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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풋볼러] 신인 호랑이들의 '2013 프로축구 주전 기상도'
지난해 12월 3일에 열린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에서 포항스틸러스의 이명주가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시즌 막판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덕분이었다. 그러나 시즌 말미에 와서야 신인왕의 윤곽이 드러났을 뿐, 사실 시즌 중반까지 이렇다 할 신인이 없었다. 지난 시즌 20경기 이상 출장한 신인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눈에 띄는 공격 포인트 기록을 보여준 신인을 찾기란 더욱 어려웠다. 2011년 K리그 신인왕을 놓고 이승기(8골-2도움)와 고무열(10골-3도움)이 경쟁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었다.
고려대학교 출신 신인들 역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리그 9경기에 출장한 전남드래곤즈의 김동철(사체 08)을 제외하면 나머지 고려대학교 선수들은 안타깝게도 K리그 데뷔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신인들이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2012년을 뒤로 하고 맞이한 2013년, 9명의 고려대학교 선수가 K리그에 도전장을 내민다. '황금세대 09학번' 가솔현, 정재용, 박희성, 이상협, 유재원, 김기용(이상 체교 09)과 자유계약으로 선발된 정석화(사체 10), 김영찬(체교 12)이 바로 그들이다. 이제는 고려대학교 동료들이 아닌 프로들과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될 그들의 2013년 시즌의 기상도를 예측해보자.
글 천승환, 한슬기 기자
사진 박지영 기자, SPORTS KU DB
blog.naver.com/sportsku
1.
이름 : 가솔현 (사진 - 상단 첫 번째)
생년월일 : 91년 2월 12일
포지션 : DF
소속구단 : FC 안양 (신규구단 우선지명 1순위)
기상예보 : 맑음
지난 시즌 부주장으로 고려대학교를 이끌었던 가솔현은 2부 리그인 K리그의 FC 안양(이하 안양)에서 2013 시즌을 맞이한다.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보다는 수준이 떨어질 수 있지만 오히려 가솔현은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우선 안양에 합류한 선수단 중에서 중앙 수비수만 7명이다. 고양KB국민은행(이하 고양KB)에서만 10시즌 141경기에 출장한 돈지덕부터 챌린저스리그 돌풍의 중심이었던 파주시민축구단의 정성조까지 안양에 합류하면서 중앙 수비수 경쟁은 무척 치열하다. 더욱이 이우형 감독이 고양KB를 이끌면서 함께한 수비수들이 대부분 안양에 합류했기 때문에 고양KB 출신 선수들이 감독의 두터운 신임 하에 주전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은 말 그대로 '프로 초짜'다. 아무리 내셔널리그나 챌린저스리그 경험이 많다고 해서 프로에서의 활약을 보장할 수 없다. 안양의 베스트일레븐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이다. 따라서 가솔현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게다가 드래프트 대어로 꼽혔던 가솔현을 신규구단 드래프트에서 안양이 1순위로 지목한 점을 보면 안양이 가솔현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195cm로 중앙 수비수 중 최장신이라는 체격 조건은 앞으로 가솔현의 주전 경쟁을 밝히는 데 또 한 몫 한다.
2013 시즌에 대한 목표로 "일단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또 부상을 안 당했으면 좋겠다." 라고 답변한 가솔현.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잘 치른다면 안양의 좋은 성적에도 많은 보탬이 되리라 전망한다.
2.
이름 : 정재용 (사진 - 상단 두 번째)
생년월일 : 90년 9월 14일
포지션 : MF
소속구단 : FC 안양 (신규구단 우선지명 2순위)
기상예보 : 맑음
고려대학교의 주장이었던 정재용 역시 K리그의 안양에 합류했다. 가솔현과 마찬가지로 정재용도 많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안양의 미드필더진을 보면 정재용의 중요성은 더욱 높게 평가된다.
안양의 미드필더진은 고양KB 출신과 대학리그 출신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공격형 미드필더로 채워져 있다. 측면을 활용한 공격에 능한 박정식, 이으뜸, 조성준, 주현재 등 대부분 미드필더들이 공격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후방에 치우치고 빌딩에 능한 정재용은 주전 경쟁에서 수월할 수 있다.
본인의 각오도 남다르다. 정재용은 자신이 이번 시즌의 2/3를 소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인은 첫 해에 살아남지 못하면 프로 생활하기 힘들다." 라며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고 말한 정재용은 "주위의 기대를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좋은 경기력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라고 2013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3.
이름 : 박희성 (사진 - 상단 세 번째)
생년월일 : 90년 4월 7일
포지션 : FW
소속구단 : FC서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기상예보 : 맑음
대학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박희성이지만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 FC 서울(이하 서울)에서의 주전 경쟁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서울의 최전방에는 K리그 MVP인 데얀이 버티고 있다. 데얀은 위치 선정, 골 결정력 등 여러 면에서 K리그 최정상 스트라이커로 군림하며 서울 공격의 중심이다. 또한 데얀이 대부분의 경기에서 원톱으로 나섰기 때문에 박희성이 많은 경기에 원톱 선발로 나서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기회는 있다. 우선 서울은 K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여기에 올 시즌 K리그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플릿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서울은 약 50경기를 치러야 한다. 따라서 최용수 감독은 데얀의 체력 안배를 위해 박희성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정조국의 경찰청 입대도 박희성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서울은 데얀 원톱이나 데얀-정조국 투톱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올 시즌에는 정조국을 대신하여 박희성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물론 J리그에서 임대 복귀한 김현성이 정조국의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지만 경험이 풍부한 정조국 보다는 주전 경쟁이 용이할 수 있다.
또한 박희성은 최용수 감독에게 새로운 공격 활로를 마련하기 위한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박희성은 스스로 "포스트플레이나 연계플레이에 자신이 있다." 라며 자신의 장점을 꼽았다. 박희성이 드리블이나 과감한 헤딩 경합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교란시키고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데얀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식의 공격 카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박희성은 올 시즌 목표로 15경기 출장과 공격 포인트 10개를 잡았다. 2013 시즌에 임하는 각오로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신인으로서 열정과 패기를 보여 드리겠다."라고 말한 박희성이 상암벌에서 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4.
이름 : 이상협 (사진 - 상단 네 번째)
생년월일 : 90년 1월 1일
포지션 : MF
소속구단 : FC 서울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기상예보 : 구름 많음
"신인으로서의 기분이나 생활은 대학교 새내기와 같다. 주전이 아니더라도 교체선수라도 되고 싶다." 프로생활이나 주전 경쟁이 긴장되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에 이상협은 이렇게 답변했다. 그의 답변대로 이상협의 주전 경쟁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서울에서 이상협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의 자리에는 하대성과 고명진이 있다. 서울의 주장인 하대성은 2012 K리그 베스트11에 뽑힌 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이다. 또한 고명진은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공수조율과 전진패스로 서울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둘의 호흡으로 서울은 안정적인 미드필더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역시 하대성-고명진 라인이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대성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대두되었지만 현재 잔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고명진 역시 별다른 이적 소식이 없다. 따라서 서울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하대성과 고명진을 내세울 것으로 보여 이상협이 주전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서울이 많은 경기를 치르는 만큼 이상협이 교체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상협은 패스가 강점인 만큼 하대성과 고명진을 대신하여 출전하기에 충분한 카드가 될 수 있다.
5.
이름 : 유재원 (사진 - 하단 첫 번째)
생년월일 : 90년 2월 24일
포지션 : FW
소속구단 : 강원 FC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기상예보 : 구름 많음
지난 시즌 가까스로 강등을 면한 강원 FC(이하 강원)이지만 강원은 57득점을 올리면서 그룹B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구단이었다. 공격력은 웬만한 팀들에 비해 밀리지 않았다. 그 중 25골은 김은중과 지쿠의 활약이었다. 이 두 선수의 활약이 있었기에 강원의 1부 리그 잔류가 가능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이 두 선수가 강원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은중은 여전히 팀의 고참으로 남아있고 지난 시즌 포항에서 임대되었던 지쿠는 강원으로의 완전 이적을 확정지었다. 여기에 강원은 웨슬리를 영입하여 공격진에 무게감을 늘렸다.
김은중, 지쿠, 웨슬리, 데니스 등으로 이어지는 강원의 공격 라인에서 유재원이 주전 경쟁을 펼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유재원이 고려대 시절에도 해결사로서 깔끔한 드리블과 슈팅을 보여준 것처럼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린다면 생각보다 많은 경기를 뛰게 될 수 있을 것이다.
6.
이름 : 김기용 (사진 - 하단 두 번째)
생년월일 : 90년 12월 7일
포지션 : GK
소속구단 : 부산 아이파크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기상예보 : 구름 많음
"골키퍼들이 짱짱해요. 배워야죠. 배우면서 기다리고 준비하다보면 기회가 오겠죠."
김기용의 말대로 지난 시즌 부산 아이파크(이하 부산)의 짠물 수비를 이끈 전상욱이 성남 일화로 이적했지만 부산 골키퍼들의 실력은 여전히 쟁쟁하다. 이제 전상욱의 빈자리를 놓고 김기용과 주전 경쟁을 펼치게 될 부산의 골키퍼들은 이범영과 이창근이다.
먼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인 이범영이 지난 시즌 부산의 No.2 골키퍼로서 골문을 지켰다. 이범영은 지난 시즌 12경기를 뛰면서 K리그 경기 경험을 충실히 쌓았고 런던 올림픽에서는 국제 경기 경험도 쌓았다. 한편 이창근은 AFC U-19 챔피언십에서 대표팀이 우승하는데 일조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따라서 부산의 골키퍼 No.1을 두고 이 두 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범영과 이창근의 주전 경쟁 속에서 김기용이 많은 경기에 나설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그러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범영은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창근은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두 선수가 의외로 부진한다면 침착함과 일대일 방어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김기용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김기용의 다짐처럼 많이 배우면서 준비해야한다.
7.
이름 : 정석화 (사진 - 하단 세 번째)
생년월일 : 91년 5월 17일
포지션 : MF
소속구단 : 부산 아이파크 (자유선발)
기상예보 : 구름 조금
정석화는 팀당 단 한 명만 선발할 수 있는 자유선발로 부산에 입단하며 구단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부산에는 좋은 측면 자원이 있지만 정석화가 충분히 기회를 부여 받으리라 전망해본다.
지난 시즌 부산의 측면에는 임상협, 파그너, 한지호 등이 기용됐다. 이 세 선수는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을 선보이며 부산의 그룹A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부산의 공격력이 1경기 1골에도 못 미치면서 공격력 강화를 위한 전력 보강이 절실했다. 이에 부산은 새롭게 윌리암을 영입하면서 측면 자원을 보강했지만 윌리암이 한국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경우 정석화에게 자주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여기에 최근 태국 촌부리컵에서 보여준 정석화의 활약은 매우 고무적이다. 정석화를 주시해온 안익수 감독이 최근 성남 일화로 팀을 옮기면서 정석화의 입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태국 전지훈련 중에 참가한 촌부리컵에서 정석화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부산의 우승을 이끌었고, 본인은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에서의 활약으로 정석화는 올시즌 신임 윤성효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8.
이름 : 김영찬 (사진 - 하단 네 번째)
생년월일 : 93년 9월 4일
포지션 : DF
소속구단 : 전북 현대 (자유선발)
기상예보 : 비온 뒤 갬
이번 겨울 이적시장의 화두는 단연 전북 현대(이하 전북)이다. 무려 8명의 선수를 새로 영입하며 더욱 막강해진 전북은 더블 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거의 모든 포지션에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두 명 이상씩 포진하면서 어느 선수도 주전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중앙 수비진은 주전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지난 시즌 주장이었던 조성환이 이적을 위해 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임유환, 윌킨슨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J리그에 임대되었던 김재환이 복귀한데 이어 국가대표 정인환이 인천 유나이티드로부터 합류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비 자원을 여럿 지명하면서 중앙 수비진은 말 그대로 과포화 상태이다. 김영찬의 주전 경쟁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물론 김영찬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전북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수비수 중 일부가 포지션 변경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지난 시즌 중앙 수비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사례가 반복될 경우 김영찬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당장 주전급으로 도약하지 않더라도 김영찬의 미래는 밝다. 김영찬에게 거는 구단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자유 선발된 신인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릴 정도로 이미 전북에서는 김영찬의 성장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또한 팬들도 김영찬이 제2의 최진철이 되길 바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김영찬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다." 라고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김영찬은 "주전을 차지하겠다는 욕심보다 지금 필요한 건 배우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임하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다. 그 기회가 왔을 땐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 라고 각오를 밝혔다. 일찍 프로에 진출했지만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와 빠른 프로 적응을 보여준다면 전북의 대형 중앙 수비수로서 거듭날 것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8: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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