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제47대 총학생회 부정선거, 의혹제기부터 탄핵안 가결까지

한 해가 마무리에 접어드는 11월이다. 학우들에게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지만 선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때이기도 하다. 지난 2일 페이스북과 고파스 등에 전 46대 총학생회 정책국장이였던 신강산 씨가 현 총학생회장단인 고대공감대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리면서 큰 파장이 있었다. 제 47대 총학생회 고대공감대의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과 사실을 정리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신강산 씨는 크게 다섯 가지로 문제점을 제기했다.

1. 47대 총학생회장 선거 당시 황순영 중선관위원장(전 46대 총학생회장)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2. 1만부로 규정되어 있는 리플렛 발행부수 위반(리플렛 1만 2천부 인쇄)

3. 박종찬 전 45대 총학생회장이 중선관위원장을 맡았던 제 46대 총학생회장 선거 당시 중립 의무를 위반

4. 47대 총학생회장 선거 당시 상대 선본과의 합의 내용을 위반하고 카카오톡을 통해 투표를 독려

5. 졸업앨범 업체 리베이트 의혹

이 중 1, 2, 4번 주장은 최종운 총학생회장과 이나영 부총학생회장이 지난 2일 열린 첫 번째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사실임을 인정했다.

1번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특정 선본과 한 채팅방에서 선거에 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이는 명백히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또 당시 대화방에서는 황순영 전 46대 총학생회장, 정우진 전 공과대 학생회장, 박종찬 전 45대 총학생회장, 정연기 전 45대 부총학생회장, 그리고 현 총학생회장단(=최종운, 이나영)이 리플렛을 12000부 뽑을 것을 논의했다.

고대공감대가 카카오톡으로 선거를 독려한 것은 선거 당시에도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시 고대공감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고,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큰 파장 없이 지나갔다. 그러나 신유정 전 기획국장이 카카오톡을 통해 고대공감대에 투표하라는 선거 독려 메시지를 보낸 것이 사실로 밝혀져 선거 당시 거짓말을 했던 것 또한 밝혀졌다. 하지만 최종운 씨는 “선거 독려 메시지는 선본원방에서 있던 이야기였고 그 후 이런 메시지를 보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선거 독려가 신유정 씨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3번 사항은 박종찬 전 총학생회장이 중선관위 직책을 맡았을 때 고대공감대 리플렛 제작에 도움을 주었는가 하는 것이 쟁점이다. 박종찬 씨는 “사용된 디자인은 본인이 만든 것이 맞지만 당시 중선관위원장으로서 디자인을 고대공감대 선본에게 준 것이 아니라, 총학생회장으로서 집행부원들에게 디자인을 알려준 것”이라며 “그 점에서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중운위는 증거로 제시된 채팅방의 대화는 일부분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박종찬 전 학생회장이 리플렛 전문을 만든 것인지 디자인 소스만 제공한 것인지 추후 전체 대화내용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증인을 소환해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결정했다.

졸업앨범 리베이트 의혹의 경우는 신 씨가 졸업앨범 업체인 세븐칼라에 종사했던 지인이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선거에 쓰일 사진을 총학생회장단이 무료 촬영한 것과 졸업앨범 업체 선정에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이나영 씨는 “세븐칼라에서 일하는 분이 아니며 현재 나와서 따로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계신 것”이라며 “졸업앨범 업체 선정은 총학의 권한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중운위는 “선거에 쓰일 사진을 무료로 촬영한 것은 문제이지만 졸업앨범 업체 선정과는 별개의 일”이라고 결정했다.

징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제47대 고대공감대 총학생회장단에 대해서는 탄핵안이 가결됐으며 선거권,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황순영 47대 중앙선관위원장은 중앙선관위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점과 회원으로서의 책임 방기로 ▼정우진 47대 선관위원은 중앙선관위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은 점과 회원으로서의 책임 방기 ▼박종찬 45대 총학생회장은 당시 선본원으로 부정선거 사실을 방기한 점 ▼정연기 45대 부총학생회장은 당시 선본원은 아니었지만 회원으로서의 책임 방기한 점을 이유로 이상의 인물들은 모두 제명하기로 결정됐다.

▼신강산 46대 총학생회 정책국장은 선거운동본부장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점이 문제이지만 부정선거 사실을 고발한 점을 감안해 선거권·피선거권 무기한 박탈이 결정됐다.

▼신유정 전 기획국장은 카카오톡을 통해 선본원방에서 투표를 독려한 점으로 ‘4학기 간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 징계가 결정됐다.

총학생회 없는 2학기

이미 고대공감대 집행부들은 임기가 끝나기 전에 부정선거 사실을 듣고 미리 사퇴한 상태이다. 앞으로 고대공감대가 계획해놓았던 사업인 토크쇼는 동아리연합회 주최로 변경돼 진행됐으며 참여하기로 했던 박종찬 씨는 출연하지 않았다. 그 외에도 대학평가거부 포럼 등은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있을 총장선거에서 학생 대표로 안암캠퍼스를 대표하는 대표 1인이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대학평의원회 협상 테이블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 또한 참여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전 총학생회장이 맡던 중선관위원장 자리도 공석이 되어 중운위에서 이성민 경영대 학생회장이 선출됐다.

상처만 남은 결말

제 45대, 46대, 47대 안암총학을 주름잡던 고대공감대의 끝은 허무했다. 제 47대 총학생회장단이었던 최종운, 이나영 씨는 학교에 자퇴서를 접수한 상태이다.역대 고대공감대의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은 모두 제명됐으며 내부고발자 신강산 씨 또한 폭로가 정치적인 목적에 의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학우들은 학생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분노와 실망을 감출 수 없었고 이는 곧 이어 있을 제 48대 총학생회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치연 기자(cykim1112@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