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헌혈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신종플루로 헌혈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년도보다 9.5% 증가한 256만 9954명을 기록했다. 대학생 헌혈자 수 역시 76만 6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17.1% 증가했다.

고대신문이 지난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전국 7개 대학 헌혈의 집을 통해 헌혈자 수를 집계했다. 조사한 대학은 본교를 포함해 서울대, 한양대, 강원대, 충북대, 충남대, 전북대다. 각 헌혈의 집 운영시간은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강원대 헌혈의 집은 토요일에도 운영한다.

대학별 헌혈자 수는

전국 7개 대학의 헌혈자 수는 천차만별이었다. 서울 소재 대학보다 지방권 대학의 헌혈률이 높았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측은 서울권은 헌혈의 집이 많지만 지방권은 한정됐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7개 대학 중 충북대가 1413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충남대는 13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체학생 대비 헌혈자 수를 나타내는 헌혈률은 충북대 10.5%, 충남대 7.4%로 집계됐다. 충북대는 지난 3월 학생회관 내에 위치한 헌혈의 집을 확장했고 장비를 더 보강해 학생편의를 높였다. 게다가 충북대 헌혈의 집은 지난 해 헌혈자 수가 1만 명을 웃돌며 전국 대학 중 2위를 기록했다.

강원대와 전북대가 각각 1002명, 954명으로 7개 대학 중 3, 4위를 기록했다. 강원대 헌혈의 집은 토요일에도 운영하고 헌혈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전북대 역시 헌혈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대는 ‘인성장학금’을 통해 학생들의 헌혈 참여를 유도한다. 재학 중 성분헌혈 20회 이상 혹은 전혈 10회 이상이고, 학점이 B이상이면 장학금 수혜자격이 주어진다. 강원대는 매년 6명에게 각각 50만원의 인성장학금을 지급한다. 전북대는 재학 중 7회에 한해 헌혈 1회 당 사회봉사 4시간을 인정해준다. 또한 학기마다 1년에 헌혈을 가장 많이 한 학생 4명을 선발해 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강원대 헌혈의 집 책임간호사 김진숙 씨는 “장학금 제도가 대학생 헌혈에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본교의 지난달 헌혈자 수는 784명으로 조사대학 7개 중 5위를 차지했다. 4월 한 달 동안 참살이길에 위치한 고려대 앞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한 본교생은 274명이지만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학내에서 진행된 헌혈 캠페인 'KU혈기왕성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 510명까지 포함하면 헌혈자 수는 총 784명이다. 본교는 헌혈증을 사회봉사단에 가지고 가면 봉사활동시간으로 인정해준다. 1회당 최대 7시간까지 인정받을 수 있고 횟수 제한은 없다. 사회봉사단 이환 과장은 “헌혈경험이 없는 학생은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헌혈을 기피한다”며 “혈기왕성 프로젝트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학생들이 헌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14번째 헌혈을 참살이길에 위치한 헌혈의 집에서 한 김동겸(정경대 경제09) 씨는 “헌혈은 학생이 학교 다니면서 사회에 봉사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위는 한양대가 차지했다. 한양대역 구내에 위치한 헌혈의 집에서 한양대 학생 523명(3.8%)이 헌혈을 했다.
7위는 서울대로 지난달 헌혈한 학생 수는 448명으로 전체학생의 2.9%다. 서울대는 헌혈의 집이 학생회관에 위치해 있지만 헌혈에 대한 학교차원의 별도 혜택은 없다. 서울대 헌혈의 집에서 자신의 105번째 헌혈을 하던 류현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사과정) 씨는 헌혈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류 씨는 “예전에 아버지가 편찮으실 때 수혈이 절실히 필요했던 기억 때문에 헌혈을 시작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헌혈 참여 유도책은

대학생들의 헌혈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행사마련이 필요하다. 본교는 이번 학기 'KU혈기왕성 프로젝트'를 두 차례 열어 학생 800여 명의 헌혈을 유도했다. 특히 두 번째 행사 때는 이틀 만에 고려대 앞 헌혈의 집에서 두 달 동안 헌혈하는 횟수에 달하는 510명이 헌혈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헌혈을 하면 상품권을 증정했던 혈기왕성 프로젝트와 같은 이벤트성 행사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건희(문과대 사회06) 씨는 “이런 행사가 헌혈을 유도하고 이를 계기로 재차 하도록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고려대 앞 헌혈의 집 책임간호사 유정화 씨 역시 “물질적인 제공은 단기간 헌혈자 수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지만 지속성이 없다”며 “실제로 헌혈의 집에 왔다가 혈기왕성 프로젝트 때 줬던 상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냥 가는 학생도 있다”고 소개했다.

헌혈의 집을 접근성이 높은 교내로 옮기는 방법도 참여를 늘릴 수 있다. 실제로 헌혈자 수가 많은 대학은 학생회관에 헌혈의 집이 있다. 친구의 권유로 헌혈을 처음 하게 된 김연우(문과대 철학06) 씨는 “시간도 들고 귀찮아 헌혈에 선뜻 나서기 힘들다”며 “헌혈의 집이 학내에 위치한다면 학생참여가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교육홍보과장 박형준 씨는 “우리나라에는 연간 300만 명의 헌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250만 명에 머물고 있다”며 “대학 차원의 헌혈 행사 진행과 홍보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원문(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5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