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스퀘어 지하 1층에 위치한 자연계 학사지원본부. 이 곳은 이공계의 학사행정을 총괄한다.


9월 1일 본교 행정체계가 ‘학교 본부-학사지원본부-단과대 행정실-학과사무실’ 체제로 개편됐다. 개편 직전인 8월부터 두 달에 걸쳐 학과사무실 50여 곳과 단과대 행정실, 각 학사지원본부 등을 방문해 개편된 행정체계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근무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들었다.


대체로 긍정적, ‘업무량 과중’ 의견도

조사 결과 상당수 직원이 이번 행정체계 개편을 통해 행정서비스가 보다 학생과 교수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며 긍정적인 평을 내놨다. 학과 업무를 학과사무실에서 처리해 보다 이용자친화적인 서비스가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복수의 학과사무실 직원들이 업무가 과중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업무 과중을 토로하는 직원들은 행정체계가 개편되면서 단과대 학사지원부에서 맡았던 장학, 졸업사정, 학사행정 안내 등의 업무가 학과사무실로 이관됐고, 이를 담당하는 직원이 한두 명으로 적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계 학과사무실 직원 A씨는 “처우에 비해 업무가 과중한 데다 혼자서 한 학과의 업무를 도맡다 보니 휴가 기간이 있어도 휴가를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계 학과사무실 직원 B씨는 “한 직원이 다양한 업무를 한꺼번에 도맡아 하기에 업무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행정체계 개편을 주도한 기획팀은 업무의 담당 소관이 달라졌을 뿐, 업무량 자체가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정기 기획팀장은 “기존의 학사지원부 인원이 4명이었다면, 개편으로 4명이 학과별로 배치된 것일 뿐”이라며 “여러 가지 업무를 학과사무실 직원이 담당하게 됐지만, 업무량은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은 인력을 배치한 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박 팀장은 “재학생과 대학원생, 전임 교수와 비전임 교수, 학과별 복수전공 학생 등을 고려해서 인력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자연계 학과사무실 직원 C씨는 “과중한 업무량은 결국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질 좋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급한 개편이란 지적도

일부 직원들은 학사체계 개편 전에 시범 운영이 없었고 학사업무 교육도 미흡해 성급한 개편이었다고 지적했다. 인문사회계 학과사무실 D씨는 “공통교육기간과 각 대학 별로 교육 기간이 있었지만, 실무교육이 아니다 보니 행정 업무를 익히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학과사무실 E씨는 “9월 중순에도 자신들의 업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주변 직원에게 질문하는 직원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에 박정기 팀장은 “실무적인 내용을 미리 습득하도록 학과별 업무 처리 과정이 담긴 매뉴얼을 각 학과사무실에 배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사지원본부와 연계해 마련한 이 매뉴얼에는 600페이지에 걸쳐 학과별 학사업무 처리 과정이 수록돼 있다. 이어 박 팀장은 “기존의 단과대 학사지원부 인력을 일부 남겨놓아 처음 실무를 접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문사회계 학과사무실 직원 E씨는 “매뉴얼로 업무 처리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부족했다”며 “학교 측에서 급히 교육을 진행한 것 같아 다소 불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자연계 캠퍼스 특성 반영은 ‘부족’

자연계 캠퍼스만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인문사회계 캠퍼스에만 맞춰 개편을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연계 학과사무실 직원 F씨는 “자연계 학생들은 이수해야 하는 필수 과목도 많고 제도도 복잡하다”며 “인문사회계 캠퍼스와 다른 부분이 있음에도, 현재 행정체계에서는 자연계 캠퍼스만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연계 학과사무실 직원 G씨는 “자연계 캠퍼스 학과사무실 사람들이 자연계 캠퍼스에 있는 학과에 특화된 업무를 잘 처리하도록 추가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인문사회계와 자연계 학사지원본부는 학사업무 교육을 위한 학사업무 직원 대상 워크샵을 19일에 열 예정이다. 조금생 인문사회계 학사지원본부 본부장은 “업무별로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팀도 10월 중순쯤 직원들의 불만과 애로사항을 조사하여 내년 학기까지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ㅣ김진철, 홍경준 기자  news@kukey.com
사진ㅣ조현제 기자 aleph@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7 04:5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