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그리고 도전자들


              
                                                                                                 글 송승엽 기자
                                                                   사진 조현석 기자, SPORTS KU DB, 점프볼 제공
                                                                  http://blog.naver.com/sportsku/220642201267

고려대의 대회 4연패는 이루어 질 수 있을까.

2월 29일 서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 32회 MBC배 대학남녀농구대회 예선이 모두 끝났다. 치열했던 예선을 거쳐 6개의 팀이 본선에 진출, 자웅을 겨루게 됐다. 불꽃튀는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Sports ku 농구팀에서는 이번 예선을 조명, 본선 대결 결과를 예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돌아봐야 할 것들 - 예선  





# 강팀vs강팀vs강팀, 흥미로운 그룹 배정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었다. 이번 대회의 그룹 배정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대회 전 일정과 그룹이 공개되었을때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다른 그룹이라면 너끈히 본선에 올라갈 팀들이 한 곳에 모여있기도 했다. 빅게임과 라이벌 매치를 염두에 둔 흥미로운 배정이었다. 이는 대회를 보는 내내 흥미를 배가시켰다.

# '아 옛날이여' , 강팀들의 대거 예선 탈락
'약팀의 진격, 강팀의 퇴보' 이번 예선을 잘 설명해주는 표현이다. 많은 사람들이 A그룹에서 동국대와 명지대의 본선 진출을 예상했다. 허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작년 전패를 기록한 성균관대가 3전 전승으로 본선에 진출한 것이다. 강호로 분류되던 동국대마저 일격을 맞으며 체면을 구겼다. 작년 대회 4강까지 오른 명지대는 1승 2패로 고배를 마셨다.  

이변이 이어졌다. 중앙대가 경희대를 20점차로 대파하며 첫 승을 신고한 것, 두 팀 모두 비슷한 전력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이후에도 경희대의 수난은 멈추지 않았다. 연세대에게 16점차로 승리를 내주며 예선에서 탈락했다. 강호의 몰락이었다. 상명대전에서는 30점차로 이기다가 방심하면서 추격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겨우 승리하긴 했지만 현재 경희대의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

단국대도 파란을 일으켰다. 작년 플레이오프 4강팀이었던 건국대와 8강팀 한양대를 차례로 꺾으며 본선에 진출한 것, 작년 농구대잔치에서 고려대에게 위기를 안기는 등 향상된 경기력을 보인 단국대는 마침내 이번 대회에서 포텐을 터트렸다. 하도현(단국대14, F)-홍순규(단국대14, C)의 빅맨 라인은 여타 팀에 밀리지 않는다. 건국대는 장문호(건국대13, C), 김진유(건국대13, G)가 차례로 부상을 당하는 등 대회 내내 악재에 시달렸다. 결국 이 둘의 공백을 끝내 넘지 못하고 칠보경기장을 떠났다.
  


# 패기 또는 노련함 - 슈퍼 신입생들의 가세
2016년은 유독 좋은 신입생들이 많이 나왔다. 슈퍼 신입생의 가세로 단숨에 전력을 강화한 팀도 있었다. 좋은 예가 바로 성균관대다, 이윤수(입학예정, C),이재우(입학예정, G)등 네임드들을 스카웃하며 알찬 프리시즌을 보냈다. 이 둘은 신입생임에도 불구,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윤수는 데뷔전에서 20점 14리바운드를 기록, 첫 대회부터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고 있다.

한양대 유현준(입학예정, G)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팀의 스카웃 표적이 되었던 그는 입학 후 곧바로 주전으로 발탁, 한상혁의 공백을 완전히 지워냈다. 경희대 또한 박찬호(입학예정, C), 권혁준(입학예정, G) 등 전국구 선수들을 영입하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들 또한 많은 출장시간을 보장받고 있다. 고려대의 박정현(입학예정, C), 연세대의 김경원(입학예정, C), 양재혁(입학예정, F)은 농구대잔치부터 꾸준히 기용을 받으며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두 팀 모두 기용하는 선수들의 폭이 뚜렷하고 뛸 자리가 많이 없음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일이다.  

# 신식 체육관 - 개관 후 첫 대회, 그러나..
이번 대회가 열린 곳은 서수원칠보체육관이다. 이 체육관의 개관일은 2월 23일, 즉 대회가 열린 당일이다. 이에 맞춰서 개관을 했는지, 혹은 이러한 대회를 노리고 유치를 했는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새로이 농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조명이나 시설 등 모든것이 기대 이상이다. 심지어 골대의 탄력이 지나치게(?) 좋아 언더 슛이나 훅 슛 등이 정확히 조준되었음에도 불구, 림을 맞고 튀어나오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것들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코트가 다소 멀게 느껴지도록 설계된 관중석, 비효율적인 자리 배치 등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신식 경기장에 걸맞는 경기운영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심판들의 매뉴얼이 통일되지 않아 판정을 번복하거나 애매한 콜을 부는 경우가 있었다, 때로는 부상이 일어날 위험이 있는 순간이나 실제로 부상을 입어 경기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콜을 늦게 불어 선수들이 부상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본선에 들어가면 이러한 부분을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아야 할 것들 - 본선

# 역시나 조화로운 대진표
예선 그룹배정과 마찬가지로 본선 대진 또한 조화롭게 짜여졌다. 왼쪽 시드에서는 강호 연세대와 동국대가 맞붙는다. 이 중 승자가 고려대와 결승 진출을 담보로 경기를 펼친다. 반대편에는 중앙대와 단국대가 대결을 벌인다. 이들 중 승자가 돌풍의 팀 성균관대를 상대한다. 부전승으로 올라간 팀들이 한 경기를 덜 치르면서 대회가 다소 지루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 높이의 대결 - 결국 빅맨 싸움
예전부터 농구는 빅맨싸움이라고 했다. 시대에 따라 트렌드가 약간씩 바뀌곤 했지만 이 법칙은 변하지 않았다.
이번 예선을 통과한 팀은 대체로 기량이 좋은 빅맨들을 두 세명 정도 보유하고 있다. 이종현(체교13, C)과 강상재(체교13, F), 박정현을 보유한 고려대와 박인태(연세대스레13, C), 김진용(연세대스레14, C), 김경원 등을 보유한 연세대 등이 대표적.

이 외에도 성균관대의 이윤수, 단국대의 홍순규, 하도현, 중앙대의 김우재(중앙대14, C), 동국대의 윤홍규(동국대14, C)가 팀의 골밑을 책임지고 있다. 경기를 진행하다 스코어나 전력차에서 명확히 차이가 없는 경우엔 쉬운 포스트 존 득점이나 야투를 노리는 양상이 잦아진다. 이 때 자연스럽게 필요해지는것이 빅맨. 고려대의 경우 결정을 지어야 하는 순간 강상재와 이종현을 이용한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가 많다. 연세대 또한 박인태나 김진용 등 장신들을 이용한 수월한 플레이로 점수를 벌린다. 성균관대는 이윤수가 골밑에 체류(?)한다고 할 정도로 이윤수를 이용한 플레이를 자주 펼치는 편이다. 결정력이 좋은 빅맨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경쟁력을 만들어 놓는 것과 같다.      



# 고려대의 4연패, 가능할까? - 철저한 준비&경기 분위기 가져온다는 전제 있어야
작년 MBC배에서 연세대를 꺾고 3연패를 달성한 고려대, 당시에 펼쳤던 드롭-존이나 외곽에서 공격을 만드는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다면 4연패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나 앞서 언급한 요소들을 연습해볼만한 충분한 시간을 가졌고, 12학번들이 소화했었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동반된다는 전제가 있다. 농구대잔치에서 한번 합을 맞춰본 것은 호재다.

4강에 직행한 고려대는 동국대와 연세대 중 승자와 맞붙게 된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연세대가 올라올 확률이 더 높은 상황, 성사된다면 생각보다 이른 만남인 셈이다. 연세대는 더욱 강해졌다. 전력누수가 거의 없었을 뿐더러 좋은 신입생들을 수혈했다. 연습시간이나 합을 맞춰볼 시간도 충분했다. 분명 철저히 준비하고 나올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우위에 선다고 보장할 수 없다. '고연전은 경기 분위기가 좌지우지한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묵묵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경기 내내 분위기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4연패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세대라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 6강 예상



연세대vs동국대  

연세대 우위
많은 전문가들이 연세대의 우위를 점친다. 높이와 리바운드에서 압도적이다. 중앙대와의 경기에서만 60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천기범(연대스레13, G)의 리딩과 A패스도 위협적이다. 최준용(연세대스레13, F)-허 훈(연세대스레14, G) 등 주포가 건재하다. 벤치자원이 풍부하므로 교체, 체력 안배가 쉽다. 연세대가 장기전에 매우 유리한 이유다.

동국대 우위
하지만 동국대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변준형(동국대15, G)과 김승준(동국대13, F)등 앞 선이 터지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김광철(동국대13, G), 정호상(동국대15, G), 변준형을 이용한 3가드 시스템도 비장의 무기다. 또 서대성 감독의 변칙 전술이 포인트가 될 것이다. 속공 전개가 뛰어나고 이를 이용한 공격을 주로 펼친다.

경기 전개 예상
연세대는 높이를 적극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용, 박인태등 장신 자원들을 통한 돌파와 포스트-업 공격이 주로 펼칠 것, 허 훈의 외곽슛이 터지며 쉽게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뒤집어보면 이 모든것들이 동국대가 막아야 할 부분이다. 공격에서는 변준형과 김승준, 김광철의 외곽포를 믿어야 할 것이다. 또한 높이에서는 승산이 없으므로 역습이나 속공을 통해 점수를 쌓을 것, 오늘 연세대와 경기를 치른 중앙대가 전반을 치렀던 방식과 유사한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연세대의 세컨 리바운드 후 득점은 상대팀이 점수를 내주는 가장 큰 루트다. 이를 처리하는 부분에서 능숙하므로 아예 초반부터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 볼을 내주지 않는게 중요하다.


중앙대vs단국대

중앙대 우위
변수는 있겠지만, 중앙대의 우위를 예상한다. 베스트 5가 탄탄하다. 박재한(중앙대13, G)의 리딩이 완전히 물이 올랐다. 구석구석 찔러주는 A패스가 일품이다. 박지훈(중앙대13, G)의 존재도 믿음직하다. 김국찬(중앙대14, F), 김우재의 성장도 반갑다. 정인덕(중앙대13, F)은 장신이지만 3점슛도 정확하다.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4개를 시도, 3개를 꽂았다.

단국대 우위
단국대 또한 탄탄한 라인업을 보유했다. 홍순규, 하도현이 지키는 골밑은 든든하다. 권시현(단국대14, G)은 경기가 안 풀릴때 한방을 터트려 줄 수 있는 선수다. 이재원(단국대14, F), 원종훈(단국대14, G)도 준수한 기량을 지녔다. 이 5명이 코트에 설 때 큰 시너지 효과가 난다. 임현택(입학예정, F) 또한 제몫을 해낸다. 전태영(단국대14, G)의 부상이 아쉽다.

경기 전개 예상
베스트 5가 좋고 벤치멤버가 다소 빈약한(?) 팀들인 만큼 이들을 오랜시간 기용할 것, 중앙대는 박재한의 빠른 돌파와 시야를 이용해 많은 찬스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빼주는 A패스를 정인덕과 김국찬이 잘 해결할 수 있는가가 경기의 성패를 가를것이다. 다만 경기가 안 풀리면 박지훈의 아이솔레이션 플레이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이런 부분을 단국대가 이용할 수 있을 것, 홍순규와 하도현, 김우재와 김국찬의 골밑 대결은 박빙이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앞 선 싸움이 승부를 가르는데 아무래도 중앙대가 조금 더 유리할 것. 중앙대의 우위를 논한 이유다. 이들을 잡으려면 권시현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격비중이 많다보니 중요한 순간 슛을 난사하곤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좀 더 성공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4강 Preview는 2일 동국대vs연세대 경기가 끝나고 작성될 예정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5 08:5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