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 1번 지음 서재우 정후보(우) 강민구 부후보(좌)
▲ 기호2번 그리다 KU 강훈구 정후보(좌), 고소미 부후보(우)
과반에서 시작하는 총학생회
지음과 그리다KU 선본 모두 총학생회와 과반 학생회의 소통을 강조했다. 2014년도 안암총학생회의 부정 선거로 학생사회의 신뢰를 잃었다는 이유에서다. 과반학생회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지음 선본은 총학생회 정책예고제와 학생자치특별위원회 신설을 제시했다. 총학생회 정책예고제는 기존 총 학생회처럼 사업에 대한 사후 보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시행 전 학생들 사이에서 논의의 장을 열어 피드백을 받겠다는 것이다. 또한 지음 선본은 과반학생회를 돕는 총학 산하의 학생자치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지음 선본의 강민구 부후보는 “총학생회와 과반학생회 간 교류와 피드백을 통해 학생 사회에 대한 공론의 장을 구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다KU 선본은 ‘과반에서 시작한다’와 ‘축제 같은 중운위’를 제시했다. 과반 학생회와의 소통 방법으로는 △매주 과반 운영회의에 참여 △과반 간 합동 행사 지원 △총학생회 차원의 과반 일정 공지 등을 제시했다. ‘축제 같은 중운위’는 중운위에 일반 학생들이 참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이를 모르기에 중운위 참여를 독려하고 홍보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모든 단과대에서 번갈아가며 중운위를 개최하도록 하며 해당 단과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다KU 선본의 강훈구 정후보는 “기존 중운위는 안건이 그 안에서만 논의됐다”며 “그리다KU는 과반으로 논의의 장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두선본의 공통된 공약에 기존 학생회장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현빈 전 서어서문학과 학생회장은 “과반 학생회와 소통할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된다면 긍정적인 공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화윤 전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은 “과반 학생회도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총학생회가 과반 학생회의 자치까지 신경 쓰는 건 비효율적”이라면서도 “의제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가 생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와의 협상 통해 공론화
지음 선본은 계절학기 등록금 인하, 입학금 사용내역 공개 등을 학교 측에 요구하겠다고 제시했다. 요구 사항이 요구에만 그쳐 실질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강민구 부후보는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수합한 후, 학생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요구를 학교 측에 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다KU 선본은 ‘총장 만나는 총학생회’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학생 대표자로서 총장을 만나고 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차기 총장의 공약을 수합해 학생들이 바라는 공약을 이행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훈구 정후보는 “차기 총장 당선자에게 학생들이 원하는 총장과 공약 이행 과정을 공개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찬(정보대 컴퓨터13) 씨는 “총학생회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학생 복지 공약 강세
양 선본 모두 학생 복지에 대한 공약이 두드러졌다. 지음 선본은 기숙사 신축 추진 사업을 핵심적인 복지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음 선본이 내건 공약은 개운산 부근에 신축될 기숙사의 △금액 인하 △내국인 비율 확충 △신축 기숙사의 정류장 신설 계획을 담고 있다. 이에 시설부 권진택 주임은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는 단체들을 설득한다면 실현 가능한 공약”이라고 평했다.
그리다KU 선본은 학생복지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복지를 지향한다. 기존 학생회의 복지는 학생회 임기가 끝나면 멈춰버려 지속성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인 복지 방안으로 지속적인 제휴할인 서비스인 그리다BOOK 등이 있다. 강훈구 정후보는 “복지 사업 진행 후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복위에 양도해 복지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공약은 학교와의 논의 없어
지음 선본은 핵심 공약으로 핵심교양과 선택교양의 일원화를 제시했다. 핵심교양과 선택교양의 구분을 없애 졸업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핵심교양 개수가 적어지면서 핵심교양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조에서 나온 공약이다. 지음 선본의 서재우 정후보는 “핵심교양과 선택교양으로 학문의 상하를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학교와 논의된 바 없어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기 힘들다. 박은정 교양교육실 과장은 “교양교육실과 한 번도 논의된 부분이 아니기에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음 선본의 서재우 정후보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공약으로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리다KU 선본은 주요 공약으로 생활협동조합(생협) 설치를 제시했지만 실질적으로 설치와 운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전에도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에게 생협 설치를 요구했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현재 본교는 임대료를 받고 학생식당 등의 업체를 위탁 운영하는 체제다. 후생복지부 임대윤 씨는 “위탁운영의 임대료는 모두 학생 장학금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 생협도 있다. 세종대 생협은 5년간 2억 원의 적자 등으로 인해 2014년을 끝으로 운영이 종료된다. 세종대 생협 관계자는 “생협의 성격상 부가 가치를 내는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 등 여러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학생들이 요구한다고 해서 생협을 설치하는 건 섣부를 수 있으며 대학 구성원 전체의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리다KU는 ‘플리마켓’을 제시했다. 플리마켓을 운영하며 생협의 가능성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강훈구 정후보는 “벼룩시장으로 시작해 서울대 내 상설매장으로 입점한 ‘마켓인유’의 사례도 있어 충분히 실현 가능한 공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민지 기자 you@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8 04:4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