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강사칼럼]

강사의 교원지위는 대학생 학습권의 이면이고 대학원생의 미래다


김동애(대학강사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정상화 투쟁본부 본부장)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아 이럴 수가?’ 통탄하며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세월호와 같은 침몰을 말한다. 대학은 어떤가? 강사 대학생 대학원생 학교비정규직은 ‘가만히 있으라’ 는 말만 믿고 이미 오랫동안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승객이고, 교수 교직원은 저 혼자 탈출한 선장과 선원이 아닌지 자성해보자. 그러나 ‘가만히 있어라’는 말을 믿을 수 없고 대학의 침몰 위기가 예감 되어 뛰쳐나와 소리치는 강사들도 있다.

첫째 농성과 시위를 했다. 만 7년 동안 국회 앞에서 대학 강사의 교원지위를 제대로 회복해달라고 텐트농성하고 있다. 나는 대학과의 싸움은 1999년부터이니 15년째 싸우고 있는 셈이다. 5년 동안은 한 대학을 상대한 소송이었다. 소송에 지고 이기고 깨지면서 대학 강사의 신분을 보장할 근거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강사의 법적지위 ‘교원’지위를 달라고 청와대로 교육부로 국가인권위로 여기저기 1인 시위를 하러 다녔다. 2007년에서야 강사의 근로자성이 대법원 판례로 인정 되었다. 그러나 ‘교육노동자’인 강사는 근로기준법만으로 신분과 처우를 보장 받기에는 온전하지 않다.

박정희 정권이 대학 안에서 비판을 제거하기 위해 박탈한 강사의 교원지위를 ‘고등교육법’에서 회복해달라며 17대 국회가 끝날 무렵이고 대선을 앞둔 2007년 9월7일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정국이라 순진하게 농성 한 달이면 끝날 줄 알았다.
20011년 18대 국회에서 강사의 교원지위를 무늬만 인정한 강사법이 통과 되었다. 고등교육법 14조에서 교원으로 강사도 끼워놓고 14조 2에서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연금법에서는 교원으로 보지 아니한다’ 했다. 국회가 참 희한한 장난질을 한 것이다. 거기에 교육부 시행령은 더 가관이었다. 강사가 9시간을 하면 법정교수(정규직교수)로 20%까지 허용하겠다고 했다. 한 대학에서 시급강사가 9시간을 하면 정규직교수 충원률에 넣겠다는 막장 ‘시행령’을 만들려 하자 강사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교육부의 시행령 설명회를 물리적으로 저지했다. 19대 국회에 들어와 특별법으로 강사료만 올리겠다는 어이없는 ‘당근’을 제시해 반대했다. 그러자 강사를 ‘연구교수제’로 하겠다며 대학에서 교수를 전부 비정규직화하려는 시도를 해 이것도 무산 시켰다. 강사법 시행도 두 차례 유보 해 2016년으로 넘어 갔다. 이미 19대 국회 전반기도 지났다.

둘째 집단적인 행동 말고 10년 동안 알려진 강사만 10명 이상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003년 서울대 백준희연구교수, 2008년 건국대 한경선 강의전담교수, 2010년 조선대 서정민 강사는 유서를 통해 강사문제를 고발, 제도 개선을 죽음으로 말했다.

셋째 현재 대학과 치열하게 살아서 싸우는 강사들이 있다. 대학과 소송 1인 시위 고대천막농성 등으로 이대 남봉순 강사(교육자의 양심), 성대 류승완 선생님(비판의 자유), 고대 김영곤 선생님(노조설립과 임금인상 절대평가요구, 고대텐트농성) 등이다. 또 서정민열사(임용비리 대필) 유가족도 있다.

길고 긴 싸움 끝에 쟁취할 강사의 교원지위와 교육자의 양심, 학문과 비판의 자유, 노동조합의 결성할 권리, 교육환경개선 싸움은 대학생의 학습권과는 표리관계를 이루고 대학원생에게는 미래가 걸려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 시대 세월호를 침몰 시키고 구조 하지 않은 그 참사구조를 깨는 첫 단추 일 수 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6: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