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그 시작과 현황
-국내 원전 23기 운영중, 5기 건설중, 한국 정부의 명확한 원전건설의지, 그리고 원전비리


원자력 발전의 역사

원자력은 자연현상에 대한 원리발견을 출발점으로 한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원리'가 규명되고 차드윅의 중성자 발견과 함께 핵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원자력에 대한 기술개발이 급속도로 발전하였다. 1942년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 엔리코 페리리가 설계한 원자로(CP-1)에서 세계 최초로 우라늄 핵분열 연쇄반응실험이 성공하였다. 이것은 감속재로서 흑연을 사용한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미국이 시작한 원자폭탄 제조계획인 「맨하탄 계획」의 일환으로,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였다. 여기서 생산된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인 플루토늄으로 원자폭탄을 제조, 1945년 8월 일본의 나가사키에 투하하여 제2차 세계대전 종식의 전환점이 되었다. 

   세계대전으로 인해 원자력의 위력이 원자폭탄 형태로 처음 인류에게 알려지게 되었지만 민간에너지 공급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도출된다. 1951년부터는 원자력의 비폭력적 사용을 위한 연구가 확대되기 시작하였고, 1953년에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유엔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창하면서 미국의 원자력기술이 세계에 공개되었다. 이를 계기로 195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창설되고, 이로써 군사용 원자력이 아닌 민간 목적의 원자력발전과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가 등장한다.

  원자로에서 전기를 최초로 만들어낸 원자력 발전소는 흑연감속 비등경수 압력관형 원자로를 사용한 소련의 오브닌스크 원자력 발전소로, 1954년 6월 운전을 시작한다.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는 마그녹스 원자로를 사용한 영국 셀라필드에 위치한 콜더 홀(Calder Hall) 원자력 발전소로, 1956년 10월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 미국은 1957년부터 쉬핑포트 원자력발전을 시작했다.


원자력 발전의 사고

  그 후 1979년 3월 28일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에서 운전원의 조작 실수로 인한 냉각재 누출사고로 인해서, 노심용융사고가 일어났다. 그리고 1986년 4월 26일소비에트 연방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운전원들의 조작 실수로 인해 냉각재 누출사고가 발생, 멜트다운(노심용융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격납용기도 없었고, 운전원들이 비상노심냉각장치를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는 스리마일보다 더 컸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7등급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났다. 10 만명 이상의 피난주민이 발생했으며, 발전소 반경 20 km 이내 피난구역에 살던 주민들은 이주했다. 아직 직간접적인 피해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본 영토내 방사능 오염과 해양오염 및 수산물의 안전도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국도 원전의 지역적 분포를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영토 대부분이 피해가능범위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 원자력 발전의 역사

  우리나라는 1962년에 트리가 마크II(TRIGA Mark-II)연구용 원자로가 최초로 가동되면서 원자력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1971년에 기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1호기는 1978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원자력발전에 최초로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이승만 대통령 재임 때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유엔군 사령관을 통해 원자력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고, 1956년 한미원자력협정(“원자력의 비군사적 사용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협력을 위한 협정”)을 맺는다. 그 후 국내인력이 미국 아르곤원자력연구소로 유학을 떠났고, 이후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해 1970년 9월 경상남도 고리에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이때 건설된 우리나라 1호기인 고리원자력발전소는 600MW급으로 1978년 4월부터 본격 운전 개시해 한국은 세계 21번째로 원자력발전소 보유국이 된다. 이후 고리 2호기, 월성 1호기, 고리 3, 4호기, 영광 1,2호기 등이 차례로 건설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부산광역시에 6기, 영광군에 6기, 경주시에 5기, 울진군에 6기등 총 23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으며 신고리 3호기 등 5기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과 고리 1호기 원전 가동중단 등 원전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011년 4월 한국정부가 원전건설 의지를 재차 명확히 했다.


한국 원자력 발전 관련 안전문제

  2013년 5월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1,2호기 등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되었다는 사실을 발표하였다. 5월 30일에는 시험성적서 위조에 관련된 JS전선과 새한TEP본사 등이 압수수사 대상이 되었으며 6월 5일에는 한국전력기술 본사로 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6월18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이 관련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 후 전 한수원 사장의 체포, 현대중공업 본사의 압수수색, 전 JS전선 대표 구속,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 인사의 구속, 전 국정원 비서실장 출신 원전브로커의 구속, 한국전력 해외부문 부사장의 구속 등 정재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범주의 관련자들이 수사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원전비리 발생 1년이 지난 지금, 검찰이 1년새 100여명의 기소로 한수원이 쑥대밭이 되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들리지만, 원전관련 비리는 얼마나 척결되었으며 원전마피아로 불리는 정재계 네트워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원전비리에 대해 얼마나 깨끗하게 정리가 되었는지 그 자체에 대해서도 미지수이지만, 원자력 발전이라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분야이기에 일반적인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 원전마피아를 완전히 막지 못하는 걸림돌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실 원전마피아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2013년 4월 고리원자력발전소의 원전 1호기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당시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원자력발전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예민하던 시기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사소한 사고로 평가하고 원전 재가동 날짜를 서둘러 밝혀지만,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는 무기한 가동중단을 결정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원전비리 수사는 지난해 5월 신고리 원전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비슷한 시기에 가동을 멈추면서 그 심각성과 민감도에 대한 관심을 높여간다. 원전비리수사단은 수사과정에서 시험성적표를 조작한 한수원 직원과 납품업체간 리베이트를 확인하면서 수사의 폭이 넓어졌다. 이러한 원전마피아의 연결고리를 깨기 위해서 한수원의 원전 독점체계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태완 기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2:5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