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취임 당시 “학생들과 많이 소통해서 고대공감대를 지지하지 않은 학생들의 공감도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제47대 ‘고대공감대’ 안암총학생회(회장=최종운, 안암총학)의 임기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학생들은 과연 고대공감대와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까. 고대신문은 3일부터 나흘간 단과대와 학년을 고려해 설정한 안암캠퍼스 재학생 420명을 대상으로 ‘안암총학 활동평가’를 실시했다.

복지사업과 사회참여 만족
학생들은 총학생회가 진행한 사업 중 복지증진 활동과 사회참여 활동에 가장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항목은 만족도 조사 항목인 △등록금 심의위원회 결과 △복지증진 △교육권 개선 △의견수렴 △사회참여 중 가장 높은 점수인 5점 만점에 평균 3.3점을 받았다.

복지증진 항목에 5점을 준 문과대의 한 학생은 “평소 청춘카드+를 통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고 있으며, 얼마 전 진행된 홍석천 씨의 허니책방 강연도 좋았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은 학부 등록금 동결, 대학원 등록금 3%인상의 결과를 낸 등록금 심의위원회 결과에 평균 2.5점의 최하위 만족도 점수를 매겼다. 해당 분야에 2점을 준 박승준(자전 경영13) 씨는 등심위 결과에 대해 “대학원에 부담을 전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1점을 준 의과대의 한 학생은 “학부 동결은 정부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총학생회가 잘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4점을 준 함민정(사범대 수교13) 씨는 “개인적 입장에선 등록금이 확 낮아지면 좋겠으나 학교의 입장도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단순히 등록금 인하 요구를 반복하기 보다 임기 중에 등록금의 사용처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와 생산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대동제 진행결정 어땠나
한편 세월호 사건과 맞물려 학내외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던 ‘2014 석탑대동제’ 진행은 그 결정에 있어 ‘적절하다’고 답한 비율이 62.9%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상완(정경대 정외13) 씨는 “너무 소란스럽지도 않았고 조심스레 진행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경대의 한 학생도 “세월호의 여파로 고민이 많았을 텐데, ‘축제 진행을 원한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동제 진행에 ‘적절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6.2%로 대부분 ‘추모 의도의 진정성’을 이유로 꼽았다. 보과대의 한 학생은 “축제를 적절히 축소해 진행했지만, 축소 진행만으론 학생회가 언급한 ‘축제의 추모 기능’을 적절히 수행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종운 회장은 “5월 23일 세월호 사건 입장 표명을 하면서 대동제를 통해 추모를 하기보다는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난 사회문제를 고민해보자는 입장을 전했다”며 “축제 기간, ‘대동제, 해도 될까?’ 부스를 통해 입장 표명의 의도를 명확히 하고자 했지만 학생들에게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총학 인지도 낮아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안암총학과 총학의 활동 모두에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47대 안암총학생회장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 23.9%가 ‘안다’고 답했다. 안암총학생회가 1학기에 진행한 사업을 1개 이상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엔 70.9%가 ‘모른다’고 답했으며 55%가 ‘안암총학에 대한 무관심’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결과적으로 아쉽지만 피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학생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총학의 향후 주력 사업은
‘안암총학이 남은 임기동안 주력해야 하는 사업’으로 전체 응답자 중 59.2%가 ‘등록금심의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 민주적 구성원 확립’을 꼽았다. 강민수(정경대 정외12) 씨는 “학교의 일방적인 학칙개정 등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막고 학생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민수(문과대 철학13) 씨도 “대학평의원회의 민주적 구성원을 확립해, 학교에서 학생이 교수, 재단과 더불어 또 하나의 주체임을 확실히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선거 당시 고대공감대의 제1 공약이었던 ‘대학평가 거부운동’을 남은 임기의 주력사업으로 꼽은 응답자는 7.7%에 머물렀다. 고대공감대는 선거 당시 ‘대학이 대학평가에 끌려 다니는 시점에서 학생회 차원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지만 현 시점에서 학생들이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종운 안암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 사업 이름의 ‘거부’라는 표현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2학기부터는 ‘대학평가 바로잡기’로 사업명을 바꾸고 이 사업이 단순한 순위 이야기가 아니라 대학이 자본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안병수, 이예원 기자 news@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19:3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