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진 본교 교수가 사표를 제출해 면직 처리됐다. 본교 공과대 전(前) 교수는 자신이 지도하던 대학원생에게 지속적으로 사귀자고 하며 강제 추행을 하는 등성적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수는 11월 26일 열린 법인 인사위원회에서 사표가 수리돼 면직 처리됐다. 명순구 교무처장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인사위원회에서 절차를 거쳐 사표를 수리했다”며 “다른 이유로 사표를 낸 경우와 동일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본교의 관할권 벗어나
  이에 본교 차원의 사건 처리는 최근 논란이 된 서울대 성추문과 유사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교무처 측은 본교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양성평등센터에서는 더 이상 사건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없으며, 경찰 수사를 통해 잘못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표가 수리된 이상, 해당 교수는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본교 규정에 명시된 징계를 받지 않는다. 성희롱 가해자로 추정되는 교수의 징계를 논의하기 위한 교수징계위원회 또한 열리지 않는다.

끊임없는 대학원생 인권문제
   서울대와 본교의 사건뿐만 아니라, 대학원생의 인권 유린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박원익 대학원총학생회(원총) 회장은 ‘대학원생이 교수에게 진로를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구조’를 문제 발생 원인으로 꼽았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평등한 관계다보니, 상대적으로 약한 피해자가 신고를 비롯한 문제 해결조차 꺼리게 되는 것이다. 박원익 회장은 “인권 규범과 인권센터 설립 등으로 발전적인 문제해결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수 사회 내에서 교내 인권 문제에 대한 담론화와 논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총 측은 총장선거가 완료되면 인권센터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행되는 교육, 인식 낮은 구성원
  빈번하게 발생하는 본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성 인지 교육 등 예방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성평등센터의 노정민 상담사는 “이미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데에도 학내 구성원에게 정보를 전달하려고하면 참여율도 낮고 관심도 없다”며 “구성원의 참여와 지속적 관심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본교는 성 희롱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양성평등센터는 매년 1회 이상 전체교수회의에서 30분 이상 성교육을 실시하며, 신임 교원 대상 오리엔테이션에서도 교육을 실시한다. 회의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지 않는 구성원을 위해 전체 교수에게 브로슈어와 뉴스레터 또한 발송한다. 센터 측은 “정보를 보내도 확인하지 않는 분이 대부분이며, 심지어 보내지 말라고 하시는 분도 있다”며 “정보를 보고, 문제를 인식하는 것은 그 분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캠퍼스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양성평등센터는 캠퍼스 전체적으로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가 조성돼야한다고 한다. 노정민 상담사는 “교수와 지도학생 간의 공적 관계라는 선을 넘을 때 성희롱, 사적 업무 지시, 논문 대필 등의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며 “공과 사의 선을 지키는 면학, 연구 분위기가 확립돼야한다”고 했다. 대학원생 사이에서도 문제를 인지하면 연대할 필요가 있다. 그는 “자신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성희롱이 발생해도 모른 척 하는 것은 제2,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한다”며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tardis@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3: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