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한 미화노동자가 홍보관 앞에서 학생들에게 지지 서명을 받고 있다.
본교에서는 신축된 하나과학관에서의 인력차출 논란이 더해져 문제가 심화됐다. 본교 미화 용역업체인 C&S 자산관리(대표이사=박기준)는 하나과학관에 필요한 인원 일부를 중앙광장, 백주년기념관의 야간 조를 폐지해 충원하기로 하는 등 인원을 재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인력감축으로 간주해 수용하지 않았고, 현재는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하나과학관의 근무 공백을 메꾸고 있다.
노조 측은 하나과학관에 인력을 전부 충원하고 기존 야간 조 근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수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야간 조를 폐지하면 야간에 발생하는 쓰레기가 쌓여 주간 조의 노동 강도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야간 조 근무자들이 변경된 시간에 맞추지 못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승연 C&S 자산관리 이사는 “어떤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겠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원청인 학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노조 측은 2월 24일 총무부를 방문해 면담한 자리에서 학교가 건물마다 구체적으로 근무 인원을 명시했으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윤수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이번 사태는 용역업체가 인원을 감축하도록 학교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며 “학교가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학교 측은 업체에 직접 지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종 총무부 과장은 “현재의 용역시스템은 법에서 보장된 것이고 구체적인 협상은 용역업체에서 하는 것”이라며 “결국 노조와 용역업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윤수 조직부장이 “용역업체가 마음대로 인력을 감축할 수 없도록 계약서에 정확하게 인원을 명시해서 계약할 수 있느냐”고 묻자 박성종 과장은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24일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시작한 노조원들은 이번 주에도 서명운동을 진행해 이를 학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노조 측은 31일 총회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윤명순 서경지부 부지부장은 “학교의 입장은 변화가 없고, 당장 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종 과장은 “노조와 용역업체가 좀 더 진지하게 대화한다면 해결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학교는 양측이 결정하는 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경지부는 고용노동부에서 2012년에 발표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학교가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은 청소·경비 등 단순노무용역에 적용되는 것으로 지침에는 ‘근무인원을 명시’하고,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사립대가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어서 가이드라인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시중노임단가는 중소기업중앙회(회장=박성택)가 상·하반기 두 차례 발표하는 제조부분 노동자의 평균 노임으로 시간당 8019원이다.
사진│서동재 기자 awe@kukey.com
글│김영상 기자 video@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16:29: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