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BC배][PREVIEW] 영원한 맞수 연세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다.


글 박선우 기자

http://blog.naver.com/sportsku/220643952454

이변은 없었다. 예상대로 준준결승에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가 동국대학교를 109-63으로 대파하며 준결승에 올라왔다. 약 5개월 만에 다시 만난 그들은 작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가 연세대를 꺾고 MBC배 4연패 도전에 한발 다가갈지, 연세대가 반격하여 무관의 설움을 떨쳐낼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GAME POINT

고려대학교

#1 더욱 높아진 고려대의 프론트 코트
2015년에 강상재(체교13, F)-이종현(체교13, C)의 트윈타워로 대학 무대를 호령했던 고려대에 박정현(체교16, C)이 가세했다. 세 선수가 동시에 뛰는 시간은 많이 없지만, 박정현은 강상재와 이종현이 벤치에서 쉬는 동안 코트에서 든든히 고려대의 골 밑을 지켰다. 골 밑 플레이는 물론 야투까지 겸비하고 있어서 매치업 상대가 쉽게 박정현을 수비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종현은 대회 내내 주장다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강상재는 예선 1, 2차전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단국대학교와의 예선 3차전에서 본인의 컨디션을 찾은 듯 보여 본선을 기대케 했다. 이번 대회에서 고공 농구의 진수를 뽐내고 있는 연세대를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 한층 성장한 선수들
작년 고려대는 이동엽(체교12)-최성모(체교13, G)-문성곤(체교12)이 이끄는 앞선이 확실한 팀이었다. 이동엽과 문성곤이 떠나고 그 공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김낙현(체교14, G), 정희원(체교13, F), 최성원(체교14, G)등 여러 선수가 동계 훈련 때 흘린 땀방울을 바탕으로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1차전엔 김낙현, 2차전엔 정희원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팀을 이끌었고 최성원은 많지 않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보다 한층 성장한 선수들이 있기에 더욱 넓은 선수층으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3 “Winning mentality” -우리는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
승리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한다고 한다. 객관적으로 연세대의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에도 고려대 선수들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대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고 “우리만 잘하면 이긴다”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정기전 바로 전 건국대학교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패를 허용한 고려대를 우려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보란 듯이 정기전 5연승을 해냈고 기세를 이어 챔피언 결정전까지 잡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고려대의 가장 큰 무기는 선수들 정신에 깃들어 있는 “Winning mentality”이다.

연세대학교
#1 견고해진 조직력
연세대는 고려대보다 전력 누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 말인즉슨 선수들이 호흡을 맞춘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준준결승이 끝난 후 허훈(연세대14, G)은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맞춰온 부분이 있다. 이제 5명이 다 그 시스템에 녹아들어 있다. 분위기가 좋으므로 분명히 승리를 거둘 것이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실제로 연세대의 이번 대회 플레이를 살펴보면 커트-인(cut-in)플레이와 속공 상황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득점하는 모습이 많았다. 그동안 개개인의 기량은 좋지만 팀플레이가 약하다는 지적을 보란 듯이 비웃으며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는 연세대의 가장 큰 무기, 조직력이다.

#2 완전체 최준용
최준용(연세대13, F)은 이종현과 강상재와 함께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좋은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그런 그가 농구대잔치를 기점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최준용은 매 경기 더블 더블에 가까운 기록을 올리며 연세대를 준결승에 올려다 놓았다. 준결승전까지 평균 22.75점과 11.25개의 리바운드를 올리며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준용 특유의 수비를 달고 올려놓는 슛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졌다. 최준용의 창이 고려대의 방패를 뚫느냐 마느냐가 이번 승부의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3 허훈-천기범의 좋은 컨디션
허훈(연세대14, G)은 이번 대회에서 최준용과 함께 연세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준준결승전에도 3점 슛 4개를 포함 22점을 올리며 일찌감치 경기를 연세대쪽으로 가져왔다. 허훈은 이번 대회에서 고감도의 3점 슛(11/21, 52.38%)감각과 함께 특유의 스피드로 평균득점 18점을 올리고 있다. 허훈 뿐만 아니라 천기범(연세대13, G)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대 가드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경기당 3.75개의 스틸을 올리며 빠른 공격을 이끌고 있다. 3점 슛 성공률(5/15, 33.3%)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경기마다 약 30점을 합작하는 허훈-천기범 듀오의 활약을 주목해 볼만 하다.


@ 변수
연세대학교는 준준결승과 준결승을 이틀에 걸쳐 치른다. 일반적으로 연전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팀이 대승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연세대는 초반에 점수를 벌린 후 주전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출전 시간을 20분 내외로 조절했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되 체력 소모도 크지 않았다. 또 준준결승을 크게 이기며 다음 날 있을 준결승에 대한 사기도 하늘을 찔렀다. 반면 고려대는 하루를 더 쉬어 체력적인 부분은 더 나을 수 있겠지만, 연세대에 비해 실전 감각은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 프로리그에서도 정규리그 우승팀이 마지막 챔피언 결정전에서 경기감각을 찾지 못해 리그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던 팀에게 우승을 내주는 일도 종종 나오곤 한다. 고려대도 준결승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 컨디션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훈련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연세대의 백투백 일정이 경기 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볼 만한 요소이다.

@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 캡틴 이종현과 최준용
2016년 이종현과 최준용은 각각 팀의 주장이 됐다. 경복고 시절부터 좋은 기량을 선보이며 고려대와 연세대에 진학한 둘은 성인 국가대표까지 선발되며 대학 선수 중에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은 팀의 구성원으로서 농구를 했다면 이제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실제로 두 선수는 팀원들에게 신뢰를 얻으며 팀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현은 팀원의 득점을 위해 수비를 막아주는 플레이도 여러 번 보여줬고 최준용도 동료를 살리는 A패스를 많이 배달하고 있다. 또 경기장에서 팀원이 부상을 당했을 때 누구보다 먼저 달려나가 팀원을 챙기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누구보다 막역한 사이인 그들이지만, 안타깝게도 결승행 티켓은 한 장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이번만큼은 이긴다”라고 자신하는 최준용과 “이번에도 이긴다”라고 말하는 두 친구의 혈전이 3월 2일 1시 15분에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4 06: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