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우리는 축구팀 5연승의 역사를 기대했다. 그러나 전반 5분부터 연세대 송수영의 선제골로 가슴을 졸였던 우리는 역전의 감격을 결국 이뤄내지 못했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작년의 패배는 누구보다도 4학년 선수들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2012 정기전까지 우리학교는 고연전 축구역사 4연승을 기록했다. 만일 작년에 패배하지 않았다면 선수들은 올해 역대 최다 6연승의 역사를 꿈꾸고 있었을 것이다.

올해 성적을 보면 확실히 작년보다 우리학교 축구팀은 훨씬 더 강해졌다. 올해 우리학교 축구부는 한 번을 제외하고(VS선문대, 0:2 패) 무패행진을 지속했다. 그 어느 때보다 빈틈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고려대 축구팀, 권역 1위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성난 호랑이들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승리가 눈 앞에 보인다

올 시즌 정상에 선 고려대학교 축구팀은 확실히 연세대학교 축구팀에 앞서는 성적을 보여준다. 연세대 팀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또한 경기당 득점이 훨씬 높고(고려대2.79, 연세대1.74), 실점은 낮다(고려대1.00, 연세대1.74). 객관적인 기록으로 봤을 때, 이번 정기전에 우리 축구부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것을 점쳐볼 수 있다.

경기 결과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고려대 축구팀의 승리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된다. 우리 팀의 승률이 높을 뿐더러 2점 차이 이상으로 상대를 대파한 경기도 많다. 이에 비해 연세대 축구팀은 1점 차 패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 1점 차 패배에는 지난 5월 비정기 고연전(1:0 고려대 승)도 포함된다. 정기전 승리를 더욱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왼쪽: 고려대(총 28경기)축구부, 오른 쪽: 연세대(총 19경기)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 - 승리를 더욱 굳건히 하라!

고려대 축구부의 강점

우리 팀은 지속적인 패스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뛰어나다. 공격을 다양하게 만들어 갈 줄 알고 패스에서도 빠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적인 면이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난 춘계리그 우승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춘계리그 총 8경기에서 무려 평균 3.5의 득점력을 보여주면서 고려대 호랑이의 기상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포메이션을 만들어가는 것도 승리의 요인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기본적인 상황에서 가장 많이 쓰는 4-3-3 전술에서 득점이 간절해 질 때 4-4-2(4-2-4)로 전환하거나 3백전술을 사용하여 역습 시에 경기장을 넓게 쓰기도 한다. 전 후반 통틀어서 4백과 3백을 혼용해서 쓰는 유동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 연세대도 주로 사용하는 3백 외에 U리그에서 4백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포메이션 변화에 당황하지 않고 잘 적응하는 능력은 분명 큰 장점이다.

우리 팀의 득점 선수가 골고루 분포해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우리 팀은 허용준(체교12), 김건희(체교14) 선수를 비롯해서 득점하는 선수층이 넓다. 연대 축구부 또한 득점 선수층이 비교적 골고루 분포해 있긴 하지만, 우리학교가 좀 더 선수층을 두텁게 가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선수별 득점 수(8월29일 기준) 

 ▲연세대학교 선수별 득점 수(8월29일 기준) 

연세대학교 축구부의 강점

확실히 우리학교의 우세가 보이지만 상대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승리를 굳건히 할 수 있다. 연세대학교는 수비를 전술적으로 잘해내는 팀이다. 올해 경기를 보면 연세대학교 축구팀의 무실점 경기는 총 19경기 중 5경기(약 26%)이다. 확실히 연세대는 매 경기에서 우수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5월에 있었던 비정기전에서도 연세대 정승현(체교13, DF)선수가 고려대의 강력한 스트라이커 김건희를 집중 수비했다. 간신히 1:0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확실히 연세대의 골문을 가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연세대의 철벽 수비를 어떻게 뚫고 들어갈 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제는 방패를 더욱 튼튼히 할 때

우리 팀의 수비력이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공격에 특화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승리한 대부분의 경기를 보면 득점이 많긴 하지만 많은 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7대 4로 아주대학교를 상대로 승리한 경기를 볼 때, 득점도 중요하지만 실점 4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충분한 공격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우리학교 축구부는 수비를 등한시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을 가졌으니, 그에 걸맞은 방패를 가져야 할 때다.

2014 정기 고연전, 이 선수들을 주목하라!

서동원 감독은 “연세대의 강점과 약점을 선수들이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상대를 정확히 분석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집중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서 감독은 “공격적 역습으로 빠르게 뚫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대의 두터운 수비를 파괴할 수 있는 질주 드리블, 침투하는 움직임, 득점 라운드에서의 구체적인 조합 플레이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1)김원균 선수(체교11/DF)

마지막으로 뛰는 고연전, 주장으로서 처음 뛰는 고연전이라는 이 두 수식어는 주장 김원균 선수의 어깨를 무겁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김원균 선수의 리더십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포용’하는 리더라고 말할 수 있다. 후배들에게도 늘 든든한 형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리더십이 경기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김원균 선수의 주 포지션은 센터백이다.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하고 뒤에 자신이 지키고 있음으로써 든든함을 느끼게 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선수들을 이끌겠다”고 말하는 그의 듬직함이 고연전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나길 기대한다.

 2)김영민-명준재-허용준 트로이카

명실상부 고려대의 스트라이커 김건희 선수가 AFC-U19 선발 때문에 이번 고연전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동원 감독은 김영민(체교11, FW), 명준재(체교13, MF), 그리고 허용준(체교12, MF) 선수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선수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파워를 이용하여 상대 밀집 지역에서의 몸싸움을 통해 시간, 공간을 만드는 것이 주특기다. 이에 명준재, 허용준 선수의 탁원한 개인 기량과 스킬, 빠르고 세밀한 공격력이합쳐지면 그야말로 환상의 팀 플레이를 만들어낸다. 이들 셋의 조합은 김건희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에 충분하다.

‘어떻게’ 이길 것인가

서동원 감독은 올해를 “가장 많은 준비를 한 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을 포함해 코칭 스텝 모두 정기전에서 승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누구도 부정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우리학교 축구부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그리고 빈틈없이 준비해왔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하고자 하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우리학교 축구부는 더 이상 누가 승리를 할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과연 어떻게 이길 것인가’라는 생각이 축구부의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이번 2014 정기전에서 작년 패배의 설움을 씻고 우리 팀이 ‘어떻게 이길지’에 주목해보자.

강은 기자(qamiso@naver.com)

*선수별 득점수 그래프를 제외한 사용된 모든 자료들은 10월 4일 기준, ▲춘계리그 ▲추계리그 ▲카페베네 U리그 경기를 분석한 자료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