감소를 막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긍정하는 사람만이 이러한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깃털의 구조, 기능, 문화적 의의, 진화 과정 등을 보여준다. 깃털의 기능은 비행뿐만이 아니라 위장, 과시 그리고 보온도 있다는 설명이 한 예이다. 무엇보다,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깃털』을 다 읽고 나면 독자는 깃털에 매혹된 한 사람의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매혹은 전염된다. 이 책을 존중하며 읽은 독자는 그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들의 깃털을 자세히 바라보고픈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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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양식의 관점에서 읽는 자연사(自然史) : 역사(歷史)
(가라타니 고진, 『자연과 인간: 『세계사의 구조』 보유』, 조영일 역, 도서출판b, 2013)

일본에서 출간되지 않은, 그러므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출간된 가라타니 고진의 신작이다. 『자연과 인간』의 부제가 ‘『세계사의 구조』 보유’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고진의 주저 『세계사의 구조』를 보유하는 성격의 책이다. 『세계사의 구조』에서 고진은 마르크스가 말하는 생산양식 대신 교환양식이라는 관점에서 세계사를 재독하고자 했다. 『자연과 인간』에서는 교환의 범위를 ‘인간과 인간의 교환관계’만이 아닌 ‘인간과 자연의 교환관계’로 확장한다. 지난 2011년 발발한 3 · 11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에서 사유의 단초를 얻은 고진은, 이 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근본적으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 즉 ‘자본=국가’에 의해 규정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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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은 사람들, 기억의 조각을 맞추다
(할레드 호세이니, 『그리고 산이 울렸다』, 왕은철 역, 현대문학, 2013.)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빛나는 태양』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아동과 여성의 삶을 그려냈던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신작.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가난, 전쟁, 강제 이주와 같은 비인간적인 상황 속에서도 죽지 않는 사랑에 대해 말한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사랑하는 이를 버릴 수 있을까? 연민은 정직한가?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무기력한가. 이 책은 출간 전에 이미 80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책 판매 대금의 1퍼센트는 할레드 호세이니 재단에 기부되어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돕는 데 쓰인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