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워커 정희원, 어엿한 팀의 중심으로

글 박선우 기자

사진 김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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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남녀대학농구리그에서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가 단국대학교를 101-90으로 꺾고 4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중심엔 21득점(3점 슛 6개)과 5리바운드를 올리며 맹활약한 정희원(체교13, F)이 있었다.

블루워커, 통상 궂은일을 잘하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고려대 농구부에 이 단어와 아주 잘 어울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정희원이다. 정희원은 그동안 팀의 궂은일과 파이팅을 도맡으며 팀의 운동 분위기를 살리는 선수였다. 하지만 4학년이 된 이번 시즌엔 앞서 말한 역할과 더불어 맹렬한 공격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희원은 이번 경기뿐만 아니라 리그가 시작되고 평균 14.75점의 득점과 53.6%(15/28)의 가공할만한 3점 슛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절정의 슛 감각에 대한 비결을 묻자 “평소에 훈련할 때 조금 더 집중해서 하고 코치님들의 주문으로 (박)정현(체교16, C)이와 두 명이 한 조가 돼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높이가 좋은 정현이가 포스트에서 빼주는 볼 위주로 슈팅 훈련을 하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돼 오늘도 좋은 슛 감을 유지한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요즘 좋아 보이는 팀 분위기에 대해선 “주장 (이)종현(체교13, C)이가 리드를 잘해주기 때문에 4학년들도 종현이를 도와 힘을 내고 있고 3학년, 2학년, 1학년 모두 리드를 잘 따라줘서 팀의 좋은 분위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라며 주장의 리더십을 칭찬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정희원은 요즘 언론사 기자들한테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이다. 그에 따른 인터뷰와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는 “작년의 (문)성곤(체교12, KGC)이형의 역할이 워낙 컸기 때문에 더 관심을 받는 게 아닌가 싶고, 그만큼 제가 성곤이 형의 공백을 잘 메워야 하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선수다 보니까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고, 그것 때문이라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라며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애정도 빼놓지 않았다. 정희원은 “우선 힘들 때도 부모님이 옆에서 많은 힘이 돼주셨고 지금도 아들에게 뭐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준비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또 밖에서 많은 정보를 얻으셔서 약이나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챙겨주려고 하는데 부모님 얼굴을 생각해서라도 운동이 힘들지만, 열심히 해서 좋은 플레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리그 4연승 중인데 몇 연승까지 가능할 것 같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저희는 무조건 전승 우승이 목표입니다, MBC배 때 형들이 이뤄놓은 3연패를 저희가 이어나가지 못해서 리그에서만큼은 지지 않고 우승해 다 같이 즐겁게 농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추가경(晩秋佳景). 늦가을의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으로 의역하면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라고 쓰이기도 한다. 정희원은 좋은 기량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꾸준한 재활과 자기 관리로 당당히 코트에 나서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그가 4학년인 2016년, 조금 늦게 핀 정희원이라는 꽃이 만개할지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