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보드의 기능은 100여개 이상으로, 본교는 그 중 타 대학이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기능 위주로 30개를 탑재할 예정이다. 사용자인 교수, 학생의 입장을 구분해 각 집단에게 주요한 기능을 살펴봤다.
학생, 열심히 공부하는 환경 조성
# 학생 A 씨는 수업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블랙보드에 접속한다. 이북 기능(e-book)을 이용해 오늘 배운 경제학 수업 내용에 대한 예시 문제를 풀기 위해서다. 한 시간 정도 복습 후, 그 주제를 바탕으로 한 레포트를 작성해 파일을 블로그에 올린다. 파일을 올리고 ‘히스토리’란의 ‘자세히 보기’를 클릭하자 자동적으로 ‘Safe-Assignment’ 기능을 통해 표절 정도가 30%로 체크됐고, 글자 수는 7345자로 기록됐다. 레포트 기준이 5000자 내외였기에 A 씨는 레포트를 수정했고, 수정 내용과 수정 횟수가 또 기록됐다. 저녁을 먹은 후, 그는 밤 11시에 IM 메시지’ 원격 기능으로 팀원들과 모여 발표연습을 했다.
새로 도입되는 블랙보드의 ‘블로그’, ‘IM 메시지’ 기능은 팀 과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블로그 기능은 어떤 학생이 몇 자를 썼는지는 물론, 과제 수정 기록이 남아 학생이 얼마나 많은 퇴고와 사고의 과정을 거쳤는지도 알 수 있다. 퇴고의 횟수뿐만 아니라 내용도 기록되기에 질적인 정보도 담당 교수가 볼 수 있다.
IM 메시지는 메신저로, 별도의 친구추가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같이 수업을 듣는 수강생이 친구목록에 추가되며, 연결을 허락한 경우 원격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른 학생의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여러 학생들이 모이지 않고 하나의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수정할 때 편리하다. 전미현 교수학습개발원 연구원은 “그동안 학생들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팀프로젝트를 힘들어 했던 걸로 안다”며 “원격프로그램으로 ppt 등의 화면을 공유해 만나지 않고도 팀 과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북(e-book)’ 기능을 활용하면 전공 서적과 관련된 정보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다. 본교 전공서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학술출판업체인 ‘Pearson’, ‘Wiley’, ‘Mcgraw-hill’이 블랙보드와 협약을 맺고 있어, 예시문제나 실습 프로그램 등 추가적인 컨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장정아 교수학습개발원 연구원은 “이북은 서적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며 “이북만 구매하면 그 책에 따른 추가적인 학습 내용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KU에선 강의 수강생끼리의 과제 유사성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블랙보드는 ‘Safe-Assignment’ 기능을 이용해 과제의 표절검사도 할 수 있다. 학생이 블랙보드에 과제를 올리면 모든 인터넷 공개사이트, 미국 블랙보드 본사 DB, 그리고 본교 표절 검사 프로그램 DB에 존재하는 문서와의 비교가 이뤄진다.
▲ 블랙보드의 캘린더 기능은 교수가 과제 기한을 등록했을 때 자동으로 학생 캘린더에 저장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교수, 효과적인 수업 진행 가능해져
# 정치외교학과의 B 교수는 중간, 기말 고사 외에도 2번의 퀴즈를 본다. 그는 퀴즈 창에 세계 지도를 첨부한 후 ‘신생 민주주의적 특징을 보이는 주요 국가의 위치를 표시하고 각 국가의 민주주의적 특징을 적어라’ 라는 첫 번째 퀴즈를 냈다. 온라인상에서 학생들이 국가의 위치를 직접 표시 하라는 것이다. B 교수는 ‘개인별 맞춤 학습’ 기능을 통해 이 퀴즈에서 70점 이상을 받은 학생에 한해서 두 번째 퀴즈를 풀 수 있는 단계적 프로세스를 설정했다. 퀴즈 설정이 완료되자 블랙보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생들은 푸시 알림을 받는다. B 교수는 퀴즈 채점과 동시에 댓글로 코멘트를 달아주며 하루를 바삐 보낸다.
블랙보드는 e-learning 컨텐츠를 사용해 개인별 맞춤 학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수가 학생들이 블랙보드에 게시된 1주차 영상을 보고 퀴즈를 풀어 50점이 넘지 않을 경우 다음 수업을 들을 수 없는 등의 단계적 절차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이용해본 교수들은 취지는 좋지만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생명의 이해’ 강의를 하는 박세호(생명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퀴즈가 같은 시간에 시작해 정확히 같이 끝나야 하는데 접속이 안됐다는 불평을 표하는 학생이 있어 많은 시도 끝에 퀴즈 도입을 포기했었다”며 “온라인 퀴즈는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시간도 절약하는 장점이 있는 만큼 이러한 기술적 장애들이 발생했을 때 개선이 빨리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EKU는 △단답형 △객관식 △주관식 △O, X 등 사용할 수 있는 4가지 유형의 퀴즈가 제공됐다. 하지만 블랙보드는 사람 몸 그림을 제시하고 신장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 신장의 위치를 직접 클릭하는 문제, 줄을 이어 푸는 문제 등 17가지 유형이 가능하다. 성적관리도 더 세분화 된다. 기존 EKU는 △중간 △기말 △퀴즈 △과제와 같이 성적을 산출할 부분이 정해져 있었다면, 블랙보드는 성적을 산출할 카테고리를 교수가 직접 만들 수 있으며 학생이 과제를 얼마나 수정했는지 등이 블랙보드에 자동으로 기록돼 과정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
모두의 적극적 자세 필요해
내년부터 전면적인 블랙보드 도입을 앞두고 5월, 9월에 교수 대상 워크숍이 열려 25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도 학기마다 열려 50여 명의 학생이 들었다. 교수학습개발원은 Kupid, 메일, 블랙보드 공지 배너, 고파스 등에 블랙보드 도입을 홍보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학생들이 블랙보드에 대한 정확한 기능과 이용 방법을 알지 못한다. 석지혜(문과대 서문10) 씨는 “EKU가 블랙보드로 바뀌는 지도 몰랐다”며 “주변의 친구들도 많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미현 교수학습개발원 연구원은 “2015년 학기 초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블랙보드에 대한 추가적인 워크숍과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블랙보드 사이트 공지사항에 이용방법 동영상 등이 게시돼 있어 블랙보드 이용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하나 기자 knock@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9:29: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