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관 엘리베이터에 세 명이 탑승하니 '만원'이었다.

1971년에 지어진 본교 학생회관(학관) 건물은 노후화돼 부분적으로 개보수 작업을 하고 있지만, 노후화된 건물 시설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많다. 동아리방 등의 학생자치공간이 밀집된 공간이기에 건물 전체 보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명만 타도 정원초과인 엘리베이터

학관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2002년에 6층의 1개 층이 증축되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수용 인원이 적어 엘리베이터가 제 기능을 다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유광한(정경대 정경15) 씨는 “문선연습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자주 탔는데, 3명만 타도 정원초과 표시가 뜰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정원이 체감적으로 적은 것은 관리자가 원래 탑승정원인 6명을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제어장치에서 적재 무게를 줄여 설정해놓았기 때문이다. 학관 엘리베이터 관리를 맡은 박대성 현대엘리베이터 엔지니어는 “엘리베이터가 노후화되면 본래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며 “사람이 타고 있는 상태에서 고장 날 수도 있어, 안전을 위해 원래 정원의 65% 정도만 탑승하게 정원을 줄여놓았다”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가 작동 중 멈추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오태경(문과대 심리13) 씨는 “친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 중간에 멈춰 30분가량 꼼짝도 못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대성 엔지니어는 “엘리베이터는 보통 10년마다 바꿔줘야 한다”면서 “사실상 이렇게나 노후화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총무부 관계자는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면 즉시 수리하고 있지만, 아예 교체하는 것은 더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물 새고 김 나는 라디에이터

각 동아리방과 복도에 설치된 라디에이터도 노후화되긴 마찬가지다. 김찬수(경영대 경영14) 씨는 “겨울에 라디에이터에서 물이 줄줄 새고, 심지어는 김이 나온 적도 있다”며 “겁도 나고 라디에이터가 오래돼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소은(미디어14) 씨는 “겨울철에는 너무 추워서 라디에이터 작동 자체가 잘 되는지도 의문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라디에이터가 오래돼 작동이 멈출 때가 많고 고장도 잦다. 동아리연합회 김근우 회장은 “올해 한겨울에 2~3주가량 라디에이터가 작동을 안 했을 때가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 확인 후에 사고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멈춘 거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시설부 이제호 과장은 “학관 라디에이터는 보일러를 통해 작동되는 시스템인데 보일러가 너무 노후돼, 올해 초에 보일러 교체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이야기도 오가

노후화된 학관 건물을 두고 동아리연합회 및 총학생회와 학교 간에 리모델링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4월 초 신지영 학생처장은 직접 학관을 둘러보고, 동아리연합회 회장과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대표들과 리모델링에 대한 언급을 했다. 신지영 학생처장은 “구성원들 간 합의가 되고, 조건만 갖춰진다면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리모델링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학관 리모델링에 대한 가시적인 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학관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공사 기간 동안 기존에 학생들이 사용하던 동아리방과 자치공간을 대체할 공간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김근우 회장은 “전면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할지, 한 층씩 차례로 진행할지 학생회관을 사용하는 구성원끼리 논의를 더 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재우 안암총학생회장은 “학교 측과 학생 측으로 이뤄진 추진위원회를 꾸려서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생각”이라며 “학생 측 위원을 정하는 중이며, 이게 정해지면 바로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글│강수환 기자 swan@kukey.com
사진│장지희 기자 doby@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4 21:5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