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시간강사들의 릴레이 강연 ‘빼앗긴 강의실에도 봄은 오는가’의 마지막 강연이 2일 이화여대 생활도서관에서 열렸다. 해고 강사와 학생들의 간담회와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강연은 2부로 구성됐다. 패널로는 △김영곤 전 본교 강사 △류승완 전 성균관대 강사 △김동애 전 한성대 강사 △남봉순 전 이화여대 강사 △‘인문학협동조합’의 최병구, 유승환 △박원익 본교 대학원 총학생회장 등이 참여했다.

  1부 간담회에서는 대학 내의 비민주적 강사 환경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이 오갔다. 남봉순 씨는 연구실적을 중시하는 대학 풍조와 수업에 대한 강사의 권리 제약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많은 대학이 강사에게 연구실적을 요구해 학생 교육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강사 수가 교수의 수보다 1.5~2배 많은데도 강사가 수업, 시험제도, 학생 관리 등에 대해서 말할 권리가 없다는 건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7년간 김영곤 씨와 국회 앞에서 교원지위회복을 위한 농성을 하는 김동애 씨는 교원지위회복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강사의 처우가 열악한 이유는 대학 강사들이 교원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처우 개선을 위해선 교원지위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부 토론회에서는 강사들과 함께 투쟁해온 학내외 단체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사회자로 참석한 왕기문(문과대 사회14) 씨는 “시간강사 문제가 공론화되기 위해선 학생들에게 ‘왜 내가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행동해야 하는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봉순 씨는 “강사가 교원지위가 없으면 학생의 학습권도 침해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3~4개 학교에 다니며 강의하고 논문도 썼지만, 월 150만 원도 벌기 힘들었다”며 “이런 환경에서 강사가 학생에게 어떻게 질 좋은 교육을 해줄 수 있는지 학생들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회 주최자 중 한 명인 박원익 씨는 “강사의 문제를 학생들과 함께 논의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번 강연회의 내용을 자료집으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승아 기자 ㅣ pluvp@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18: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