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전의 아쉬운 무승부 속에 발견한 가능성, 

해결사 김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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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수연 기자

사진 미사키, 김하연 기자

23일 오후 3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와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간의 정기 고연전은 71-71, 무승부로 끝이 났다. 양 팀의 에이스인 이종현(체교13, C)과 최준용(연세대13, F)이 부상으로 인해 출전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시작된 경기는 초반 연세대가 완전한 흐름을 잡은 채 전개되었다. 3쿼터까지 거센 공격을 퍼부으며 10점 이상의 점수 차를 내던 연세대는 4쿼터에 힘이 빠진 듯 9득점에 그쳤다. 고려대는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리드를 내주었지만 4쿼터가 시작되자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며 뒷심을 발휘하여 아쉽지만 값진 무승부를 이루었다.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경기라는 정기전, 특히나 4쿼터엔 치열한 접전을 보이며 짜릿한 승부를 보여준 이 경기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며 활약한 선수가 있다. 정기전 3년 차답게 노련한 모습으로 경기를 이끌고 답답한 순간마다 시원한 3점포를 성공시킨 선수이자 강상재(체교13, F)와 함께 팀 내 2016 정기전 최다득점을 기록한 김낙현(체교14, G)을 만나보자.

Q. 아쉽게 무승부로 끝이 났지만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고려대 농구부를 6년 연속 무패 행진으로 이끌었습니다. 소감은 어떠한가요?

A. 제가 활약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연세대 농구부 선수들 중에 양재혁(연세대16, F), 김무성(연세대16, F) 등 오늘 정기전을 처음 뛴 선수들이 많았는데 너무 잘하더라고요. 그래도 저희가 마지막 4쿼터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서 경기가 잘 풀려 동점까지 따라간 것 같습니다. 모두 다 같이 잘해서 고려대가 이겼어야 했는데 무승부로 끝나 아쉬워요.

Q. 그래도 중요한 순간마다 3점 슛을 꽂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했습니다. 따로 3점 슛을 준비하셨나요?

A. 아무래도 3점 슛이 제 장기이다 보니 더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오늘 경기가 팀플레이 위주로 진행되어서 많이 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경기 중반 파울로 넘어진 후 부상으로 인해 교체되어 나갔다 들어왔어요.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A. 사실 전부터 다리에 계속 쥐가 났었어요. 그런데 상황상 제가 속공을 나가야 할 상황이라 경기를 멈출수가 없었어요. 쥐가 계속 나도 달렸는데 파울을 얻어내고 다리가 너무 아파 벤치로 갔어요. 피를 뽑고 스트레칭을 하니 많이 괜찮아져서 다시 코트로 나갔었습니다. 그런데 또 끝나고 나니 걸을때마다 아픈 것 같아요.

Q. 3쿼터까지 연세대에 리드를 내주며 끌려가는 경기를 보여줬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희가 연세대에 이기기 위하여 준비한 것이 정말 많아요. (허)훈(연세대14, G)이랑 (천)기범(연세대13, G)이 형의 돌파와 공격을 막는 걸 많이 준비해왔는데 초반부터 (허)훈이를 막는데 실패하면서 많은 득점을 내주었고 그로 인해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지게 된 것 같아요. 또 연세대가 속공이 빠르니까 미리 차단하는 것도 연습했는데 잘 안된 것도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아마 저희가 준비했던 게 제대로 통했으면 부상중인 (이)종현이 형이 나오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경기장에 들어오니까 긴장이 되어 잘 안되었던 것 같아요.

Q. 4쿼터가 시작할 때 까지 고려대는 연세대에 두 자릿수의 점수 차로 뒤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심정은 어땠나요?

A. 지금 뒤지고 있다고 여기서 포기하면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민족의 아리아가 울려서 힘이 났습니다.

Q. 고려대는 많이 벌어졌던 점수 차를 점점 줄이더니 종료 26초전 박정현의 득점으로 동점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작전타임 때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마지막 아이솔레이션 플레이는 약속된 플레이였나요?

A. 네. 아무래도 (이)종현이 형이 리바운드가 좋으니까 제가 레이업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여도 잡아 줄 거라는 생각으로 레이업을 올려놓았어요. 제 레이업이 실패한 후 (이)종현이 형의 슛이 돌아 나온 걸 제가 다시 성공시켰어야 했는데 실패했고 무승부로 끝이 났죠. 너무 아쉽고 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모두에게 정말 미안해요.

Q. 고려대는 다음주 2016년 마지막 일정인 남녀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습니다. 4강전에서 승리하면 챔피언 결정전에서 다시 연세대와 맞붙게 되는데 마음가짐이 어떠한가요?

A. 그때는 오늘 같은 정기전 분위기도 아니니 긴장이 덜 돼서 저희가 준비한 게 잘 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이길 거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내년에 4학년으로서 마지막 정기전을 치르게 됩니다. 최고참으로서 고연전을 맞이하는 포부 한마디를 해주세요.

A. 내년에도 긴말 없이 무패로 졸업할 겁니다. 마지막은 승리로 끝내고 싶어요. 후배들을 잘 이끌어 꼭 승리하겠습니다.

충분한 활약을 하고도 마지막 득점을 넣지 못했다며 미안하다는 김낙현. 이번 년도부터 주전으로 뛴 김낙현은 내년에 최고참 4학년으로서 경기를 운영하게 된다. 대학선발 국가대표에도 선발되는 등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김낙현의 내년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