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굴 복귀 완료. 국가대표 삼총사 문성곤,강상재,이종현




                                                                                              글 송승엽 기자ㅣ사진 조현석 기자

                                                                                                  http://blog.naver.com/sportsku/220503657024

참 오랜만이다.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피곤한 기색들이 역력했지만 얼굴에서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플레이에서는 성숙미를. 마음가짐에서는 여유를 담아왔다.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되어 경기를 치른 뒤 얼마 전 팀에 복귀한 문성곤(체교12, F)과 이종현(체교13, C), 강상재(체교13, F)의 이야기다. 지난 8일 열렸던 2015 남녀대학 농구리그 플레이오프 4강에서 고려대학교가 건국대학교를 79-66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49점을 합작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 세 선수의 삼인삼색 인터뷰를 담아보았다.


우선 맏형 문성곤을 만났다. 문성곤은 팀의 주장인 이동엽(체교12, G)와 함께 고려대의 황금기를 이끄는 주자이자 그 중심에 서 있는 남자다.196cm의 장신임에도 불구, 부드러운 움직임과 한번 불 붙으면 쉬이 꺼지지 않는 외곽 슛 능력을 지녔다. 슛이 안 풀렸을 때에도 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날카로운 페네트레이션 능력도 지녔다. 뭐니뭐니해도 문성곤의 최대 장점은 상대를 옭아매는 탄탄한 수비력이다. 작년 대학무대 스틸상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수비 능력을 보유한 그는 이러한 특별한 재능들로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2015 KBL 신인 드래프트의 유력한 1순위 지명자이자 향후 한국농구를 이끌어 갈 주자로 꼽히는 그를 만나보았다.

그는 경기가 끝난 직후에 이루어진 인터뷰가 다소 힘들 법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 특유의 차분하고 간결한 어조로 기자의 물음에 답하며 좋은 인터뷰어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첫 번째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을 때와 현재 두 번째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을 비교해 보았을 때 환경이나 상황 등에서 다른 점이 있냐는 질문에 “국가대표에 처음 선발되었을 때에는 좋은 기량을 가진 선배들에게 하나하나 배우고 경험을 쌓는다는 느낌으로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조금 더 목표를 넓게 가지자 라는 마음을 들고 출전했습니다. 처음에 선발되었던 국가대표가 앞서 말씀드렸듯 배우기 위해 갔던 자리라면 이번에는 나도 한번 경쟁력을 살려서 도전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했던 것 같습니다."라는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귀국 후 맞이한 첫 경기인 건국대와의 4강전에 대해서는 “사실은 아직 몸 상태가 워낙 안 좋아서..어떤 정신으로 뛰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슈팅같은 경우에는 리듬(슛 템포)이 계속 좋은데, 약간씩 초점이 빗나가는 게 있어서.. 그것만 잘 보완하면 추후 경기에 임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자체 평가를 했다.

건국대와의 경기 전 치뤄진 플레이오프 4강 경기에서 연세대학교가 경희대학교를 꺾고 결정전에 진출하며 MBC배와 정기전에 이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학리그 경기와 MBC배, 정기전에 이어 벌써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치게 된 양 팀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아내야 할 문성곤은 고연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그는 ‘반드시 이긴다’라는 생각과 함께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강조했다. 이는 강상재와 이종현 또한 비슷한 생각이었다. 이 세 남자에게 연세대와의 경기는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자존심을 건 결전이자 정상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이었다.

끝으로 26일 열리는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그에게 드래프트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각오를 물었다. 1순위 선발이 유력하기에 가고싶은 팀이 있는지에 대한 다소 뻔한 질문 또한 함께였다. 이런 난감한 질문에도 그는 주저함이 없었다. “어느 팀에 선발되는 것은 중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선발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할 것이고, 마지막으로 각오가 있다고 하면 제가 소속된 팀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드래프트에 임하겠습니다” 라며 성숙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한눈팔지 않고 목표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그를 진심으로 응원해보았다.  



문성곤에 이어 이종현을 만나보았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과 김주성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는 그는 작년 아시안게임과 올해 NBA 도전이라는 큰 산을 넘으며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며 팀의 대들보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번 정기전에서 MVP급 활약을 펼치며 연세대를 꺾는 일등공신이 되었고 정기전이 끝난 뒤 출전한 제28회FIBA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는 국가대표팀의 주력 멤버로 나섰고 9경기 평균 10.1득점. 3.1 리바운드. 1.9 블록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우선 그에게 성인 국가대표에 다시 한 번 선발된 것을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건넸다. 작년에 열린 아시안게임과 올해 아시아선수권 대표팀에 모두 승선했던 그이기에 새삼스러운 인사치레였지만 이종현은 겸손하게 인사를 받고는 기자의 질문을 경청했다. 우선 아시안게임에 나선 작년과 아시아선수권에 나섰던 올해를 비교해보았을 때 마음가짐이나 플레이에서 달라진 부분이 분명 있을 것 같았다.

질문을 받고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우선 작년에는 금메달이라는 좋은 성적을 얻었기 때문에.. 대회에 참여했던 저를 포함해 몇몇 미필 선배님들은 감사하게도 병역 면제라는 혜택을 받기도 했습니다. 선배님들이 이러한 혜택을 받고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몇 배로 욕을 먹고, 그렇기에 더욱 노력하라는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올해 참가한 대회에서도 자만심을 경계하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라며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팬들의 성원에 실력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그의 의지가 빛난 답변이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농구 협회의 지원에 관한 질문에도 그는 조심스레 답변을 이어나갔다. 다소 민감한 부분이 될 수 있었지만 그는 담담히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예전에 (양)동근이형이 인터뷰했다시피 선수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지원에 대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현재 많은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과 내후년의 대표팀에 대한 지원 이라던지 그러한 부분이 조금 더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과 팀의 활약을 자체 평가 해달라는 질문에는 “평가라...잘 모르겠습니다. 우선은 현재 대표팀이 가운데(포스트)가 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대회 6등이라는 성적과 귀결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중간 포스트를 보강한다면 조금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단점을 짚어냈다.
다음 경기에서 만나게 될 연세대와의 챔피언 결정전에 대한 준비에서는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대회나 일정으로 인해 체력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과 의지로 이겨내겠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성실히 인터뷰에 임해준 두 선수를 보내고 마지막 인터뷰어인 강상재를 맞이했다. 현재 강상재는 한국 농구계에서 가장 핫한 유망주다. 올해 열린 아시아 퍼시픽 챌린지와 유니버시아드에서 태극 마크를 달았고 MBC배와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며 팀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주었고 이제는 성인 국가 대표팀까지 승선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갱신하고 있다. 이승현(체교11)을 연상시키는 정확한 야투능력과 탄탄한 포스트 업 능력, 거기에 찬스가 날 때마다 시도하는 3점 등 넓은 공격 반경은 수비 입장에서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또한 표정과 감정표현이 일관된 것으로 유명한 NBA의 탑 빅맨 팀 던컨을 연상케 하는 ‘무심함’은 어느새 강상재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그에게도 성인 국가대표에 처음으로 승선한 것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대표팀에 승선한 소감을 물었다.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화답한 그는 기자의 질문에 간단명료하지만 울림이 있는 답변을 건넸다. “아무래도 첫 성인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것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많이 혼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걱정하고 긴장했던 것 보다 재밌었고, 저에겐 매우 큰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종현과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이번 대회에서 펼쳤던 자신의 활약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요청을 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는 “사실 잘 못 매길 것 같습니다. 제가 경기에 들어가서 많은 것을 보여드리진 못했기 때문에 제 활약을 이렇다 하고 판단할 순 없고, 다음에 성인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게 된다면 그 때는 자신있게 점수를 매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며 겸손한 대답을 건넸다.

출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치른 경기라 컨디션이 떨어졌을법한데도 불구, 22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경기 수훈감으로 뽑힌 그에게 활약에 대한 비결과 경기에 임하며 가졌던 마인드에 대해 물었다. “아무래도 국가대표에서는 신장이 크고 힘이 좋은 선수들을 막다 보니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저희와 비슷한 조건의 대학 선수들과 경기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이것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연세대와의 챔피언 결정전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경기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플레이에 대해 물음을 건넸다.“ 우선 연대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무조건 이긴다‘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이번에도 그러한 마음가짐에 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리바운드를 포함해 어떤 플레이라도 할 것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든든한 각오를 내비쳤다.


대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승선한 이들의 활약과 애국심은 먼 타지인 중국에서도 빛났다. 단지 어린 선수라고 생각했던 3명의 선수는 어느새 성장하여 한국 농구계의새로운 기틀을 세울 목재이자 빛나는 보석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이들이 이끌어 갈 한국 농구계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되는 바이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7 13: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