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고, 각 영화에 나만의 별점을 줄 수 있는 인기 어플리케이션 ‘왓챠’의 개발사인 프로그램스 공동창업자 원지현 씨를 만났다. 벤처기업 창업자로서 일에 대한 그의 열정과 인생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본인소개를 해달라

고대 경영학과 07학번이었다가 지금은 자퇴한 원지현이라고 한다. 지금은 왓챠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스라는 회사에서 제품 책임 역할을 맡고 있고 공동 창업자이다. 3학기 다니고 계속 휴학을 하다가, 더 이상 (휴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얼마 전에 자퇴했다.

Q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지 않고 다른 벤처회사를 공동 창업했었다. 그 때도 비슷하게 모바일 서비스를 만드는 벤처기업이었다. 그 회사가 망하게 되면서, 그 이후로 프로그램스를 공동 창업하게 됐다. 그 회사에서 ‘오빠 믿지’ 앱(연인의 위치를 제공하는 서비스)을 개발했었다. 논란이 됐던 어플이지만 그 외에도 다른 앱을 많이 개발했었다.

Q 프로그램스는 어떤 일을 하나?

‘개인화 서비스’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똑같은 컨텐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취향에 맞는 컨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그 일환이 취향에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는 왓챠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 시작했지만 다른 분야까지 확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로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Q 왓챠는 왜 영화를 첫 시작 분야로 잡았나?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문화 컨텐츠라고 생각했고 책이나 드라마에 비해서 사람들이 자주 보고 추천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분야이며 여러 가지로 시작하기 좋은 분야라고 생각했다.

Q 앞으로 다른 분야로 더 확장할 계획이 있나?

영화, 드라마, 책으로 넓혀갈 생각이다. 내년 초에는 몇 가지 더 추가된 버전으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왓챠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왓챠를 즐길 수 있도록 확장하려고 한다.

Q 프로그램스 업무 분위기는 어떤가?

물론 지킬건 다 지키지만, 분명히 일반 회사들에 비해서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갖고 있다. 서로 형, 동생 하면서 지낸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다보니 의견 충돌이 있지만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을 통해서 이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Q 벤처기업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고려해야하는 요인은 어떤 것이 있나

다른 일을 포기할 생각을 해야한다. 이 일에는 엄청난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주변 친구들과 비교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 일을 해야하는 동기를 유지하는 것이 힘든 편이다. 벤처기업의 기조에 스스로 깊이 공감해야만 동기를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것 같다.

Q 평소 생활 패턴은 어떤가?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새벽 2시까지 계속 회사에서 생활한다. 이전에는 회사에서 먹고 자고 다 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이렇게 헌신할 수 있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재미있는 일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이 90% 이상이기는 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이루어가고 있다는 성취감에서 오는 재미가 분명 있고, 그 점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Q 20대에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20대 초반에 혼자서 한 달 동안 인도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여행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혼자 인도에서 이동하고, 여행하는 그 긴 시간에 오랜 시간 깊게 생각하는 경험을 했다. 여행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는 것은 답이라 생각한다. 길게 생각하는 데 여행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무조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나 또한 그러기 쉽진 않았지만, 의식적으로 그렇게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고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위치를 비교하면 다른 이들과 비슷한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게 될 뿐, 정작 본인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기 놓치지 쉽다는 원지현 씨의 말이 공감된다. 어쩌면 우리가 나에게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는 ‘왓챠’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영화를 고를 수 있도록 해줘서가 아닐까.

*11월 27일 방송

김치연 기자(cykim1112@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