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호랑이

전반전 원톱 정택훈과 이은성의 빠른 스피드 돋보여
그러나 후반전부터 대구예대에게 경기 주도권 내줘

글 주현민 기자
사진 조현석 기자
  
17일 오전 11시 통영 산양 스포츠파크 천연 B구장에서 고려대가 대구예술대를 상대로 조별예선 3차전을 치렀다. 앞선 숭실대, 디지털문화예술대학교와의 1,2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고려대는 이번 경기에서 실험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기존 주전이었던 멤버들을 빼고, 신입생 및 잘 선보이지 않던 수비와 미드 조합을 대거 투입한 것. 포메이션은 원톱 정택훈(체교14)을 내세운 4-2-3-1의 형태에 가까웠다.

전반전 초반, 양 팀은 나란히 중앙에서 볼 경합을 벌이다, 빠른 속도를 이용하여 서로의 측면을 파고드는 전략을 취했다. 전반 10분 대구예대 김대승(대구예대14)이 고려대의 우측 진영에서 이어가던 돌파가 그대로 골문 우측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으로 이어졌다. 골문 앞 혼전상황에서 고려대가 헤더로 걷어냈지만, 흘러나온 볼을 다시 한번 김대승과 조우진(대구예대16)이 골문 정면에서 공을 주고받다 조우진이 정면으로 슛했다. 고려대 골키퍼 임민혁(체교14)이 안정적으로 처리하긴 했으나 첫 유효슈팅이 대구예대에서 나온 것. 스코어 0-0

그러나 고려대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전반 15분, 대구예대의 파울로 고려대가 측면에서 공격 기회를 이어가게 됐고, 이은성(체교14)가 빠르게 올려준 우측 골라인 근처 크로스를 골문 바로 정중앙에 있던 정택훈이 받아 헤더로 떨어뜨렸다. 이는 그대로 대구예대 골문을 가르며 골로 기록됐다. 딱 한 방이 있음을 보여준 깔끔한 공격의 마무리였다. 스코어 1-0

이후 남은 전반전 시간동안 이은성과 정택훈은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정택훈은 대구예대 진영에서 전반 19분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 찬스를 얻어내는 등 활발히 원톱으로서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움직임을 가져갔으며, 이은성은 공수 진영을 가로지르는 활동량으로, 고려대의 대구예대 측면 돌파 공격을 빠른 스루패스 및 크로스를 통해 이끌었다. 고려대의 신입생이 꽤 많이 투입되었던 이번 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둘의 노련함이었다.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고 그대로 고려대가 한 골 앞선 채, 전반전은 종료됐다.

후반전 시작과 더불어 분위기는 나란히 주고받는 양상을 띠었다. 후반 6분 경 대구예대 진영에서 흘러나온 공을 김종철(체교15)이 경합 중 따내는 데 성공했고, 이를 정택훈이 그대로 슛했으나 골키퍼 손을 맞고 아쉽게 튀어나왔다. 대구예대는 역습 찬스를 노리던 중, 후반 1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어진 날카로운 로빙 스루패스를 오세현(대구예대14)이 받아 그대로 임민혁과 1대 1 단독찬스를 만든 중앙 돌파를 선보였다. 그러나 임민혁이 빠르게 나와 안정적으로 공을 잡아내며 골로 이어지진 못했다.

점차 후반전 중반으로 돌입하며, 이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해 베스트 전력으로 임하지 않은 고려대를 공략하기 위해, 상대적 약팀이었던 대구예대가 들고 나온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마치 다윗이 골리앗을 넘어트리듯, 대구예대는 엄청난 활동량에 기반을 둔 측면 공격으로 정재홍(대구예대14), 이대경(대구예대15) 등을 내세워 계속해서 고려대의 측면 쪽을 두드렸다. 결국 후반 23분 경 대구예대의 코너킥 상황이 만들어졌고, 수비벽에 맞고 굴절된 세컨볼을 서형대(대구예대14)가 헤더로 골문을 가르며 동점을 만들었다. 스코어 1-1

이후 고려대가 대구예대의 사기에 점차 눌려 공격 전개가 원활히 되지 못하자, 서동원 감독은 체력이 저하된 박강산(체교16), 이은성, 안은산(체교15)을 빼고 채정관(체교13), 곽정훈(체교13), 장성재(체교14)를 투입해 마지막까지 한 골을 더 기록하고자 하는 분위기의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이미 대구예대가 가져간 분위기와 확정된 본선 진출 등으로 인해 저하된 선수들의 사기 등을 북돋기는 어려웠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계속해서 이어진 패스미스 및 연결되지 못하는 크로스 등은 대구예대에게 번번이 역습 찬스를 내줬다. 다행스럽게도 대구예대 또한 점차 체력이 떨어져 처음만큼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양 팀은 별 다른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경기 종료를 맞았다.

고려대는 이번 대구예대전을 무승부로 장식하게 되면서, 조별 예선을 2승 1무의 무패 통과라는 성적을 품에 안고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필연의 라이벌 연세대 또한 조별 예선에서 이변 없이 2승 1무라는 좋은 결과로 본선에 진출했으며, 대학 축구 무대의 전통적 강호인 영남대와 경희대는 예선 탈락에 그쳤다. 고려대의 다음 경기는 32강전 홍익대전으로, 홍익대는 지난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맞붙었던 강한 상대다. 홍익대전은 21일 일요일에 통영 산양스포츠파크 천연 A구장에서 예정되어 있다.
  

<득점요약>
고려대 15분 정택훈(도움 이은성)
대구예대 68분 서형대

<선발명단>
FW 공민혁 정택훈 안은산
MF 이은성 김종철 박강산
DF 박태현 김응준 유승표 유창훈
GK 임민혁

<교체>
46분 공민혁 OUT 황유승 IN
76분 박강산 OUT 곽정훈 IN
76분 이은성 OUT 채정관 IN
83분 안은산 OUT 장성재 IN
86분 정택훈 OUT 고병일 IN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22: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