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교육자인 학생은 의결권 행사 못해”학생과 총장과의 대화

고려대학교 학생회관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와 각종 중앙동아리가 자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치 공간이다.

동아리 연합회 모람은 노후화된 학생회관 리모델링을 위해 올해 3월부터 학생처장과 면담을 가졌고, 지난 4월에는 학생위원과 학교 관계자가 함께 공간 운영을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약속 받았다.

[전화 인터뷰 : 심재호 학생처장]
새단장 위원회를 꾸려서 주체는 학생처에서 새단장 위원회를 꾸릴 것이고 거기에 이제 동아리연합회 당연히 들어오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리모델링을 할 건지 부터 시작해서 한다면 어떻게 할 건지 이런 것들을 논의해보자고 (한 것이다.) 공간관리 위원회는 다른 쪽이다. 학생회관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보다 정확한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김근우 동아리연합회 회장은 지난 6월 3일 학생과 총장과의 대화에 패널로 참석해 염재호 총장과 대담을 가졌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피교육자’로서 학교 행정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학교 측의 강경한 태도였다.

<학생과 총장과의 대화 부분 발췌>
김근우 동아리연합회 회장 : 학생처장님이 약속하신 새단장 추진 위원회 관련 약속이 이행되었으면 좋겠고 공간관리 위원회를 통해서 학생들이 공간에 있어서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 : 여러분들이 의결권을 가지고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피교육자이기 때문에 학교 전체의 종합적인 판단이나 정책 방향에서 조종을 하면서, 나는 이것은 약속할 수 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많이 경청하겠다,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하면 반영시키겠다. 하지만 여러분에게 결정권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학생과 총장과의 대화에서는 학생회관 문제 이외에도 기숙사 신축, 등록금 인상, 성폭력 및 성소수자 인권 등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응답이 오갔다.

그러나 원론적인 논의에만 그치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는 불만도 있었다.

[인터뷰 : 미디어 학생회장 원종헌]
약간은 절반의 소득이었던 것 같은데 일단 기숙사 신축에 관한 원론적인 차원에서의 동의는 얻어냈지만 그것이 구체적인 계획과 학생들의 요구를 잘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 자체적으로 총장님께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주시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던 것 같은데 실질적인 요구안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한 점이 좀 많이 아쉬웠다.

한편, 염 총장의 발언이 sns 및 대자보 등을 통해 학우들 사이에 회자되며 날카로운 비판을 받고 있다.

대부분 학생을 미성숙한 대상으로 보는 시선이 불편하다는 내용이다.

<스탠딩>
염재호 총장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학교와 학생 관계를 갑-을 관계로 보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하면서도 학생을 피교육자로 상정해버린 모순을 두고 앞으로 얼마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UTV news 김자영
영상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4lYg7lxRl3k
            (01분 18초)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6 05:4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