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그를 필요로 할 때 바로 전현우가 있었다!

글 장기훈 기자

사진 이지원 기자

팀이 그를 필요로 할 때 바로 그가 있었다. 고려대 포워드 전현우(체교15, F)의 얘기다. 연세대와의 개막경기, 그것도 원정경기라는 부담감은 전현우를 막지 못했다. 연세대와의 개막경기에 선발 출전한 그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번 경기 전현우에게 주어진 임무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활약이 요구됐다. 박준영과 함께 인사이드 자원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이러한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특히 수비에서 고려대보다 높은 연세대의 빅맨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현우는 “고등학교 때부터 팀 사정상 상대 빅맨을 막아왔고, 이런 경험이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히며 자신이 충분히 4번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이번 경기에서 더욱 놀라웠던 점은 작은 선수를 상대로도 엄청난 수비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동안 전현우는 세로수비(높이를 이용한 수비)에서는 크게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비록 연습경기였지만, 상대의 속공을 탄력과 높이만으로 블록해 낼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 반면 가로수비(상대를 따라가는 수비)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전현우 자신도 SPORTS KU와의 이전 인터뷰에서 “고등학생 때 작은 선수들을 막아본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힐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 전현우의 수비는 분명 이전과 달랐다. 연세대의 2대2 공격에서 신장이 작은 선수와의 미스매치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끝까지 상대 가드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현우는 “항상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수비가 안 되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시합을 뛰려고 수비훈련을 많이 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이번 경기의 활약이 고된 훈련의 결과였음을 강조했다.

수비에서 활약은 공격에서의 활약으로 이어졌다. 3점 슛을 4개나 터뜨리며 14득점을 기록한 것. 순도 역시 높았다. 4개의 3점 슛 모두 중요한 흐름에서 나왔고, 3점 슛 시도도 7개에 불과할 만큼 효율이 높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대학농구리그에서 겪었던 아쉬움을 한방에 털어내는 경기였다. 전현우는 “겨울 내내 슈팅 연습 정말 많이 했고, 팀원들이나 감독님 역시 저를 믿어주고 자신감 있게 던지라는 말을 해주셔서 열심히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땀에 젖었던 지난겨울을 언급했다.

이번 경기가 끝나고 전현우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바로 “지난겨울 정말 힘들게 훈련했다.”라는 것이었다. 전현우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약해졌다.’며 평가 절하했던 고려대도, 이번 경기를 통해 지독히도 힘들었던 지난겨울을 보상받았다. 공격 재능만큼은 확실했던 전현우에게 수비까지 더해졌다. 그리고 활약할 수 있는 무대까지 마련됐다. 이번 시즌 전현우가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끝에는 우승컵이 고려대를 기다리고 있을까? 시간은 그의 편이다.