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학내 성폭력 사건 일지

국가위원회가 지난해 10월 280개 대학을 조사해 발표한 ‘2012년 대학교 성희롱, 성폭력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각 대학 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2009년 학교당 평균 0.6건에서 2010년 0.8건, 2011년 1.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학내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학생이 지속적으로 2차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2012년 6월 의대생 성폭력 사건으로 학내에 ‘반성폭력 연대회의’가 구성되었으나, 이후에도 성폭력 사건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본교에서 발생한 학내 성폭력 사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폭력 사건으로 출교

2011년 5월 발생한 ‘고려대 의대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의과대학 소속 남학생 세 명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으로 세간에 충격을 주었다. 이후 가해학생들에 대한 징계 수위 및 법적 처벌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고, 고려대학교는 징계 수위와 관련된 입장을 번복하여 질타를 받았다. ▶ 2차피해 가해학생들은 피해여학생이 성적으로 문란한 학생이라는 식의 설문조사를 하는 등 악의적인 행위로 2차피해에 노출되었다. ▲ 결국 2012년 9월 5일 가해자 전원에 대해 최고수위 징계인 ‘출교’가 결정되었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같은달 30일 이들에게 징역 1년 6월~2년 6월을 선고했다.


H교수 사건, 지도학생에 대한 지속적인 성폭력으로 해임

2012년 3월 본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여학생들이 지도교수인 H교수를 “허벅지, 등, 팔을 더듬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했고 모텔에서 놀다 가자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신고했다. ▶ 2차피해 H교수는 혐의를 부인하며 사건을 신고한 피해여학생들을 회유 · 협박했으며, 심사학위논문 날인을 거부하는 등의 악질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지도학생을 동원하여 피해여학생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여 피해여학생들이 2차피해에 시달리게 되었다. ▲ 학내에 ‘H교수 사건 대책회의’가 구성되었고, 결국 H교수는 교수직에서 해임되었다.


경영대 C교수 몰래카메라 촬영 사건으로 사직

2013년 5월 본교 경영학과 C교수가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C교수는 초소형카메라를 이용해 강의를 듣는 여학생들까지도 촬영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 C교수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다가 지난 8월 1일 사직했다.


A씨 동기여학생 19명 성폭력 사건으로 퇴학

2013년 8월 본교 재학생 A씨가 2011년부터 최근까지 같은 과 여학생 19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가하는 동영상이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되었다. 학교 측은 자체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퇴학시키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피해여학생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 성폭력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피해여학생들에 대한 섬세한 보호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민서 기자 minseo@korea.ac.kr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5:2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