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학우들이 식당 및 카페를 찾을 때 ‘모두의 지도’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안암 지역에서 시작한 ‘모두의 지도’는 신촌, 이태원, 홍대 등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기자가 만난 사람에서는 ‘모두의 지도’ 앱 개발 대표자이자 현재 Place5 CEO인 컴퓨터학과 07학번 김재용 씨를 만나봤다.

Q '모두의 지도' 앱 개발을 시작으로 창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생 창업에 원래부터 관심이 많았나?

2009학년 3학년까지 학교를 다니고 2010년부터 스타트 업에 있었다, 그 때는 내가 창업한 건 아니었고 같은 과 01학번 선배들이 창업했던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나중에 나이 들고 실력이 좀 되면 창업해야지'하고 생각했다. 선배들이랑 2년 정도 일하다가 나와서 개인적으로 일을 해보다가 사업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자연스럽게 선배들의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Q 개발한 앱 ‘모두의 지도’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달라.

간단히 말하면 장소를 찾는 앱이다. 자기가 원하는 특성대로 장소를 찾는 것을 도와준다. 만약 흡연 가능한,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를 찾고 싶으면, 카페를 찾을 때 ‘흡연 가능한’ 그리고 ‘와이파이가 되는’으로 터치를 해서 원하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

Q 그러한 앱을 만드는데 특별히 영감을 준 계기가 있는가?

크게는 없고 그저 처음에는 착한 아이템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사람들이 장소를 찾을 때는 원하는 느낌이 있다. 예를 들어 디저트 맛있는 것이 먹고 싶으면 ‘디저트 맛있는’ 이렇게. 그럴 때는 인터넷으로 오래 찾아야 하는데 앱을 사용해서 편하게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Q 개발한 앱이 가진 한계나 단점이 있다면?

한계는 돈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업으로 하기에 부적절하다는 말이다. 앱 자체는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장소를 찾는데 편하긴 편하다. 근데 그것만으로는 돈을 벌고, 월급을 주면서, 큰 회사로 자리잡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몇 명이 모여 스타트업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아이템이라고 말하고 싶다.

Q 취업에 대한 고민은 대학생들의 큰 고민인 것 같다. 본인도 그러한 고민을했는지?

사실 난 애초에 조금 달랐다. 내가 2010년부터 다녔던 회사는 대기업에 돈을 받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외주를 받는 회사였다. 그 회사 직원들이 생활하는 것을 보고 나는 주체적인 면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기업은 취직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취직은 그 때부터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Q 최근 들어서 많은 학생들이 창업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취직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 듯하다.확실히 요즘 취직은 옛날에 고시 보는 것만큼 힘든 것 같다. 차라리 자기가 창업을 해서 길을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하는게 아닐까.

Q 그렇다면 창업이 최선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는 동의하는 편인가?

최선의 선택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창업을 생각해보는 것은 진로 선택 과정에서 해볼만 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창업이 최선이다’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른 것 같다. 일단 한 번 창업을 생각해 보는 것 정도는 괜찮은 것 같긴 하다.

Q 창업을 선택하면서 다른 일을 포기한 적 있었는가?

일단은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린게 힘든 점이었다. 애초에 나는 취직은 아예 고려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은 그렇지 않으셨다. 또 오래 만나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놀고 싶고, 만나고 싶은데 못 만나고, 여행가고 싶은데 못 가는 것 등등 여러 가지 있었다.

Q 그런 기회비용에 대해서는 그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하는가?

그렇다. 처음에는 창업을 정말 하고 싶었다. 엄청난 꿈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고 이렇게 사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 힘들어도 재미있어서 했다.

Q 직접 창업을 선택하신 입장에서 대학생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우선 자기가 창업이랑 맞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능성 중에 자기 진로를 선택한다는 개념으로 천천히 고민해봐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캠퍼스 CEO 수업을 통해서 창업 연습을 해보고 내가 (창업에)적합한지 아닌지 생각할 수 있었다. 또는 친구들하고 모여서 창업경진대회 같은 데에 나갈 수도 있고. 이런 식으로 자기한테 창업이 정말 맞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창업에 맞는 캐릭터는 조금 더 일 자체를 즐기고 모험심이 강한 성향의 사람들이 적합하다. 또 현실적으로 돈을 빨리 벌어야 되는 상황이면 선뜻 창업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 면에서 자기와 맞는지 안 맞는지를 먼저 판단하는 게 첫째로 중요하다. 두 번째는 창업을 하기로 결정했으면, 대단한 걸 만들어보려는 생각은 지양해야 한다. 대신 ‘장사를 한다, 사업을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을 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Q 실제로 대학생들이 정확한 방법을 잘 모르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만 가지고 창업에 뛰어 들어서 실패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따지자면 무엇이 있는가?

내가 봤을 땐, 아이디어는 절대 중요한 것 같지 않다. 그걸 잘 살릴 수 있는지, 돈이 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아이디어보다도 사업 계획서를 한 번 더 써보는게 좋다. 아까 말했던 사업 마인드는 사업 계획서를 쓰면서 정리가 되고, 과연 이 아이템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지도 쓰면서 이해가 될 것이다.

Q 부가적으로 질문을 하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 창업 지원 시스템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은 너무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고 본다. 돈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급하게 많이 도와주다 보니까 시스템적으로 체계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은 사람이 열심히 잘 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Q 그래도 창업 지원 시스템에서 조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학교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은 투자 자금이 벤처투자자들한테 많이 몰려 있는 상태다. 이해는 간다. 수익이 바로 나올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해서 나라 경제에 이바지하게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창업 수업이나 창업 지원에 대한 투자를 해줘야 마이너리그가 잘 될수 있다. 그런데 현재는 학교 자체에서 창업을 하려 할 때 나라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지 않는다. 창업을 하나의 진로 선택의 가능성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학 내에서 대학생들이 작게나마 사업을 해보면서 진로를 찾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가까운 장소에 연습 장소가 있어야 하고, 대학이 연습장소에 가장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Q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해주자면?

일단 성공할 생각을 버리고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시작하면 많이 바쁘고 힘들 때도 많다. 나는 아직 한 번도 성과에 대해서 즐겨 본 적이 없다. 성과를 즐길 틈도 없이 다른 어떤 더 어려운 중요한 문제가 있다.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계속 문제가 생긴다. 일단 밤드시 성공을 해야겠다고 하면 너무 힘이 들어가고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게 되고 자기 고집도 꺾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까 성공한다는 생각은 조금 접어두고 진짜 일 자체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일단 가볍게 진로를 선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창업을 조금이라도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다. 그 다음 창업을 하고자 결정한 이후엔 진짜 사업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다.

사업자적인 마인드를 강조하신 김재용 씨에게서는 실제로 CEO다운 자신감을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는 늘 신중함과 모험 사이에서 갈등하곤 하는데, 나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인터뷰였다. 이번 인터뷰가 학우들이 충분한 경험과 노력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진로를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강은 기자(qamis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