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성평등상담실 김영희 상담교수가 본교에서 성매매 예방교육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율도 관심도 저조한 학생대상교육
1학년 학생은 1학년 세미나 중 하나인 ‘성인지 감수성’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며, 재학생을 대상으로는 특강 형식의 교육이 진행된다. 2014년 ‘성인지 감수성’ 세미나를 들은 김유빈(문과대 한문14) 씨는 “의무적인 강의라 듣긴 했지만 실제로 기억에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2014년 2학기에는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서강대 성평등상담실 김영희 상담교수가 성매매 예방 교육 특강이 진행 했을 때 참여 학생은 7명뿐이었다. 재학 중 성범죄 예방 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경영학과 12학번 여학생은 “교내 현수막을 보고 특강이 진행되는 것은 알았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성평등센터 노정민 씨는 “학생들은 취업, 성적 걱정 때문에 바쁘고 성범죄를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 교육 자체를 귀찮아한다”며 “공개 강의를 크게 열어도 학생이 많이 오지 않는다” 고 말했다.
평균 못 미치는 교직원 대상 교육 이수율
교직원과 교수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예방교육도 실효성이 낮다. 교육은 신임교원 오리엔테이션, 전체교수 세미나 등에서 1년에 5번 정도 진행되지만 이 또한 참여율이 저조하다. 여성가족부가 2013년에 조사한 ‘대학 성희롱 방지 조치’ 자료에 따르면 본교 교직원 및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예방 교육 이수율은 61%로 전국 416개 대학 평균인 77%에 비해 15%p 이상 낮다. 문과대의 한 교수는 본교의 성범죄 예방 교육에 대해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정도의 생각이다”라며 “교육보다는 실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올해부터 교육의무화
서울대는 성추행 사건으로 논란이 된 후 올해 1학기부터 인권·성평등 교육을 의무화 했다. 예방 교육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 교원은 승진 시, 신규 임용교원은 임용 전 교육을 받고 난 후 발급되는 인권·성평등 교육 수료증을 제출해야 한다. 2016년부터는 교육을 듣지 않은 학내 구성원에게 아이디카드 제한을 통한 건물 출입 금지, 기숙사 신청 제한 등의 규제 조치를 고려중이다.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교육부 채기자 씨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핑계로 많은 대학이 성범죄 예방교육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이 성범죄 예방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에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강대 성평등 상담실의 김영희 상담교수는 교육의 대상인 학내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를 강조했다. 김영희 상담교수는 “법과 제도가 갖춰져 있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학내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실천”이라며 “구성원이 교육 받을 동기가 부여돼있다면 실효성이 있는 성범죄 예방 교육이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글┃이영나기자 lyn@kukey.com
사진┃박승아기자 pluvp@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7:09: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