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천승환 기자
사진 본인제공



정기 고연전이 끝나고 4일 뒤인 지난 9월 19일, J리그의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한 고려대 선수의 2013 시즌 입단을 발표했다. 그 선수는 바로 '왼발 스페셜리스트' 박형진(사체 09)이었다. 다른 09학번은 K리그 드래프트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J리그를 통한 프로 진출은 남달랐다.


그러나 J리그 진출의 기쁨은 잠시였다. 프로에 적응하기 전에 우선 일본 생활에 적응해야 했다. 일본어라는 언어의 장벽부터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을 터. 그러나 그는 서서히 일본에 적응해가며 묵묵히 프로 데뷔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J리거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박형진의 근황을 메일을 통해 들어보았다.








K리그가 아닌 J리그로 프로에 진출하다



Q. 예전 인터뷰에서 본인이 K리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두고 K리그가 아닌 J리그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K리그도 좋지만 일본이나 해외 진출을 하고 싶었다. 마침 히로시마에서 좋은 제의가 와서 선택하게 되었다.


Q. 형인 박진수(체교 06)가 J리그에 진출했다가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박진수는 2010년 J리그 콘사도레 삿포로에 입단했다가 2011 K리그 드래프트를 통해 경남FC에 입단했다.) 형이 일본 진출을 말리지는 않았나?

A. 외국이어서 힘든 점이 많을 거라고 했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형이 경험을 말해주면서 조언을 해주었다.





아직 낯설지만 적응해가는 일본 생활



Q. 근황이 궁금하다. 무엇을 하면서 지내나?

A. 수술 후 재활 운동을 하면서 일본 문화, 일본어 등을 공부하면서 지내고 있다.


Q. 수술을 하고 나서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

A. 지금은 괜찮다. 몸이 점점 좋아져서 지금은 축구화를 신고 볼도 차지만 무리해선 안 되기 때문에 본 훈련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Q. 현재 일본에서 누구와 생활하는가?

A.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 여긴 한국 선수 두 명이 있고 일본 신인 선수들도 같이 숙소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다.


Q. 히로시마에는 한국의 황석호, 이대헌 선수가 있는 것으로 안다. 친분을 많이 쌓았나?

A. (황)석호형은 대표팀에서도 룸메이트였고 워낙 잘 지내던 사이여서 지금 여기선 단짝처럼 매일 붙어 다닌다. 먹을 걸 너무 많이 사줘서 형 때문에 살이 쭉쭉 찌고 있다. 그리고 (이)대헌이와도 너무 잘 지내고 있다. 요즘 들어 까불기 시작했다.(웃음)


Q. 다른 일본 선수들과는 어떻게 지내나?

A. 일본 선수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 밥도 같이 먹고 장난도 치며 잘 지낸다. 히로시마 팀이 가족 같은 분위기라 빠른 적응을 하고 있다.


Q. 언어의 장벽에 힘들지는 않은가?

A. 지금은 힘들다. 하지만 처음보단 많이 편해졌고 계속 듣고 말하다보니 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Q. 물론 대표팀 경력까지 있지만 J리그의 시스템, 축구 수준은 또 새로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A. k리그를 경험하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J리그는 분명히 K리그와는 다르다. 축구 수준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좀 더 섬세하고 빠른 것 같다. 그리고 훈련시스템과 선수 관리 등이 엄청 철저하다. 그리고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관중, 서포터즈다. 매 경기 관중이 꽉 차고 훈련장에도 팬들이 많이 와서 선수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새로운 도전, 그리고 국가대표



Q. 히로시마 측에서는 중앙 수비,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도 바라는 것 같다. 어느 위치에서 연습 중인가?

A. 아직 훈련에 참여하지 않고 재활중이라 모른다. 하지만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는 건 좋기 때문에 마다하지 않는다.


Q. J리그에서의 목표, 또 그 후의 목표가 궁금하다.

A. 일단 팀에 빨리 적응하여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그 후는 내가 축구를 시작하면서 꿈꿔온 국가대표이다.




지난 11월 24일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세레소 오사카를 4-1로 꺾고 J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어 열린 우승 세레머니에서 히로시마 선수들은 트로피를 높게 들어 올리며 우승을 자축했다. 하지만 박형진은 멀리서 동료들의 세레머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2013 시즌부터 뛰게 될 신인 선수 신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다. 내년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J리그뿐만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서게 된다. 경기가 많은 만큼 기회도 많기에 박형진은 그 기회를 살리기 위해 지금도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주전으로 도약한 박형진이 다음 히로시마의 우승 세레머니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20: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