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평창동계올림픽 D-1000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서울을 비롯한 강원도 각지에서 열렸다. 많은 언론 지면과 방송을 통해서 대대적으로 홍보됐고, 김연아를 비롯한 스포츠 스타들과 연예인들이 행사에 참여하며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기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두 번의 실패를 겪은 뒤 유치한 대회이며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잘 치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성공개최냐?’ 라고 묻는다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성공개최라 하면 국가의 위상 재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를 통한 관광수입 증대, 자국 체육발전 또는 개최지의 지역발전 등을 조건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것들을 국익이라는 말로 묶기에는 적절치는 않지만,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에게 이롭게 한다는 의미로 생각한다면 크게 무리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은 개최를 3년가량 앞둔 현재 이미 국가적 막대한 손실을 예정하고 있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총 사업예산액은 1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유치당시 8조8천억원으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점차 늘어났고, 개최가 다가올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과거 국제경기대회 사례를 볼 때 얼마나 더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올림픽조직위와 강원도, 문체부는 누구도 이런 상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치르기로 결정했으니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식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예산이 대책 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

이에 대한 답은 이 과정에서 누가 이익을 얻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올림픽 유치를 하게 되면 해당 지역 단체장에게는 엄청난 실적이 되고, 올림픽 특별법을 통해 선심성 지역 사업을 추진하기도 쉽다. 올림픽 이후 본격적인 문제가 드러나는 대회 사후에는 관련 정치인들은 다른 자리로 옮긴 후가 대부분이라 책임을 지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경기장 건설이나 경기장 주변 지역 도로건설, 선수촌, 미디어센터 등 시설물 건설에 투입되는 대형 건설사들도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 게다가 올림픽은 대회를 마친 이후에 예산 사용에 대한 정산도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들조차 합리적인 토론과 논의를 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500년이나 된 원시림이 있는 가리왕산의 삼림을 파괴하면서까지 스키경기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경기장 건설에만 1,700억원이 투입된다. 대회 이후에는 뚜렷한 활용방법이 없기 때문에 철거를 해야 하는데 철거비용만 1,000억원 가까이 들어갈 예정이다. 결국, 단 며칠간의 경기를 위해서 막대한 예산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환경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시민사회와 많은 전문가들이 그에 대한 대안으로 이미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무주지역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을 해왔다. 무주지역으로 분산개최를 할 경우 기존시설에 대한 보수와 정비만으로도 많은 예산을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환경파괴도 막을 수 있다. 시민사회에서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분산개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경기장 건설 예산만 1조원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IOC도 작년 말 ‘어젠아2020’이라는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분산개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조직위와 강원도는 ‘분산개최는 절대 불가’라는 말만 되풀이 한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논의는 단순히 올림픽 개최지를 어디로 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 동안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대회의 문제들의 반복의 고리를 끊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과 논의의 장을 마련하자는 요구다. 하지만 올림픽 조직위와 강원도, 더 나아가서 정부는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해왔다. 이미 분산개최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분산개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 아닌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선영 평창동계올림픽분산개최를촉구하는시민모임,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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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10:5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