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University+프로그램의 일환
후배들에게 감독으로서의 경험 전해


글 천승환 기자
수습기자 오주희
사진 여지현 기자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의 홍명보(체교 87) 감독이 지난 9일, 고려대학교 인촌 기념관 대강당에서 특강을 열었다. 이 날 강연은 고려대학교 University+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렸다. 홍명보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리더쉽의 조건 - 휴머니즘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후배들에게 감독으로서의 경험을 전했다.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홍 감독은 "고려대학교에서 10년 만에 다시 강의를 하게 된 걸 보니 10년 주기가 맞는 것 같다."라며 오랜만에 강단에 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감독)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을 선배의 입장에서 편안하게 이야기하겠다."라며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먼저 홍명보는 처음 감독이라는 역할을 시작했을 당시의 경험을 떠올렸다. "선수들보다는 내가 준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열정'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열의를 쏟아야 선수들이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한 그는 팀을 발전시키기 위해 열의를 다하려 했던 그 당시를 회상했다.


"1+1=2, 1+2=3이 아닌 1+10=1이 되길 원했다. 주어진 시간만큼은 모두가 하나가 되길 바랐다."라며 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한 홍 감독은, 이에 덧붙여서 2009년 FIFA U-20 월드컵의 경험을 전했다. "(첫 경기 패배 이후) 경기를 분석하는데 주요 선수들이 팀에 희생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많아졌다. 그 후에 팀에서 희생할 줄 아는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더니 8강에 진입할 수 있었다."라며 팀을 위한 희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는 올림픽 대표팀의 뒷이야기도 홍명보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구단들이 차출을 반대하고, 훈련 시간도 부족하며 선수들이 연이은 부상을 겪었던 올림픽 대표팀, 그러나 그는 "현실을 부정하지 말고 최고가 아니라 최선이 무엇인지 계획했다. 때로는 A, B, C, 때로는 D까지 계획을 하고는 했다."라며 올림픽에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한 올림픽 선수 선발에 있어서 "물론 가장 잘하고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선발한 것이 맞지만 '인성'으로도 선수를 선발했다."라고 밝힌 홍 감독은 선수 선발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절'이라는 그의 감독 철학과 일맥상통했다.


더불어 홍 감독은 당시 많은 논란이 되었던 박주영(체교 04) 선발의 뒷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병역에 논란이 있었고 경기력에도 논란이 많았다. 하지만 인성적으로나 커뮤니케이션에는 문제가 없었다. 올림픽 이후 '그때 박주영을 뽑았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았다. 박주영에게 '너(박주영)가 결정을 한다면 너 혼자 보내지 않겠다. 내가 같이 가주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것이 박주영을 움직이게 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박주영 선발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밝혔다.


한편 그는 올림픽 당시 오재석(강원FC)과 이범영(부산아이파크)의 활약을 칭찬하면서 다시 한 번 팀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항상 모든 선수들이 우리 팀의 일원이라는 희망을 주었다. 에이스보다 어시스트를 해주는 선수, 공을 뺏어서 연결해주는 선수, 수건을 챙겨준 벤치선수들에게 눈을 맞췄다. 만약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만 쳐다보고 있었다면 그 선수들(오재석, 이범영)이 나와서 잘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자신의 감독 철학을 전했다.


끝으로 홍명보는 "(이번 올림픽 메달 획득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바로 여러분이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성원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올림픽 축구 선수단 대표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올림픽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30 01: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