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함께 태어난 쌍둥이, 반전운동

-평화의 의지인가, 폭력의 거부인가



반전운동이란

  반전운동의 사전적 의미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운동을 뜻한다. 반전운동에서 전쟁과 직접적인 연결점을 가지는 부분으로는, 전쟁행위와 전쟁을 결정하는 국가에 반대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무기생산복합체와 정부의 접촉에 대한 반대,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정치인에 대한 지원, 그리고 간접적인 운동으로는 병역거부운동과 비폭력운동 등이 있다. 이러한 운동은 인류문명의 폭력에 대한 역사 만큼이나 넓은 시공간을 가지고 있는데, 지역적∙역사적∙정치적으로 다양한 상황을 가지는 운동들과 운동가들이 공유된 목적으로 연결점을 만들기 위해서 “반전운동” 또는 “평화운동”이 만들어졌다. 두가지 운동을 묶어서 “반전평화운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의미적으로는 “평화운동”이 좀 더 넓은 범위를 가진다고 볼 수 있고, 많은 활동가들이 ‘반전운동’과 ‘평화운동’을 구분하지만 사회적∙국제적 마찰이 평화를 깨는 전쟁과 폭력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전’과 ‘평화’라는 두 단어를 따로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반전운동의 역사적 발전

  기록으로 남아있는 반전운동은 병역기피의 행동으로 17세기 퀘이커교도들이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서 대안적인 방법으로 징병거부시 부과되는 벌금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퀘이커교도들은 전통적으로 전쟁에 반대하였으며 양심적 징병거부를 주장하였다. 19세기에는 여러 평화단체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뉴욕평화사회(New York Peace Society)와 메사추세스평화사회(Massachusetts Peace Society)가 설립되어 기독교리에 기반한 반전의 목소리를 높였다. 19세기 중엽에서는 런던평화사회(London Peace Society)의 주최로 국제평화회의(International Peace Congress)가 개최되었다. 국제평화회의가 결의한 두가지는 국가들의 운영에서 평화적 중재의 이상을 드높이고 그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기구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미국의 남북전쟁 중 부자들이 300달러를 내면 징집을 면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 민중은 뉴욕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징집을 반대하는 봉기를 일으켰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최초의 조직적인 반전운동은 프랑스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 파리에서 성립된 노동자계급의 국제적 연대인 제2인터내셔널의 제2회 대회(1889)에서 ‘국제전쟁반대’를 결의한 때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의 주도로 제국주의의 식민지정책을 비판하고 식민지를 둘러싼 열강들의 충돌은 세계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주장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인도의 반전운동 일환으로 간디가 이끈 비폭력저항운동이 대표적인 비폭력운동이며 1차세계대전에서는 많은 사회주의 단체들이 반제국주의를 외치며 사회운동을 겸한 반전운동을 펼쳤으며 종교단체의 반전운동도 활발했다. 2차세계대전 중 반전운동에는 공산주의 단체들이 참여하였는데 이는 독일이 구소련을 침공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폭탄의 원리를 발견했다고 알려진 과학자 아인쉬타인 역시 반전운동을 했음은 유명한 사실이다. 2차대전을 마치게한 원자폭탄의 위력과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반전운동은 반핵운동을 이끌어내게 된다.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진행된 냉전체제에서 핵무장이 이데올로기 대립과 헤게모니 싸움의 양상을 대변하게 되었다. 반핵운동은 원자력의 군사적 사용반대와 함께 원전 건설 등 민간사용 또한 반대하는 민간운동으로 확대되면서 환경운동과도 연결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중이다.
  1960년대에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계기로 다시 반전평화운동이 뜨거워진다. 그후로도 9∙11사태에서 이어진 미국의 이라크침공, 이스라엘의 가자공습으로 아직도 진행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등을 계기로 많은 반전운동이 일어났으며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상태이다.


한국 반전운동의 특수성과 현재

  한국은 남북으로 나누어져있는 국제적으로 유일한 상황이어서 반전평화운동이 내부를 향한 목소리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수성은 남북분단, 미군정 그리고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구성으로 미국의 존재가 진하게 배태되어 있기에 반전∙평화∙통일∙반미 운동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한다. 특히 주둔중인 미군이 가지는 한국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영향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미군이라는 군사적 요인이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과 분석의 대상으로 부각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로 2004년 용산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른 비용 및 부지를 한국정부가 제공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주한미군 재배치 반대 및 철수 운동이 전개되었다. 평택주민의 동의받지 않은 불편에 대한 부당함과 미군의 한국배치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한국에는 긴장감만 유발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시작된 반전운동은 한국의 이라크 파병결정에 따른 파병반대운동으로 이어지고 평화군축 운동과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이 병행되면서 평화운동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서 반전평화운동으로 활동 중인 단체는 ‘전쟁없는세상’, ‘반전평화연대(준)’, ‘사회진보연대’ 등이 있다. ‘전쟁없는세상’은 평화주의/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로 2003년 구성되어 전쟁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병역거부자들과 그 후원인들의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0년대 들어 평화인권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의 평화, 인권운동단체들이 한국사회에서는 굉장히 낯선 운동이었던 병역거부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반전평화연대(준)’는 2009년 5월 21일 한국진보연대, 다함께, 경계를넘어, 보건의료단체연합, 평화재향군인회, 사회진보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노총 등 21개 단체가 참가한 새로운 반전연대체로 결성됐다. ‘사회진보연대’는 반전운동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의제로써 ‘군사세계화와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평화 운동을 실천합니다.’를 채택하고 있다. 1998년 IMF 이후,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새로운 대안적 사회운동을 일구어 나가기 위해 사회운동의 변혁적 사상ㆍ이념의 재건, 신자유주의 금융ㆍ군사세계화에 대한 국제적ㆍ민중적 대안의 모색과 실천 그리고 노동자운동과 여성운동의 혁신을 기치로 출범한 단체이다.


김태완 기자. 1ovefor@naver.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